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타진요’ 떠오르는 서지수 사건… “허위 조작 루머 사이에 남은 것은 악의뿐”

‘타진요’ 떠오르는 서지수 사건… “허위 조작 루머 사이에 남은 것은 악의뿐”

기사승인 2014-11-11 17:22:55

악의가 넘친다. 듣도 보도 못 한 악성 루머가 갓 스무 살 여자 연예인의 이름 뒤에 붙었다. 데뷔도 하지 못한 신인 걸그룹은 데뷔 타이틀곡을 선보이기도 전에 무너졌다. 걸그룹 러블리즈 이야기다.

신인 걸그룹 러블리즈의 멤버 서지수에 관련된 악성 루머가 11일 대한민국을 떠들썩하게 만들었다. 내용은 충격적이다. ‘서지수가 데뷔전에 동성연애를 했다’ ‘연애한 상대방의 나체사진을 인터넷에 유포한 가해자다’ ‘선배 가수들에 대한 언어적 성희롱을 일삼았다’ 등이다. 그러나 이는 모두 허위사실이다.

“나는 서지수에 의해 나체 사진이 유포된 피해자”라고 나선 사람이 자기 사진이라며 주장하는 사진들은 모두 해외 포르노 사이트에서 불법적으로 퍼 온 성인배우의 사진이다. 자신이 서지수와 연인 사이였다는 증거로 내세운 사진들은 서지수의 연락처만 알고 지냈던 친구들이라면 충분히 손에 넣을 수 있는 서지수의 셀카 사진이다. “서지수와 연애하며 주고받았던 택배를 찍은 사진이다”라며 유포자가 올린 것은 서지수와 주고받은 연애편지도, 선물도 아니다. 서지수의 주소와 전화번호가 적힌 택배 박스 사진이다. 명백한 것은 루머 작성자들의 악의뿐이다.

서지수의 소속사 울림엔터테인먼트는 10일 발 빠르게 서울 마포경찰서에 루머 최초 작성자와 유포자에 대한 고소장을 제출했다. 갓 데뷔하는 어린 소녀에게 씌워진 오명을 벗기 위해서였지만 때는 늦었다. 서지수의 이름 앞에는 온갖 입에 담을 수 없는 나쁜 수식어들이 붙었다.

루머 작성자들은 소속사인 울림마저 상식적으로 이해가 안 되는 논리를 내세워 비난 중이다. “우리는 서지수에게 피해를 당한 동성애자다”라며 “경찰서에 조사받으러 가는 순간 우리가 동성애자라는 것을 세상에 밝히게 된다. 이는 엄연한 아웃팅(outing·강제 커밍아웃)”이라고 주장했다. 이들의 주장이 사실이라면 서지수를 먼저 아웃팅시킨 것은 루머 작성자들이다. 한 사람을 동성애자라고 대한민국 국민이 다 알게 아웃팅 시킨 후 본인들은 조사조차 받을 수 없다는 말은 어불성설이다.

이에 동조하는 이들도 셀 수 없이 많다. 최초 작성자들이 내세운 증거가 전부 허위로 밝혀졌는데도 이들은 SNS로 여전히 서지수와 울림을 비난하고 있다. 2차 가해자다. 이들의 맹목적인 악의는 2010년 ‘타진요’ 사건마저 떠올리게 한다. ‘타진요’ 사건 당시 미국 스탠포드대학교 대학원에서 타블로의 최종 졸업사실을 서류로 증명했는데도 ‘타진요’ 까페 회원들은 타블로가 학력위조자라며 비난했다.

울림 측은 11일 쿠키뉴스와의 통화에서 “서지수는 완전히 무너졌다”며 “실의에 빠져 연습도 하기 힘든 상황”이라고 말했다. 어린 소녀에게는 감당하기 힘든 일이다. 한 연예 관계자는 “데뷔도 하지 않은 연예인에게 이런 일이 일어나는 것은 처음 본다”며 “이름이 알려진 연예인의 위치를 역이용해 공격하는 악질적인 일”이라고 유감을 표했다.

이은지 기자 rickonbge@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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