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성군민, 국토부·대구시 규탄 집회…“홍 시장, 자신의 말이 법이자 정의 아냐”

의성군민, 국토부·대구시 규탄 집회…“홍 시장, 자신의 말이 법이자 정의 아냐”

합리적 요구에 홍준표 대구시장 ‘떼법’ 주장
“신공항 건설의 일정 차질은 대구시가 사업을 책임질 업체를 구하지 못한 데 기인한 것”

기사승인 2024-09-24 11:48:33
24일 의성군 비안만세센터에서 의성군 신공항 이전지원위원회를 비롯한 40여 개 사회단체와 600여 명의 의성군민들이 국토교통부와 대구시를 규탄하는 집회를 열고 있다. 의성군 통합신공항 이전지원 위원회 제공 

대구경북신공항 건설을 둘러싼 지역 간 갈등이 지속되고 있다.

의성군 신공항 이전지원위원회를 비롯한 40여 개 사회단체와 600여 명의 의성군 주민들은 24일 비안만세센터에서 국토교통부와 대구시를 규탄하는 집회를 열었다.

특히 주민들은 홍준표 대구시장이 내놓은 ‘플랜B’ 등의 발언에 대해 강력히 비판하며, 공동합의문의 이행을 강하게 촉구했다.

박정대 의성군신공항이전지원위원회 위원장은 “대구시는 신공항 내 주요 시설 배치 과정에서 군부대와 여객·화물터미널 등 중요한 부분은 모두 군위군에 몰아주고 있다”며 “이처럼 형평성을 잃은 행정으로 대구·경북의 행정통합을 이야기하는 것은 믿을 수 없다”고 비판했다. 또한 홍 시장의 발언인 ‘항공물류는 창고에 불과하다’는 내용에 대해, 이는 의성군민들에게 소음 피해만을 강요하는 처사라며 강한 불만을 표출했다.

홍준표 시장이 제시한 ‘플랜B’, 즉 국토부가 화물터미널을 동측에 배치하는 방안을 10월까지 수용하지 않으면 군위군 우보면으로 신공항을 이전하겠다는 주장도 도마 위에 올랐다.

박 위원장은 “신공항 건설의 일정 차질은 대구시가 사업을 책임질 업체를 구하지 못한 데 기인한 것”이라며 “홍 시장이 의성군의 합리적인 요구를 ‘떼법’으로 몰아가는 것은 부당하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군위군이 경북에 편입된 경북도민의 대승적 결정이 우롱당하지 않도록 공동합의문을 반드시 이행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24일 의성군 비안만세센터에서 의성군 신공항 이전지원위원회를 비롯한 40여 개 사회단체와 600여 명의 의성군민들이 국토교통부와 대구시를 규탄하는 집회를 열고 있다. 의성군 통합신공항 이전지원 위원회 제공 

남흥곤 의성군 이장연합회장도 홍 시장을 향해 “자신의 말이 법이자 정의인 것처럼 행동하며, 사실관계를 호도하고 있다”며 의성군민들이 떼를 쓰는 집단으로 매도되는 것을 멈추라고 촉구했다.

박재완 비안면신공항지원대책위원장도 “홍 시장의 신공항 구상은 기존 대구공항을 그대로 옮기는 것과 다를 바 없다”며 “국토부가 이에 동조해 지방공항 활성화에 대한 제대로 된 계획 없이 동네 공항 수준으로 전락시키려는 것이 아닌지 우려된다”고 비판했다.

신원호 의성군 노인회장은 국토부와 대구시가 신공항 건설과 관련해 충분한 고민을 하고 있는지 의문을 제기하며, 의성군민들의 정당한 요구에 대해 다시 한번 깊이 고려할 것을 촉구했다.

24일 의성군 비안만세센터에서 열린 국토부 주관 전략환경영향평가 주민설명회에서 주민들이 항의하고 있다. 의성군 통합신공항 이전지원 위원회 제공 

이날 집회는 이후 열린 국토부 주관의 전략환경영향평가 주민설명회는 주민들의 강력한 반발로 파행됐다. 주민들은 평가서에 의성군 화물터미널 배치가 빠져 있다며 설명회의 부실함을 지적했고, 국토부가 현재 협의 중이라는 답변에 대해 주민들은 신속한 이행을 요구하며 설명회의 무용론을 제기했다.

한편, 지난 4월에도 의성군민 800여 명은 국토부가 의성군과 협의 없이 신공항 사업 계획을 변경한 사실에 반발하며 국토부 청사 앞에서 집회를 열었다. 당시 집회에서 주민들은 △대구경북의 미래를 위한 신공항 건설 △공동합의문 이행 △의성 화물터미널 반영 △항공MRO(정비·유지보수) 시설 배치 등을 요구한 바 있다.
최재용 기자
ganada557@hanmail.net
최재용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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