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닛·솔로·콜라보레이션까지… “쪼개야 살아남는다” 2014 가요계 ‘쪼개기’ 열풍

유닛·솔로·콜라보레이션까지… “쪼개야 살아남는다” 2014 가요계 ‘쪼개기’ 열풍

기사승인 2014-12-02 16:05:55

‘썸’ 타는 것 같더니 봄에는 벚꽃보다 사랑이란다. 쟤 아니면 나 중에 하나를 선택하라더니 괴도가 돼 마음을 훔쳐가고, ‘한여름 밤의 꿀’을 노래하다가 소격동으로 간다. 유닛 혹은 콜라보레이션(collaboration·협업). 2014년 가요계를 휩쓴 키워드다.

◇ 유행처럼 번진 콜라보… ‘썸’부터 ‘난 좀 달라’까지

한마디로 “쪼개면 살아남는다”. 콜라보레이션 그룹의 시작은 씨스타 소유·정기고의 ‘썸’이었다. 연애 직전의 달콤한 감정을 가사에 담은 이 노래는 ‘썸’ 신드롬을 일으키며 약 4개월간 음원차트 상위권을 차지했다. ‘썸’이라는 신조어가 생길 정도였다. 그 뒤를 아이유와 하이포가 이어받았다. 아직 데뷔하지도 않았던 그룹 하이포는 ‘봄 사랑 벚꽃 말고’로 확실하게 자신들을 각인시켰다. 소유·정기고의 뒤를 이어 씨스타 효린과 매드클라운의 ‘견딜만해’도 음원 차트에서 좋은 성적을 거뒀다.

여름에는 누가 뭐래도 ‘한여름 밤의 꿀’이었다. 래퍼 산이와 애프터스쿨의 레이나가 녹음실에서 우연히 만나 녹음하게 된 이 곡은 여름을 넘어 9월까지 차트 1위를 거머쥐고 놓지 않았다. 콜라보레이션 바톤을 이어받은 것은 또다시 아이유였다. 10월 컴백한 문화대통령 서태지와 아이유의 ‘소격동’은 큰 화제를 일으키며 가요차트 상위권에 안착했다.

소유 또한 ‘썸’에 그치지 않았다. 어반자카파의 권순일·박용인과 함께한 ‘틈’은 10월 음원차트를 강타했다. 발매 전부터 ‘썸2’로 불린 ‘틈’은 뜨거운 반응을 얻었다.

◇ 그룹? 소수로도 문제없다… 유닛과 솔로 사이

올해는 유닛과 솔로 가수들의 풍년이기도 했다. 가장 먼저 샤이니 키·인피니트 우현의 콜라보레이션 그룹 ‘투 하트(To Heart)’가 3월 음원시장에서 비수기임에도 불구하고 좋은 성적을 거뒀다. 이전까지 한 아이돌 그룹 내부에서 유닛을 결성하는 일은 많았지만 샤이니와 인피니트의 조합은 새로웠다.

그룹 시크릿의 전효성은 그룹의 인기에 힘입어 5월 솔로 데뷔를 성공적으로 마쳤다. 같은 시기 여자 솔로 가수들의 앨범이 숱하게 쏟아졌지만 승리자는 전효성이었다. 이단옆차기가 작곡한 ‘굿나잇 키스’는 전효성의 섹시한 매력을 다시 한 번 부각시켰다.

슈퍼주니어-M의 헨리 또한 활발한 예능 활동에 힘입어 솔로 2집 앨범을 발매했다. 7월 발매된 ‘판타스틱(Fantastic)’은 헨리의 바이올린 연주 등 다양한 매력을 보여줬다. 이어 같은 그룹의 조미도 10월 ‘리와인드(Rewind)’를 발매하며 한국 무대에 솔로로 섰다.

원더걸스의 예은은 자신이 직접 프로듀싱한 앨범을 들고 새로운 이름 ‘핫펠트(Ho:tfelt)’로 솔로 데뷔했다. 예은은 음악적으로 성숙했다는 호평으로 활동을 마무리했다. 샤이니의 태민은 ‘괴도’로 성숙한 매력을 뽐냈다. 이전까지 막내 혹은 귀여운 이미지가 강했던 태민이지만 ‘괴도’는 7년차 가수 태민의 성장한 모습을 보여주기 충분했다.

11월에는 슈퍼주니어의 조규현이 ‘광화문에서’를 발표하며 새로운 음원 강자로 우뚝 섰다. 슈퍼주니어의 ‘마마시타’가 음원시장에서 어려움을 겪은 것에 비해 규현의 성과는 놀라웠다. 규현은 12월 첫째 주까지도 각종 음원차트 1위와 상위권을 오가며 ‘연어 규현’이라는 별명마저 얻었다. “발매된 지 몇 주 된 음원으로 음원차트를 거슬러 올라가 또 1위를 하고 있다”며 네티즌들이 붙여 준 별명이다.

이미 소속 가수들끼리의 숱한 협업과 유닛으로 잔뼈가 굵은 YG 또한 가만있지 않았다. 악동뮤지션 이수현과 동년배의 솔로 가수 이하이는 11월 유닛 ‘하이 수현’을 결성하고 싱글 앨범 ‘나는 달라’로 또래의 상큼한 매력을 대중에게 각인했다. 아직 데뷔전이지만 ‘쇼미더머니 3’ ‘믹스 앤 매치’ 등으로 이미 팬덤을 굳힌 그룹 아이콘의 바비도 여기 가세해 맹위를 떨쳤다. 이후 빅뱅의 지드래곤과 태양은 함께한 ‘굿 보이(Good Boy)’로 별다른 활동 없이도 음원차트 1위와 지상파 방송 1위를 거머쥐어 ‘역시 빅뱅’이라는 찬사를 받았다.

인피니트는 지난해 인피니트 H로 본격적인 힙합 앨범을 발매해 좋은 평가를 얻은 데 그치지 않고 또다시 인피니트 F로 돌아왔다. 엘, 성종, 성열로 이뤄진 인피니트 F는 한국보다 먼저 일본에 상륙해 프로모션을 시작했다. 일본 현지에서는 인기 만화가 히가시무라 아키코가 인피니트 F를 그린 그림으로 앨범 표지를 만들어 인기를 얻었고, 도쿄 하라주쿠에서는 팝업스토어가 좋은 반응을 얻었다. 한국에는 1일 자정 앨범 ‘청(靑)’을 발매했다.

내년에도 가요시장에서의 유닛과 솔로, 콜라보레이션 열풍은 계속될 전망이다. 걸그룹 에프엑스의 엠버가 앨범을 준비 중이며, 그룹 블락비 또한 신곡 ‘손만 잡고 잘게’로 그룹 멤버의 솔로 출격을 예고했다.

이은지 기자 rickonbge@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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