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장스케치] 여유 넘치는 ‘빵 오빠’와 얼떨떨한 ‘샤이보이’… ‘퓨리’ 내한 기자회견은

[현장스케치] 여유 넘치는 ‘빵 오빠’와 얼떨떨한 ‘샤이보이’… ‘퓨리’ 내한 기자회견은

기사승인 2014-11-13 16:35:55
사진=박효상 기자

이게 얼마 만인가요. 반가운 손님들이 한국을 찾았습니다. 할리우드 배우 브래드 피트(51)와 로건 레먼(22)입니다. 영화 ‘퓨리’에서 호흡을 맞춘 두 배우가 홍보 차 내한했습니다. 꾀죄죄한 영화 속 모습과 달리 현실에선 역시 빛이 나더군요.

피트와 레먼은 3일 서울 여의도 콘래드서울 그랜드볼룸에서 열린 내한 기자회견에 참석했습니다. 회견을 앞두고 차분한 분위기였던 현장에 갑자기 요란하고 웅장한 느낌의 음악이 울려 퍼졌습니다. 주인공들이 등장할 때가 된 겁니다. 진행자의 힘찬 소개를 받고 레먼이 먼저 무대에 올랐습니다.


여기저기서 카메라 플래시가 쏟아졌습니다. 취재진 앞에 선 레먼은 약간 긴장한 듯 보였습니다. 하지만 이내 미소를 되찾고 이리저리 바라보며 포즈를 취했죠. 선한 얼굴에서 나오는 천진한 미소가 인상적이었습니다. 피트는 달랐습니다. 20년 경력의 톱스타다운 모습이었습니다. 손에 들고 나온 중절모를 가볍게 흔들며 인사했습니다. 여유 넘치는 모습은 행사 내내 계속됐지요.

자리에 착석한 두 사람은 한국 팬들을 향한 인사부터 건넸습니다. 먼저 피트가 마이크를 잡았습니다. “한국 방문은 이번이 세 번째인데 매번 따뜻하게 환영해주셔서 감사합니다.” 그리고는 잠시 마이크를 내린 채 로건에게 묻더군요. 로건도 한국에 방문한 적이 있냐고요.


두 사람 모두 내한은 처음이 아닙니다. 피트는 2011년 ‘머니볼’ 홍보 차 처음 한국을 찾았고 2년 뒤 ‘월드워 Z’(2013) 개봉을 앞두고도 왔습니다. 1년 만에 또 온 겁니다. “한창 젊고 전성기였던 시절엔 코빼기도 안보이더니 왜 이제야 우릴 이렇게 찾느냐”는 애정 섞인 불만들도 나옵니다. 하지만 그만큼 반갑다는 얘기겠지요. 팬들은 ‘빵(브래드) 오빠’라는 별명까지 붙여주며 친근감을 표합니다.

레먼은 2011년 ‘삼총사3D’ 홍보 차 방문했습니다. 여덟 살 때부터 아역배우로 활동하며 탄탄한 경력을 쌓았지만 한국에서의 인지도는 그리 높지 않았습니다. 하지만 첫 방문 때 방송인 전현무와 한 인터뷰가 화제가 돼 지금은 많은 한국 팬들을 거느리고 있습니다. 어찌나 쑥스러움을 많이 탔던지 전현무는 그를 ‘샤이 보이’라고 놀리기도 했죠. 인터뷰 내내 보여준 천진한 모습에 여심은 설레었습니다.


피트의 인사가 끝난 뒤 레먼도 마이크를 들었습니다. 그는 “저번에는 부산국제영화제 때문에 왔었는데 (이번엔) 서울에 오게 돼 반갑다”며 “환영해주셔서 감사하다”고 웃으며 말했습니다. 레먼은 특히 한국에 대한 애정이 각별해 보였습니다. 한국영화나 음식에 대해서도 관심을 드러냈죠.

로건은 한국영화 ‘명량’을 안다고 했습니다. 그는 “(명량은) 전투장면이 대단하다고 들었는데, 우리 영화와 어떻게 다른지 비교해보면 좋을 것 같다”며 기대감을 보였습니다. 박찬욱 감독을 좋아한다고도 언급했습니다. 그러자 피트가 끼어들었습니다. 자신은 봉준호 감독을 알고 있다면서요.

영화에 대한 진지한 얘기들이 오가던 중 레먼의 말에 분위기가 또 부드러워졌습니다. 좋아하는 한국음식이 많다는 얘기를 했을 때입니다. 레먼은 숯불갈비를 가장 좋아한답니다. 불고기도 김치볶음밥도 모두 좋다더군요. 특히 소주를 즐긴다는 말에 현장 곳곳에선 웃음이 터져 나왔습니다. 옆에 앉은 피트는 자세까지 돌려 레먼을 계속 바라봤습니다. 연신 인자한 ‘아빠 미소’를 지은 채 말이죠.


기자회견은 30여분 동안 진행됐습니다. 길지 않은 시간이었죠. 퇴장 전 다시 가진 잠깐의 포토타임으로 아쉬움을 달랬습니다. 또 여유롭게 모자를 흔들며 인사한 피트는 레먼의 어깨에 손을 척 걸치고 퇴장했습니다. 레먼은 이리저리 인사를 하며 그를 따라 들어갔습니다.

열심히 타이핑을 치던 기자들 중 몇몇도 잠시 하던 일을 멈추고 휴대폰을 꺼냈습니다. ‘찰칵 찰칵’ 몇 장을 찍어 기념으로 남겼습니다. 또 언제 볼 수 있을지 모르는 배우들이기 때문이었겠지요.

두 사람 일정은 이게 끝이 아닙니다. 몇 시간 뒤인 오후 7시엔 팬들을 직접 만납니다. 영등포 타임스퀘어에서 열리는 ‘퓨리’ 레드카펫 행사에 참석하지요. 모두에게 좋은 기억으로 남길 바랍니다.

참, 영화 얘기를 안했네요. ‘퓨리’는 20일 개봉합니다. 어떤 영화냐고요?

[리뷰] 한 마디로? 할리우드판 ‘명량’… 피트의 3번째 내한, ‘퓨리’의 운명은

권남영 기자 kwonny@kmib.co.kr
권남영 기자 기자
kwonny@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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