와~ 덥습니다. 정말 푹푹 찌는 찜통이네요. 여름휴가 채비를 슬슬 해야겠습니다.

요즘 해외여행 많이 가시죠. 해외여행의 필수품은 뭐니 뭐니 해도 여권입니다. 탐탁지 않은 여권(與圈) 말고 여권(旅券), 패스포트 말입니다. 하하. 해외여행 첫걸음은 여권발급에서부터 시작합니다. 이 가로 3.5㎝ 세로 4.5㎝ 작은 증명서에는 ‘이 분은 우리 정부가 보증하는 우리나라 국민이니 잘 받아주시고 보살펴 주세요’라는 뜻이 담겨 있죠.

사실 여권에는 우리가 좀처럼 알지 못했던 여러 가지 지정학적 의미가 담겨 있습니다. 예를 들면 여권만 들고 우리가 갈 수 있는 나라는 그만큼 우리 한국과 정치, 경제, 문화적으로 가깝다는 뜻이니까요. 또 두 나라간 협의를 통해 비자를 없앴다면 그만큼 우리나라 외교력을 증명하는 수단이기도 하겠군요. 혹은 그만큼 그 나라의 개방성을 드러내는 수치일 수도 있겠습니다.

어찌됐든 세계에서 우리가 여권만 들고 갈 수 있는 나라(혹은 현지에서 도착비자를 발급받을 수 있는 나라)는 과연 몇 곳이나 될까요? 또 다른 나라들의 경우는 어떨까요? 미국 컨설팅 업체가 전 세계 219개국 중 비자 없이 방문할 수 있는 국가수를 종합해 정리했는데요. 한 번 보시죠.



2013년 7월 1일 시점이니 그동안 얼마나 바뀌었는지는 저도 잘 모르겠습니다만, 그래도 흥미롭네요.

1위권은 핀란드와 스웨덴, 영국이 차지했습니다. 무려 173개국을 여권만 들고 방문할 수 있네요. 2위권에는 172개국을 방문할 수 있는 덴마크 독일 룩셈부르크 미국이고요. 3위권(171개국 방문 가능)은 벨기에 이탈리아 네덜란드가 형성하고 있습니다. 4위권(170개국 방문 가능)에는 캐나다 프랑스 아일랜드 일본 노르웨이 포르투갈 스페인, 5위권(168개국 방문 가능)에는 오스트리아 뉴질랜드 스위스가 올랐습니다. 호주와 그리스 싱가포르가 6위권(167개국 방문 가능)이고요.

우리나라는 7위권이네요. 여권만으로 166개국을 방문할 수 있습니다. 사실 세계 유일의 분단국인 상황에서 이 정도라면 나쁜 성적은 아니라고 생각합니다. 아시아에서는 일본(170개국 방문 가능, 4위권) 싱가포르(167개국 방문 가능, 6위권)에 이어 세 번째네요.

주요국 순위를 한 번 살펴볼까요? 괄호 안 첫 번째 수치는 방문가능 국가 수이고 두 번째는 순위권 수치입니다.

헝가리(157, 11) 폴란드(153, 13) 홍콩(152, 14) 브라질(146, 19) 이스라엘(144, 20) 러시아(94, 41) 태국(68, 70) 필리핀(58, 78) 중국(43, 92) 북한(41, 94) 아프가니스탄(28, 102)


지도로 보시죠. 검은색일수록 여권의 힘이 강한 곳이고 붉은색이 옅어질수록 여권의 힘이 약한 곳입니다.

김상기 기자 kitting@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