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산가족 상봉 이후 남북관계는?

이산가족 상봉 이후 남북관계는?

기사승인 2014-02-25 01:59:04
[쿠키 정치] 3년4개월 만에 재개된 남북 이산가족 상봉 행사가 25일 모두 마무리됐다. 우리 정부가 남북관계 개선의 첫 단추로 규정한 이번 상봉행사가 원만히 끝남에 따라 향후 남북관계에도 긍정적 분위기가 조성될 것이라는 게 지배적이다.

남북은 구체적 시기를 정해놓지는 않았지만 추가 고위급 접촉과 이산가족 상봉 정례화 등의 문제를 논의할 적십자 실무접촉을 다시 열기로 합의해놓은 상태다. 대화의 틀이 계속 이어진다는 의미다. 우리 정부는 전날 북한에 구제역 확산 방지 및 퇴치 지원 의사를 전달하는 등 남북 교류에 선제적으로 움직이고 있다.


북측도 이산가족 상봉 행사 이후 남북관계 개선을 주문하고 있다. 북한 노동당 기관지 노동신문은
‘관계 개선의 밑거름이 된 상봉 행사’라는 제목의 글에서 “온 겨레는 오늘의 성과가 북남관계개선의 충실한 밑불이 되기를 기대하고 있다”면서 “우여곡절 끝에 마련된 관계 개선의 분위기를 계속 추동(추진)해 나가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남북 간 현안이 포괄적으로 논의되는 추가 고위급 접촉은 향후 남북관계의 시험대가 될 것으로 보인다. 북한은 접촉에서 남북관계 개선을 위한 금강산 관광 재개, 5·24대북제재 조치 해제 등을 요구할 가능성이 있다. 우리 정부는 핵 문제가 해결되어야만 남북관계의 근본적 진전이 있을 수 있다고 강조하면서 금강산 관광 재개 등 북한의 요구에 매우 신중히 대응할 것으로 보인다.

북한이 여전히 군사적 위협을 이어가고 있다는 점도 걸림돌이다. 국방부는 이산가족 상봉 행사 기간인 24일 밤부터 25일 새벽까지 북한군 경비정이 서해 북방한계선(NLL)을 3차례 침범했다고 밝혔다. 김민석 국방부 대변인은 정례브리핑에서 “북한 경비정의 행태를 분석한 결과 의도적(인 침범)으로 평가했다”며 “훈련이나 검열을 빙자한 NLL 무력화 책동으로 우리 군의 대응을 시험할 목적이 아닌가 평가하고 있다”고 밝혔다.

한편 2차 상봉에 참가한 북측 상봉 대상자 88명과 남측 가족 357명은 오전 9시부터 1시간 동안 금강산호텔에서 작별상봉을 한 뒤 헤어졌다. 이산가족들은 작별상봉에서 마지막 인사를 하며 오열했다. 고향의 봄 등 노래를 부르고 큰절을 하며 석별의 정을 나누기도 했다. 김두인(78)씨는 작별 상봉 후 떠나는 버스에 탄 북측 형 화인(85)씨에게 “형님, 이제 마지막”이라며 “하늘에서는 건강한 모습으로 만나자”라고 작별 인사를 했다.

국민일보 쿠키뉴스 모규엽 기자 hirte@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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