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리 유학 중이던 장성택 측근 아들, 北강제송환 당하다 극적 탈출”

“파리 유학 중이던 장성택 측근 아들, 北강제송환 당하다 극적 탈출”

기사승인 2014-11-19 19:05:55
사진=국민일보DB

프랑스 파리에서 유학 중이던 북한 엘리트 대학생이 북한 호송조에 공항으로 끌려가다 극적으로 탈출한 사실이 전해졌다.

이 북한 유학생 한모씨가 다니는 국립 파리 라빌레트 건축학교 카롤린 르쿠르투아 부학장은 18일(현지시간) “경찰이 지난 14일 한씨를 찾으러 학교에 왔다”며 “학교 측에서 학생과 교수 등을 대상으로 한씨의 소재를 알아봤으나 최소한 15일 이상 그를 본 사람이 없다”고 연합뉴스에 전했다. 그는 “현재 프랑스 경찰이 한씨의 소재를 확인 중”이라는 말도 덧붙였다.

북한 유학생들은 서로 감시하기 때문에 한씨가 2주 이상 갑작스럽게 자취를 감춘 것은 극히 이례적이다. 제3국 북한 대사관에 근무하는 국가보위부 요원이 이달 초 한씨의 집에 들이닥쳐 여권과 휴대전화, 열쇠 등 개인용품들을 빼앗고는 북한으로 송환하기 위해 공항으로 끌고 가려 했다는 얘기가 현지 교민 사회에서 나오고 있다.

한씨는 최근 북한 당국의 ‘장성택 잔재 청산’ 작업으로 숙청당한 인물의 아들인 것으로 알려졌다. 북한 당국이 외국에서 무리하게 강제송환을 시도한 이유다.

북한에 있는 자신의 아버지가 숙청당하고 나머지 가족과 친지들이 정치범 수용소에 끌려간 것을 안 한씨가 송환되면 자신도 처형될 위험이 있음을 인지하고 탈출한 것으로 보인다. 현재 지인의 도움으로 모처에 숨어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프랑스는 북한 핵 문제 등을 이유로 북한과 정식 수교관계를 맺지는 않았다. 다만 파리에 북한대표부를 두고 북한과 경제문화 교류를 제한적으로 하고 있다. 프랑스 정부는 2011년 북한 유학생 10명을 초청해 프랑스 엘리트 고등교육기관 라빌레트 건축학교와 파리 벨빌 건축학교에서 수학하게 했다. 이들 중 한 명이 한씨다. 모두 북한 최고 대학인 김일성종합대학을 다니던 수재들로, 부모들이 고위층인 것으로 알려졌다.

파리에서 공부하는 북한 유학생을 북한기관 요원들이 사실상 ‘납치’해 강제소환하려던 것이 사실로 확인되면, 프랑스와 북한 간 외교 마찰이 일 것으로 예상된다. 또 한씨를 강제송환하려던 북한 호송조는 프랑스와 접경한 제3국에서 건너온 것으로 알려져, 이 제3국과 북한이 외교 마찰을 빚을 가능성이 있다.

권남영 기자 kwonny@kmib.co.kr
권남영 기자 기자
kwonny@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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