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치기왕’ 페페… 4년 기다린 월드컵, 37분 뛰고 통째로 날릴 위기

‘박치기왕’ 페페… 4년 기다린 월드컵, 37분 뛰고 통째로 날릴 위기

기사승인 2014-06-17 09:39:55

기대를 모았던 독일-포르투갈전은 0대 4 포르투갈의 완패로 허무하게 끝났다. 패배의 원흉으로 지목된 수비수 페페(레알 마드리드)가 성질을 참지 못했다. 문제는 이게 다가 아니다.

17일(한국시간) 사우바도르 아레나 폰테 노바에서 열린 2014 브라질월드컵 G조 조별예선 1차전에서 독일과 포르투갈의 경기에서 황당한 장면이 나왔다.

포르투갈이 이미 두 골을 먹은 전반 37분, 페페와 독일 공격수 토마스 뮐러(바이에른 뮌헨)가 볼 경합을 벌이고 있었다. 페페가 공을 빼내자 뮐러는 그 뒤로 바짝 따라붙었고, 이때 페페의 손의 뮐러 얼굴을 살짝 가격했다. 뮐러는 얼굴을 감싸 쥐며 과장된 몸짓으로 크게 넘어졌다. 페페의 반칙이 선언됐다.

페페는 뮐러의 행동을 ‘할리우드 액션’이라고 보고 격분했다. 그라운드 위에 앉아있는 뮐러에게 다가가 박치기를 가했다. 심판은 곧바로 레드카드를 꺼내 들었고, 이는 포르투갈 참패에 쐐기를 박는 순간이었다. 이후 수적 열세를 안고 ‘전차군단’ 독일에 맞선 포르투갈은 속수무책이었다.

경기 후 페페에 대한 비난이 쏟아졌다. 순간적인 감정 컨트롤에 실패해 팀을 패배로 몰고 갔다는 질타가 잇따랐다. 영국의 원조악동으로 꼽혔던 조이 바튼도 “한 때 악동이었던 나의 전문적인 견해로 말하자면 페페의 행동은 월드클래스의 광기였다”며 혀를 내둘렀다.

다음 경기가 더 문제다. 옐로카드 누적으로 인한 퇴장이 아닌 다이렉트 레드카드의 경우 1경기 출전 정지 징계가 따르기 때문이다. 주전 중앙 수비수인 페페는 미국과의 2차전에 나서지 못하게 된다. 더군다나 퇴장 사유가 폭력적인 행위였기 때문에 추가 징계도 피하기 어려울 전망이다. 최소 3경기 이상의 출전 정지 명령이 내려질 수 있다.

만약 추가 징계가 확정되고 포르투갈이 16강 본선진출에 실패한다면 페페는 고작 37분 뛰어보고 이번 월드컵을 마감하게 된다.

권남영 기자 kwonny@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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