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창극 “조부가 애국지사 문남규 선생” vs “증거 없다” 갑론을박

문창극 “조부가 애국지사 문남규 선생” vs “증거 없다” 갑론을박

기사승인 2014-06-24 12:21:55

문창극 국무총리 후보자가 본인의 조부가 애국지사 문남규 선생이라고 주장한 데 대해 민족문제연구소는 증거가 없다며 반박했다.

문 후보자는 24일 후보직 자진사퇴 기자회견을 열고 자신의 거취에 대한 입장을 밝히면서 문남규 선생을 언급했다. 그는 “나에게 친일·반민족이라고 한 것에 대해 나와 가족은 상처를 입었다”며 “문남규 할아버지가 3·1운동 때 만세를 부르고 돌아가셨다는 말을 아버지로부터 듣고 자랐다”고 말했다.

문 후보자는 “검증단이 내 자료를 갖고 보훈처에 알아봤다”며 “(그 과정에서) 뜻밖에 할아버지가 항일투쟁 중에 순국하신 게 밝혀져 2010년 애국장이 수서된 것을 알게 됐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여러분도 (인터넷) 검색창에 문남규라고 쳐봐라. 이 사실이 있는 1921년 상해 임시정부에 있는 독립신문에서 찾아봐라”고 제안해 삽시간에 ‘문남규’가 인터넷 화제가 됐다.

이와 관련한 얘기는 전날 일부 언론에서 보도했다. 해당 언론은 보훈처 관계자의 말을 인용해 “대한독립단 대원으로 활동한 애국지사 문남규 선생이 문창극 후보자의 조부인 것으로 밝혀졌다”며 “한자 이름이 동일하고, 원적지가 같은 점, 문 후보자의 부친 증언 등을 미뤄 문 후보자의 조부를 애국지사 문남규 선생으로 판단했다”고 전했다.

그러나 민족문제연구소는 보도내용을 반박했다. 민족문제연구소 측은 “애국지사 문남규 선생과 문창극 후보의 조부가 동일인이라고 확정할 수 있는 자료는 아무 것도 없다”며 문 후보자 측에 반하는 주장을 제기했다.

민족문제연구소 유은호 책임연구원은 “현재 발굴된 사료로는 문남규 선생의 출생지를 알 수 없지만, 대한독립단 대원으로 1920년(민국2년) 평안북도 삭주에서 일본군과 전투 중 전사했다는 사실은 1921년 4월 9일자 독립신문에서 확인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국가보훈처의 공훈록이나 공적조서에도 문남규 선생의 출생지나 본적이 미상으로 되어 있는데 갑자기 원적지가 ‘삭주’라고 주장하는 보훈처의 의도가 무엇인지 이해할 수 없다”며 “만약 삭주 전투를 근거로 삼았다면 ‘만주 독립군의 국내진공’이라는 당시 독립전쟁의 일반적인 양상을 무시한 비상식적 해석”이라고 비판했다.

민족문제연구소 조세열 사무총장은 “설령 문 후보자의 할아버지가 독립운동가라고 해도 그의 잘못된 가치관과 역사관에 면죄부를 줄 수는 없는 일”이라며 “그의 발언은 독립운동을 부정한 것으로, 선대가 독립운동을 했다면 더욱 언행을 조심했어야 한다”고 주장했다.

권남영 기자 kwonny@kmib.co.kr
권남영 기자 기자
kwonny@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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