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브랜드 전통과 가치를 입는다”

“브랜드 전통과 가치를 입는다”

기사승인 2014-04-14 11:28:01
아웃도어·스포츠 업계 헤리티지 마케팅 눈길

[쿠키 생활] 최근 아웃도어, 스포츠 업계에서 개별 제품의 홍보를 넘어 브랜드의 가치와 역사를 알리는 헤리티지 마케팅이 눈길을 끌고 있다.

브랜드 초창기의 대표 제품을 재해석해 한정판으로 출시하거나 브랜드에 영향을 미친 인물과 관련된 마케팅 활동을 펼치는 등 방법은 다양하다. 이 같은 헤리티지 마케팅은 오랜 역사와 노하우를 바탕으로 꾸준히 사랑 받아온 브랜드라는 것을 효과적으로 알릴 수 있고 이는 곧 브랜드의 가치 증대와 고객 신뢰도 제고로 직결되기 때문에 더욱 눈길을 끌고 있다.

93년 전통의 프랑스 아웃도어 브랜드 밀레는 밀레와 각별한 인연을 자랑하는 전설적인 산악인들의 이름을 딴 제품을 헤리티지 디자인으로 선보이는 ‘레트로 시리즈(Retro Series)’를 출시해 좋은 반응을 얻고 있다. 밀레는 1921년 프랑스 샤모니 지역에서 밀레 부부가 열 명 남짓의 직원들과 함께 등산용 배낭을 생산하기 시작한 것이 시초다.

그때 긴밀한 연락을 주고받으며 기술 고문 역할을 겸했던 모리스 에르조그, 루이 라쉬날, 르네 드메송과 같은 전설적인 산악인들의 이름을 딴 헤리티지 디자인 제품을 선보였다. 밀레의 창립년도인 1921을 과감한 로고타입 디자인으로 전면에 배치한다든가, 도전 정신과 자연을 향한 경외를 표현하기 위해 안나푸르나를 형상화한 와펜 장식을 비롯해 과거 프랑스 밀레에서 출시됐던 제품의 색 배합을 현대적 감각으로 되살린 다양한 제품을 출시했다.

그 중에서도 밀레의 자체 개발 소재인 드라이엣지를 사용한 방수/방풍 기능성 재킷인 ‘라쉬날 3L 재킷’과, 마치 입지 않은 듯 가볍지만 바람을 효과적으로 차단해 체온 유지를 돕는 ‘에르조그 LT 재킷’은 레트로 시리즈를 대표하는 제품이다.



박용학 밀레 마케팅본부 상무는 “브랜드의 헤리티지를 알리는 것은 고객들에게 색다른 경험을 선사하며 호감과 신뢰도를 끌어올릴 수 있는 방법인 동시에 신흥 브랜드와의 차별점을 부각시키기 위한 가장 좋은 수단이기도 하다. 제품의 겉모양과 기술은 비슷하게 흉내낼 수 있을지 몰라도, 브랜드가 지나온 유구한 시간과 그 시간 동안 고객들과 쌓은 유대까지 흉내낼 수는 없기 때문” 이라고 설명했다.

스웨덴 아웃도어 브랜드 피엘라벤은 브랜드의 창시자인 아케 노르딘(Ake Nordin)이 1960년대 그린란드 원정을 위해 개발한 소재 ‘G-1000’을 사용한 재킷의 디자인을 재현해낸 ‘그린란드 재킷’을 출시했다. 초기 그린란드 재킷은 당시 매우 무거웠던 텐트 패브릭을 개선하기 위해 노르딘이 직접 개발한 소재로 재킷을 만들어 입은 것이 시초인데 이 소재가 바로 G-1000이다. 이번에 출시된 그린란드 재킷은 G-1000 소재의 최신 모델이자 재생 폴리에스터와 유기면을 사용해 친환경적이면서도 내구성이 우수한 ‘G-1000 ECO’를 사용했다.

1901년 창립 후 113년의 역사를 자랑하는 아웃도어 캠핑 브랜드 콜맨은 브랜드 역사상 가장 많은 사랑을 받은 랜턴 ‘모델 넘버 200’의 패키지 디자인을 카우보이 테마로 새롭게 선보인 ‘시즌 랜턴 2014’를 한정판으로 출시했다. 전기가 아직 들어오지 않았던 농촌에서 ‘어둠의 태양’이라 불리며 소중히 다뤄진 콜맨의 랜턴은 지금도 브랜드를 상징하는 대표적인 상품 중 하나다. 콜맨 관계자는 “2004년부터 매년 다른 디자인으로 선보이는 콜맨의 시즌 랜턴은 캠핑 애호가들 사이에서 유니크한 디자인과 실용성으로 꼭 소장하고 싶은 인기 아이템으로 자리매김했다”고 전했다.

지난 2013년 브랜드 창립 40주년을 맞이했던 코오롱스포츠도 론칭 초기 상징적인 제품이었던 텐트, 배낭, 침낭, 신발의 리에디션 제품을 비롯해 40주년 기념 컬렉션인 스페셜 에디션을 다채롭게 선보인 바 있다. 마찬가지로 2013년 40주년을 맞이했던 국산 아웃도어 브랜드 블랙야크는 아웃도어 업계 최초로 ‘히말라야를 넘어 세계로’라는 제목의 사사를 발간하기도 했다. 책 속에는 블랙야크의 역사와 제품생산 공정, 본사직원 및 가맹점주 인터뷰, 사회 공헌 등을 수록하며 블랙야크가 지나온 40년의 시간을 돌아볼 수 있게 했다.

백팩 및 아웃도어 장비 브랜드 잔스포츠는 브랜드의 창립자 스킵 요웰(Skip Yowel)의 자서전이 국내에 출간되는 것을 기념해 오는 20일까지 교보문고 광화문점에서 잔스포츠의 헤리티지 라인을 포함한 다양한 제품들과 함께 잔스포츠의 브랜드 역사를 보여주는 사진을 함께 전시하는 이색 마케팅을 펼친다. 히피 출신의 사업가라는 독특한 이력을 자랑하는 스킵 요웰은 잔스포츠가 전세계 아웃도어 산업의 정상에 우뚝 설 수 있었던 4가지 요소로 히피의 순수함, 철저한 품질 검증, 새로운 아이디어를 추구하는 자세, 지속적인 사회 환원을 꼽은 바 있다.

스포츠 브랜드 써코니는 1983년 뉴욕 마라톤에서 우승자이자 1972년 뮌헨 올림픽 1500m 금메달리스트인 뉴질랜드의 중장거리 선수 로드 딕슨(Rod Dixon)의 트레이닝 슈즈로 큰 인기를 얻은 바 있는 제품의 디자인을 재현해낸 러닝화 ‘DXN 트레이너’를 출시했다. 복고적인 감수성이 돋보이는 디자인에 편안한 착화감과 미끄러짐 방지 밑창까지 갖춘 것이 특징이다.

스포츠 브랜드 휠라는 90년대 운동화의 주류를 이루었던 농구화 중 휠라의 대표제품이었던 ‘더 케이지’를 현대적인 감각으로 재현한 ‘케이지 러너 14’를 출시했다. 발등 부분은 통기성이 뛰어난 메쉬 소재를 사용했으며, 두터운 밑창을 장착했으며 선명한 색상으로 포인트를 주었다. 휠라 관계자는 “케이지 러너 14는 독창적인 패턴과 기술력으로 주목 받았던 헤리티지 제품을 현대에 맞게 재해석한 제품으로, 향수를 불러일으키는 디자인과 콘셉트로 고객들로부터 인기를 얻으리라 기대한다”고 전했다.

국민일보 쿠키뉴스 김 난 기자 nan@kukimedi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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