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4년 물들인 아이돌 소송 잔혹사… “크리스·루한부터 메건리에 BAP? 소속사 의무 소홀한 탓”

2014년 물들인 아이돌 소송 잔혹사… “크리스·루한부터 메건리에 BAP? 소속사 의무 소홀한 탓”

기사승인 2014-11-27 18:00:55

2014년은 아이돌 그룹 소송의 한 해로 기억될 전망이다. 그룹 엑소부터 B.A.P, 가수 메건리까지. 이들은 왜 소속사를 상대로 소송을 제기하는 것일까.

가장 먼저 엑소의 전 멤버 크리스(본명 우이판·24)는 지난 5월15일 소속사인 SM 엔터테인먼트를 상대로 전속계약 부존재확인 소송을 제기했다. 당시 한국을 비롯해 중국과 일본 등에서 최고의 인기를 구가하고 있던 그룹인 만큼 충격은 컸다. 크리스는 법적 대리인으로 법무법인 한결을 선임하고 수익 분배의 불공정성과 건강 문제 등을 이유로 전속계약의 무효화를 주장했으며, 동시에 수익정산을 요구했다. 팬들의 충격도 컸지만 막 1조원 시가총액을 달성했던 소속사 SM의 타격은 컸다. 단숨에 시가총액이 7000억원대로 하락했으며 신뢰도도 떨어졌다. 크리스는 현재 중국에서 영화를 촬영하며 독자적인 활동을 펼치고 있다. 최근에는 팬미팅을 개최했다.

이어 지난달 10일 같은 그룹의 멤버 루한 또한 SM엔터테인먼트로 같은 취지의 소송을 제기했다. 루한의 소송은 크리스와 거의 똑같이 진행됐다. 법적 대리인도 동일했으며 소송 취지 또한 같았다. 크리스의 소송 이후 엑소의 중국인 멤버 3명은 그룹의 단결과 결속, 우정을 강조해왔기에 팬들의 충격은 더욱 컸다. 루한은 현재 중국에서 영화 프로모션 활동 중이며 독자적인 활동을 준비중이다. 지난 25일에는 루한과 SM엔터테인먼트 간 전속계약 분쟁이 서울지방법원에 의해 조정에 회부됐다.

이달 25일에는 가수 메건리가 소속사 소울샵엔터테인먼트를 상대로 전속계약 무효 소송을 제기했다. 메건리 측은 소속사의 주먹구구식 운영과 일방적인 계약, 공정하지 못한 활동과 처분 등을 소송 배경으로 들었다. 이에 소속사 측이 메건리가 이중국적으로 중대한 계약 위반 행위를 했다고 주장하며 진흙탕 싸움으로 번지고 있는 형국이다.

27일에는 그룹 B.A.P의 멤버 전원이 소속사 TS엔터테인먼트를 상대로 전속계약 무효확인 소송 제기를 한 것으로 뒤늦게 알려졌다. B.A.P는 남미, 동남아 등에서 신흥 K팝 강자 그룹으로 떠오르며 약 100억원대 수입을 올렸지만 소속사가 데뷔 이후 단 1800만원만 각자에게 수익으로 지급했다고 주장했다. 또 노예계약과 불공정계약을 소송취지로 들었지만 TS엔터테인먼트 측은 “그런 사실이 없다”고 부인했다.


연예계 한 관계자는 “그룹을 키우기에만 급급한 가요계의 구조적인 문제”라고 현 사태를 총평했다. 당장의 수익에 눈이 멀어 아이돌 그룹을 선보이고 수익을 올리는 데에만 혈안이 된 기획사들이 근본적인 아이돌 그룹 멤버들의 노동환경이나 복지에는 상대적으로 소홀해 생긴 문제라는 것. 이 관계자는 “이익 관계가 얽힌 이상 소속사와 가수의 입장에는 차이가 있을 수밖에 없다”며 “이를 잘 조정하는 것 또한 소속사의 의무”라고 지적했다.

이은지 기자 rickonbge@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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