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쿠키 국제]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이 일본군 위안부 문제를 정면 비판한 데 대해 일본 언론들이 집중 보도했다.

오바마 대통령은 지난 25일 박근혜 대통령과의 한·미 정상회담 후 가진 공동 기자회견에서 위안부 문제에 대해 “끔찍하고 지독한 인권침해”라며 “전쟁 상황임을 감안하더라도 쇼킹한 일”이라고 언급했다.

이에 일본도 적잖이 놀란 모양새다. 대다수의 언론이 이 발언을 주요 뉴스로 다뤘다. 미국 대통령이 공식석상에서 위안부 문제를 비난한 것은 물론 직접 거론한 것도 이번이 처음이기 때문이다.

교도통신과 마이니치, 아사히 신문 등은 오바마 대통령의 발언을 ‘이례적인 일’이라고 소개하면서 일본 측의 성의 있는 대응에 대한 기대를 나타낸 것이라고 풀이했다.

요미우리 신문은 박 대통령이 대북 정책과 대일 외교에서 국내 정치에 이르기까지 오바마 대통령으로부터 다양한 후방 지원을 받았다고 평가했다. 이어 “오바마 대통령이 위안부 문제와 관련해 ‘당사자 이야기를 통해 어떤 일이 있었는지 정확하고 분명하게 알려져야 한다’고 언급했다”면서 “아베 총리와 일본 국민에게 과거를 더 솔직하고 공정하게 인식, 한일 관계를 개선할 것을 촉구했다”고 보도했다.

산케이 신문은 “오바마 대통령이 일본에서는 센카쿠(중국명 댜오위다오) 열도 문제를, 한국에서는 위안부 문제를 언급해 양국이 중시하는 부분에 대한 이해를 보여줬다”고 분석했다. 그러면서 “오바마 대통령이 위안부에 대해 한국 측 주장에 이해를 표시한 모양새가 되어 한일 관계 개선에 중재자 역할을 자임했던 부분에 의문이 생겼다”고 평가했다.

니혼게이자이 신문도 오바마 대통령의 위안부 관련 발언을 전하면서 “일본 정부에 대해 이례적으로 성의 있는 대응을 하도록 요구했다”고 보도했다. 또한 “이는 앞서 박 대통령이 위안부 문제에 대해 ‘성의 있는 조치가 필요하다’고 언급한 후 나온 발언으로, 한국 측 주장에 동조한 것”이라고 분석했다.

오바마 대통령이 위안부 문제로 일본 측에 대응을 촉구한 데 대해 일본 정부는 아직까지 공식 논평을 내놓지 않고 있다.

국민일보 쿠키뉴스 권남영 기자 kwonny@kmib.co.kr, 사진=요미우리, 산케이 신문 홈페이지 캡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