항우울제 부작용 광고 오히려 자살률 높였다?

항우울제 부작용 광고 오히려 자살률 높였다?

기사승인 2014-06-20 16:37:55
"10대와 젊은 성인이 고용량의 항우울제를 복용할 경우 자살 위험도가 증가한다는 사실은 미국 식품의약국(FDA)을 비롯한 각종 언론을 통해 많이 접했을 것이다. 하지만 이러한 과도한 부작용 광고가 오히려 자살률을 높인 것으로 나타났다.

미국 하버드의대 필그림 건강관리 연구소 Christine Lu 박사팀은 BMJ 6월 18일자에 기재한 연구결과를 통해 "미국식품의약국(FDA)이 항우울제가 청소년의 자살 위험도를 높일 수 있다고 경고한 후 이들이 자살을 시도한 비율이 약 22% 증가했다"고 밝혔다.

연구팀은 2000~2010년동안 총 11개의 미국 건강보험에서 성인의 정신건강을 평가한 MHRN(Mental Health Research Network) 데이터를 수집해 종합적으로 검토했다. 여기에는 10대 110만명, 젊은 성인 140만명, 일반 성인 500만명의 기록이 담겨있는데 연구팀은 자살 시도율을 분석하기 위해 이들의 마리화나, 암페타민, 엑스터시 등 향정신 약물 과다 복용 기록을 집중적으로 살펴봤다.

그 결과 자살 시도는 10대에서 21.7%, 젊은 성인에서는 33.7% 증가했다. 또 항우울제에 대한 부작용 보도 이후 젊은 성인에서의 항우울증제 처방은 5분의 1 가까이 떨어졌다. 다시말해 10대 및 젊은 성인의 항우울제 복용량이 20% 이상 감소했고, 부작용 경고에 해당되지 않는 성인의 약 사용량도 14% 낮아진 것이다.

연구팀은 높아진 자살률을 두고 "각종 언론에서 항우울제의 부작용이 혜택보다 더욱 과장돼 보도가 되면서 젊은 층에서 항우울제 처방을 꺼리는 분위기가 확산됐다"며 "이 때문에 정작 약물 치료가 필요한 환자들이 오히려 약 복용을 하지 않으면서 충분한 치료가 되지 않았다는 점이 가장 큰 원인"이라고
설명했다.


Lu 박사는 "이번 연구결과를 계기로 FDA는 전문의들에게 환자가 항우울제를 복용했을 시에 나타날 수 있는 위험도와 복용하지 않았을때의 위험도를 함께 고려해야 한다는 권고사항을 새로이 제정할 필요가 있다"면서 "의사들 역시 환자의 자살 시도 가능성에 대한 면밀한 모니터링이 필수"라고 조언했다.

한편 지난 2007년 FDA는 항우울제 투여가 소아(2세~11세), 청소년(12세~17세)뿐만 아니라 젊은 성인(18세~24세)까지 자살충동 위험을 증가시킨다는 경고문구를 제품 설명서에 추가토록 제약업체들에 지시했다. 이는 주요 우울증 치료를 위한 임상시험에서 항우울제가 위약군에 비해 젊은 성인에서 자살 위험도를 증가시킨 데 따른 것이다.

미국 하버드의대 Matthew Miller 교수팀도 최근 "고용량의 선택적 세로토닌 재흡수 억제제(SSRI)를 복용한 환자가 정량을 사용한 이에 비해 자살이나 자해 위험도가 2배 가까이 높았다"는 논문을 발표해 이번 Lu 박사팀의 연구결과가 항우울제 처방에 어떠한 영향을 끼칠지 귀추가 주목된다.

쿠키뉴스 제휴사 / 메디칼업저버 박미라 기자 mrpark@monews.co.kr"
송병기 기자
mrpark@monews.co.kr
송병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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