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월호 침몰 참사] 선장 “구명조끼, 뛰어들 준비 의미” 변명… 선원들에만 “퇴선하라”

[세월호 침몰 참사] 선장 “구명조끼, 뛰어들 준비 의미” 변명… 선원들에만 “퇴선하라”

기사승인 2014-04-23 19:12:01

[쿠키 사회] 이준석(69) 선장의 입에서 나온 세월호 사고 발생 당시 상황이 전해졌다. 그는 ‘언제든 바다로 뛰어들 준비를 하라’는 취지로 “라이프 자켓을 입고 대기하라”고 했다고 변명했다. 취지를 알아챈 승객은 없었고, ‘퇴선’ 명령 역시 승객들에게 전달되지 않았다.

강정민 변호사가 23일 CBS 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 인터뷰에서 밝힌 내용이다. 강 변호사는 세월호 이 선장과 사고 당시 선장 역할을 대신하고 있던 3등 항해사 박모(27)씨, 키를 잡고 있던 조타수 조모(55)씨 세 사람을 구치소에서 직접 만났다.

강 변호사에 따르면 병풍도를 거의 지날 때쯤 이 선장은 항해에 문제가 될만한 상황이 없다고 판단, 볼일을 보러 선장실로 갔다. 이후 배가 기울었고, 놀란 그는 트렁크 팬티 바람으로 조타실로 뛰어갔다. 이 선장은 이 과정에서 자신도 미끄러지고 넘어져 엉덩이와 갈비뼈 부분을 다쳤다며, 갈비뼈 아래 생긴 10~15㎝정도의 상처를 손수 옷을 걷어 올려 보여준 것으로 전해졌다.

이에 진행자는 “선장이 넘어질 정도로 배가 기운 상황이었는데도 왜 갑판 위가 아닌 선실에서 대기하라는 방송이 나왔느냐”고 물었다.

강 변호사는 “당시 이 선장은 타박을 입어 거동이 불편한 상태여서 1등 항해사에게 ‘구명 라이프 재킷을 입고 탈출을 대비하라’는 방송을 내보낼 것을 지시했다”며 “정확하게 갑판으로 올라오라는 말은 하지 않았지만 ‘언제든지 배에 뛰어들 수 있는 상태로 대기를 하라는 취지’로 한 얘기라고 해명했다”고 답했다.

그렇다면 왜 선원들은 임무를 다하지 않고 첫 번째 구조선을 타고 탈출했느냐는 질문이 이어졌다.

강 변호사에 따르면 이 선장은 구조선들과 헬기가 도착한 뒤 1등 항해사에게 퇴선 명령을 내렸다고 했다. 이는 ‘바다에 뛰어들라는 뜻’이었다고 덧붙였다. 이후 조타실에 있던 항해사·조타수 등 모두는 밖으로 나갔다.

퇴선 명령에 대해 이 선장은 ‘전체 방송으로 하라는 의미’로 전달했다고 말했으나 실제 방송이 됐는지는 확인되지 않고 있다. 본인은 일단 명령을 내렸으니 ‘다들 배에서 내려 보트에, 헬기에 실려 가겠구나’ 생각하고 그냥 나왔다는 것이다. 명령을 들은 선원들은 구조선을 타느라 바빴지만, 그 시각 승객들은 선실에서 계속 대기했다.

국민일보 쿠키뉴스 권남영 기자 kwonny@kmib.co.kr
권남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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