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에볼라 사태를 총괄하는 질병통제예방센터(CDC)가 현재 텍사스주 댈러스의 텍사스건강장로병원에서 격리 치료 중인 에볼라 감염자 2명 중 1명을 애틀랜타 에모리대학으로 옮겨 치료하겠다고 15일(현지시간) 밝혔다.

토머스 프리든 CDC 소장은 기자회견에서 “14일 에볼라 검사에서 양성반응을 보여 CDC의 감염 여부에 대한 확진 판정을 기다리는 앰버 빈슨(29)을 이날 에모리대학 병원으로 이송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텍사스건강장로병원에서 격리 치료 중인 감염자는 빈슨과 12일 미국 내 두 번째 확진 판정을 받은 니나 팸(26)이다. 이 병원 간호사인 두사람은 자국 내 첫 번째 환자로 지난 8일 사망한 토머스 에릭 던컨을 돌보다가 감염됐다.

프리든 소장은 던컨이 설사와 구토 증세를 보일 때 가장 빈번하게 접촉한 치료진 4명 중 한 명이 빈슨이라고 설명했다. 빈슨은 14일 에볼라 초기 증상인 고열 증세를 호소한 뒤 90분 내에 격리 수용됐다. 에볼라 생존자인 켄트 브랜틀리 박사의 혈청을 투여 받은 팸은 현재 신체 지표가 좋은 상태를 유지하고 있다.

에모리대학은 에볼라 격리 치료 시설을 완벽하게 갖춘 미국 내 4대 의료 기관 중 하나다. 서아프리카에서 의료 봉사 중 에볼라에 감염된 켄트 브랜틀리 박사, 간호사인 낸시 라이트볼을 성공적으로 치료했다.

텍사스건강장로병원의 에볼라 대처를 총체적 실패라고 비난하는 여론이 높다. 또 빈슨이 양성 반응을 보이기 전 비행기를 탄 것으로 드러나 CDC가 전문 병원에서의 치료를 결정한 것으로 보인다.

빈슨은 동료 간호사 팸이 에볼라 확진 판정을 받기 전인 10일 댈러스에서 출발해 오하이오주 클리블랜드로 갔다가 13일 오후 8시 댈러스로 돌아왔다.

빈슨은 애크런에 사는 가족을 방문하기 위해 비행기를 탔다. 댈러스행 비행기에 탑승하기 전 자가진단으로 체온이 정상(36.5℃)보다 약간 높은 37.5℃인 사실을 확인한 것으로 알려졌다.

프리든 소장은 “빈슨이 절대 비행기에 타서는 안 됐다. 앞으로 에볼라 감염자에게 노출돼 추가 감염이 의심되는 사람의 비행기 탑승을 불허할 것”이라고 전했다. 이어 “체액과 피부 접촉 등으로 감염되는 특성상 빈슨과 동석한 사람이 에볼라에 전염됐을 가능성은 작다”고 덧붙였다.

최지윤 기자 jyc89@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