[경주 리조트 강당 붕괴] 신입생 환영회 중 와르르…“살려달라” 비명에 발동동

[경주 리조트 강당 붕괴] 신입생 환영회 중 와르르…“살려달라” 비명에 발동동

기사승인 2014-02-18 03:01:01
17일 오후 9시16분 경북 경주시 양남면 동남로 마우나오션리조트 내 체육관.

화기애애하게 신입생 오리엔테이션을 진행하던 부산외국어대 학생 565명의 축제장은 체육관 지붕이 무너져 내리면서 일순간 생지옥으로 변했다.

부산외대 신입생 660명과 재학생 352명 등 1012명의 학생들은 이날 오후 리조트에 도착해 오리엔테이션을 시작했고 사고 순간 체육관에는 565명이 레크리에이션을 진행하고 있었다.

사고는 패널 구조로 이뤄진 건물 지붕이 며칠째 계속 내린 눈의 무게를 이기지 못하고 무너져 내리면서 발생했다. 지붕이 붕괴되면서 465명의 학생은 대피했지만 100여명은 미처 빠져나오지 못하고 건물 잔해에 매몰됐다. 그중 20~30명은 매몰돼 구조작업을 해야 하는 상황이다.

사고가 나자 경주시 공무원과 경주소방서, 경주경찰서, 포항남부경찰서 직원들이 잇따라 현장으로 출동해 구조작업에 나섰지만 구조는 더디기만 했다. 리조트가 해발 500m의 산기슭에 위치한 데다 빙판길 때문에 구조대가 현장에 접근하기 어려워 시간이 많이 걸렸다. 특히 샌드위치 패널로 이뤄진 건물이 폭삭 무너져 내리면서 형체조차 알아보기 힘들 정도여서 중장비를 동원하지 않고는 본격적인 구조작업이 힘든 상황이다.

구조대는 현장에서 21명의 학생을 구조해 병원으로 옮겼으며 나머지 53명은 스스로 탈출한 것으로 파악됐다.


현장에 출동한 구조대원은 “건물 잔해와 눈더미에 깔려 탈출하지 못한 학생들은 고통을 이기지 못하고 ‘살려 달라’고 소리쳤지만 특별한 구조장비가 없어 학생들은 그저 발만 동동 구르고 있었다”고 말했다.

사고 현장에는 계속 눈이 내리고 있어 구조대는 빙판길에 염화칼슘을 뿌리고 건물 잔해들을 절단기로 해체하는 등 구조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하지만 잔해 속에는 30여명의 학생이 매몰돼 있는 것으로 보인다.


경주시와 소방 당국 등은 강당 지붕이 최근 내린 눈의 무게를 이기지 못하고 무너져 내린 것으로 보고 정확한 사고원인을 조사 중이다.

사고 소식을 전해들은 부산외대 관계자들은 현장에 직원들을 보내 사고 수습에 나서고 있다. 오리엔테이션에 함께 참석했던 일부 교수와 교직원 등 7명도 사고대책본부에서 사고 수습에 나서고 있다.

부산외대는 18일 예정된 530여명의 오리엔테이션 일정을 전면 취소했다.

소방 관계자는 “구조대 수십명이 현장에 출동해 필사적인 구조작업을 벌이고 있지만 환경이 열악한 탓에 구조에 속도를 내지 못하고 있다”고 밝혔다.

경주=김재산 기자 jskimkb@kmib.co.kr
김재산 기자
jskimkb@kmib.co.kr
김재산 기자
이 기사 어떻게 생각하세요
  • 추천해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추천기사
많이 본 기사
오피니언
실시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