日 미인대회 우승자, “부끄럽다” 위안부 소신발언에… 자국 네티즌 ‘뭇매’

日 미인대회 우승자, “부끄럽다” 위안부 소신발언에… 자국 네티즌 ‘뭇매’

기사승인 2014-04-09 17:43:01

[쿠키 국제] 국제 미인대회 ‘2012 미스 인터내셔널’에서 우승을 차지했던 요시마쓰 이쿠미의 일본군 위안부 발언을 두고 일본 네티즌들이 비난을 퍼붓고 있다.

지난달 29일(현지시간) 요시마쓰는 미국 CBS 라디오 방송에 출연, 사회자 로빈 모간이 2차 세계대전 종군 위안부 문제를 언급하자 “위안부 문제를 사죄할 필요가 없다는 일부 우익인사의 발언을 부끄럽게 생각한다”는 소신을 밝혔다.

이날 로빈 모간은 “몇 년 전 아베 신조 총리가 전 세계적인 압박 속에 종군 위안부 문제를 공식 사과했지만 얼마 전 애국주의에 비춰 이를 취하한다고 했다. 그런데 지난주에는 또 입장을 번복해 다시 사과했다”며 이야기를 꺼냈다.

이에 요시마쓰는 “일본 일부 우익인사들 사이에선 ‘위안부는 매춘부였기 때문에 사과할 필요가 없다’는 의견도 나오고 있는 것 같다”며 “하지만 살아있는 위안부 피해자들의 증언을 듣고 그렇지 않다는 의견도 있다”고 전했다.

이어 “다른 의견들도 다양하게 있겠지만 실제로 당시 그런 처지에 놓인 여성들이 있었던 사실만은 틀림이 없다”며 “일본인으로서 우익 인사들의 발언을 부끄럽게 생각하고, 한 여성으로서 위안부 사죄를 문제라고 생각하는 것에 분노를 느낀다”고 털어놨다.

그러나 이 같은 내용이 알려지자 일부 일본 네티즌들은 요시마쓰를 향해 맹비난을 쏟아냈다. 요시마쓰의 페이스북 계정에 “무식한 미인이다” “교양이 없다” “위안부 문제는 1965년 한일 기본 조약에서 이미 해결됐다” 등의 비난의 글을 남겼다.

논란이 커지자 요시마쓰는 지난 4일 자신의 블로그에 ‘사죄의 글’이라는 제목의 글을 남겼다. 글에서 그는 “CBS 라디오 방송내용이 일부 번역 문제로 오해와 혼란을 초래한 점은 사과한다”면서 “100명이면 100가지 의견과 생각이 있다. 그것을 표현하고 발언할 자유는 그 모두에게 있다. 나는 다른 의견을 비판하거나 부정할 생각도, 내 의견을 강요할 생각도 전혀 없다”고 밝혔다.

또한 7일에 올린 또 다른 글에서는 “나는 여성이 당당하게 살아갈 수 있는 사회가 되길 바란다”며 “위안부라는 여성의 삶, 또 그러한 상황에 몸을 맡길 수밖에 없었던 여성들이 있었다는 것을 슬프게 느낀다”면서 소신을 굽히지 않았다.

이를 접한 우리나라 네티즌들은 “역시 일본인 중에도 개념 있는 사람도 있다” “유명인으로서 쉽지 않은 일인데 저런 용기 멋지다” “소신 있는 진정한 미인” 이라는 등의 반응을 보였다.


국민일보 쿠키뉴스 권남영 기자 kwonny@kmib.co.kr, 사진=요시마쓰 이쿠미 페이스북 캡처
권남영 기자
kwonny@kmib.co.kr
권남영 기자
이 기사 어떻게 생각하세요
  • 추천해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추천기사
많이 본 기사
오피니언
실시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