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정욱 선교사 기자회견 왜 공개했을까?… 北, 남북 추가접촉서 주도권 쥐려는 카드

김정욱 선교사 기자회견 왜 공개했을까?… 北, 남북 추가접촉서 주도권 쥐려는 카드

기사승인 2014-02-27 19:05:00
[쿠키 정치] 북한이 억류된 한국인 선교사 김정욱씨의 기자회견을 27일 공개했다. 향후 남북 간 추가 고위급 접촉에서 협상카드로 활용할 의도가 있는 것으로 보인다.


개신교(침례교) 선교사인 김씨는 평양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북한에 들어간 다음 날인 지난해 10월 8일 체포됐으며 반국가 범죄 혐의에 대해 사죄한다”고 밝혔다고 AP통신이 보도했다. 김씨는 중국 단둥에서 성경과 기독교 교육용 교재 및 영화를 가지고 평양에 들어갔다고 전했다. 김씨는 “북한을 종교적 국가로 바꾸고 지금의 북한 정부와 정치 체제를 파괴할 생각이었다”면서 “국가정보원에서 돈을 받았고 그들의 지시를 따랐으며 북한 사람들의 스파이 활동을 주선했다”고 말했다.

정부 관계자는 이에 대해 “정보당국이 김씨에게 도움을 준 적이 없다”면서 “북한은 인도적인 차원에서 김씨를 즉각 석방해야 할 것”이라고 밝혔다.

북한이 김씨 기자회견을 공개한 것은 향후 이뤄지는 남북 대화에서 이를 협상카드로 삼아 주도권을 잡기 위한 것으로 풀이된다. 북한은 우리 측의 주장을 받아들여 한·미 연합군사훈련 도중 이산가족 상봉 행사 실시에 최종 합의했다. 남북은 또 현안에 대한 포괄적 논의가 이뤄지는 추가 고위급 접촉을 할 예정이다. 따라서 북한이 향후 남북 대화에서 김씨 석방을 조건으로 우리 측에 보다 많은 양보를 요구할 가능성이 있다는 게 전문가들의 의견이다.

새해부터 시작된 남북관계 개선 의지를 이어가기 위한 조치라는 견해도 있다. 고유환 동국대 북한학과 교수는 “기자회견에서 김씨는 죄수복을 입었던 케네스 배씨와 달리 양복을 입고 나왔다는 점에서 석방 수순으로 보인다”며 “북한이 국방위원회 중대제안 발표 이후 큰 틀에서 다양한 남북간 문제를 해결하자는 의도로 해석된다”고 진단했다.

한편 김씨의 부인은 국민일보와의 통화에서 “남편 얼굴이 상상한 것보다 좋아보여서 일단 안심했다”면서 “그동안 하나님이 (남편을) 보호하실 거라고 믿었는데 정말 다행이고 감사하다”고 말했다.

국민일보 쿠키뉴스 모규엽 신상목 기자 hirte@kmib.co.kr
모규엽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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