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친절한 쿡기자] 계속 이렇게 달려야 할까…‘또, 또, 또’ 연예인 교통사고

[친절한 쿡기자] 계속 이렇게 달려야 할까…‘또, 또, 또’ 연예인 교통사고

기사승인 2014-09-03 14:57:55

[친절한 쿡기자] 이른 아침 전해진 비보. 5인조 걸그룹 레이디스 코드의 사고 소식이었습니다. ‘아휴, 또 교통사고야’라는 생각이 든 순간 가벼운 일이 아니라는 걸 알고 가슴이 철렁했습니다.

멤버 고은비(22)가 꽃다운 나이로 생을 마감했습니다. 다른 멤버들도 크게 다쳤습니다. 이소정(21)과 권리세(23)는 상태가 심각한 것으로 전해졌는데요. 머리를 크게 다친 리세는 10시간 넘는 대수술을 받았습니다.

참담한 일입니다. 사고가 일어난 시각은 3일 오전 1시20분쯤. 이들은 왜 굳이 그 새벽에 빗길을 달려와야 했을까요. 소속사 측은 주행 중 차량 뒷바퀴가 빠진 게 사고원인이라고 밝혔습니다. 하지만 그게 ‘진짜’ 원인일까요.

연예인들의 교통사고 소식은 처음이 아닙니다. 가장 최근엔 배우 공효진이 삼중 추돌사고로 왼쪽 팔이 부러졌습니다. 드라마 촬영을 마치고 영동고속도로를 타고 서울로 오던 중이었죠. 2007년엔 개그우먼 김형은이 바쁜 스케줄에 쫓겨 급하게 이동하던 중 사고로 사망한 일이 있었습니다.

아이돌 가수의 경우는 특히 심합니다. 지방공연 스케줄이 잦기 때문입니다. 사고위험에 무방비하게 노출돼 있죠. 짧은 앨범 활동기간 중 반짝 수입을 거둬들여야 하니까요. 하루 많으면 5~6개 스케줄까지 소화하는 일이 다반사입니다. 늘 시간에 쫓기고, 과속으로 이어집니다.

올해에도 그룹 인피니트 멤버 우현이 지난 6월 빗길에 사고를 당했습니다. 그로부터 불과 열흘 전에는 걸그룹 달샤벳의 수빈이 부산 스케줄을 마치고 서울로 이동하던 중 차량이 전복되는 일이 있었고요. 주상골 골절상과 양쪽 다리, 허리에 타박상을 입어 팬들의 가슴을 쓸어내리게 했습니다.

2012년엔 유난히 걸그룹들의 고난이 많았습니다. 미쓰에이는 방송 녹화를 위해 이동하던 중 추돌사고를 당했습니다. 한 달 뒤쯤 시크릿은 차량 전복 사고로 병원에 입원했습니다. 스케줄을 마치고 귀가하던 중이었습니다. 티아라의 소연은 드라마 촬영을 위해 부산으로 향하던 빗길에 사고가 났습니다.

크고 작은 사고를 당한 아이돌 스타가 부지기수입니다. 동방신기, 슈퍼주니어의 멤버들도 교통사고로 병원 신세를 진 적이 있죠. 1세대 아이돌도 예외는 아니었습니다. 지오디는 2집 활동 막바지에 바쁜 스케줄로 이동하던 중 차량이 반파되는 대형사고를 겪기도 했습니다.

매니저들은 “스케줄 시간에 맞추려 급하게 이동하다보면 어느새 속도계는 시속 130㎞이상을 가리키고 있을 때가 많다”고 토로합니다. 그러나 단순한 과속, 난폭 운전 문제만은 아닙니다. 무리한 스케줄에 지친 연예인들은 이동 중 휴식을 취할 수라도 있겠죠. 하지만 운전을 하는 매니저들은 그렇지 않습니다. 거의 날마다 이어지는 장거리 운전에 녹초가 되고 맙니다. 2008년 발생한 그룹 원티드의 교통사고는 매니저의 졸음운전이 원인이었던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네 멤버 모두가 부상을 당했고, 서재호는 끝내 목숨을 잃었습니다.

언제까지 이런 비극이 되풀이돼야 하는 걸까요. 우리 모두 원인을 알고 있습니다. 문제를 알면서도 계속 안고 가는 건 참 어리석은 일이 아닌가요. 목숨을 담보로 한 질주. 이대로 괜찮은가요.

권남영 기자 kwonny@kmib.co.kr
권남영 기자 기자
kwonny@kmib.co.kr
권남영 기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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