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화권 시상식으로 입지 돌린 MAMA? ""큰 상 차려 아이들 싸울까 나눠 줘"""

"중화권 시상식으로 입지 돌린 MAMA? ""큰 상 차려 아이들 싸울까 나눠 줘"""

기사승인 2014-12-04 16:29:55

2014 MAMA(Mnet Asian Music Awards)가 성황리에 마무리됐다. 엑소와 태양이 대상을 받았고, 개최일인 3일 오전부터 지금까지 MAMA 관련 단어들이 포털사이트 인기검색어를 오르내린다. 그러나 MAMA는 14주년을 맞았는데도 ‘반쪽짜리 시상식’이라는 말을 면치 못하고 있다.

지나친 중화권 의식, ‘아시안’ 시상식인가 ‘차이나-코리아’ 시상식인가

Mnet의 모기업인 CJ는 MAMA를 중화권을 상대로 한 한류 관련 엑스포처럼 개최했다. 세 번째 홍콩 개최였다. MAMA가 열린 홍콩 ‘아시아 월드 엑스포 아레나’ 전시관에는 한국과 중국의 뷰티, 연예, 패션 관련 중소기업 부스 60여개가 유치됐다. 중화권 바이어 100명도 초청됐다. 중국 기업도 한류 컨텐츠에 대한 관심을 바탕으로 MAMA를 긍정적으로 보고 있다. CJ는 지난해 중국의 거대 동영상 사이트 요우쿠-토도우와 MOU를 체결했을 정도다.

MAMA 홈페이지에서도 중국의 영향력을 실감할 수 있다. MAMA에서 이뤄진 총 유효투표수는 6846만표. 이 중 61%를 중화권 팬들이 행사했다. 한국은 8.1%, 일본이 1.6%다. 과거 K팝의 주요 시장이 일본이었던 것에 비하면 크게 달라졌다.

그 덕일까. 본격적으로 중화권 스타들이 MAMA에 등장해 무대를 꾸미고 시상대에 올랐다. 지난해에는 홍콩 출신 가수 곽부성과 주쟈쟈 등이 출연했다. 올해는 홍콩 영화배우 알란 탐이 시상자로 무대에 섰다. 중국 가수 진혁신은 2부 오프닝을 자신의 히트곡 ‘부과’로 장식했다.

그러나 아시아를 무대로 한 시상식이라기엔 무색하다. 싱가포르 태국 인도네시아 등 동남아시아 출신 가수들은 수상식에 초대받지 못해 체면치레에 그쳤다. 일본 가수들은 언급조차 되지 않았다. 반일 감정도 이유의 하나겠지만 수상자의 대부분이 한국 가수라면 굳이 아시아를 시상식 이름에 붙일 이유가 없다.

지나친 상 나눠먹기 “자식들 싸울까봐 친히 나눠 주시잖아”

2014년 최고의 히트곡 중 하나로 소유·정기고의 ‘썸’을 꼽는 것에 반대하는 사람은 많지 않다. 아이유는 올해 가장 많은 노래를 부른 가수다. 그러나 두 팀 모두 MAMA에서는 베스트 콜라보레이션 상과 여자 가수상 하나만 챙기는 냉대를 당했다.

연예 관계자들은 “중화권에서의 입지가 작기 때문”이라고 해석했다. 해외 팬덤이 없는 가수들이 MAMA에서 큰 상을 받기는 힘들다는 것. 상대적으로 중화권에서 인기가 높은 엑소와 태양이 대상을 받았으며, 인피니트가 2관왕을 했다. 협찬사인 요우쿠-토도우에서는 뮤직비디오 상으로 2PM을 챙겼다. 올해를 빛냈던 김동률, god 등의 가수들은 볼 수 없었다.

지드래곤은 3부 축하공연 말미에서 “오랜만이네요. 마마 큰 상을 차리나봐. 자식들 싸울까봐 친히 나눠 주시잖아. 이제 나는 다 커서 먹는 것만 봐도 배부르니까 내 어린 동생들 밥이나 줘요”라고 MAMA를 공개적으로 ‘디스’했다. 아시아권을 아우르는 시상식을 목표로 한다는 말이 무색한 나눠주기 식 시상식에 일침을 가한 셈이다.

MAMA의 심사기준을 보면 항목은 무척 다양하다. 하지만 정작 음원과 앨범 판매량의 가중치가 그리 크지 않다. 가요 시상식에 음원과 앨범 판매량이 절대치가 아니라는 것은 의문스럽다. 공정성 논란이 이는 것도 이 때문이다. 지상파 방송 3사의 경우 연말 가요시상식을 폐지하고 쇼나 페스티벌 형식으로 전환했다. 굳이 비용을 써 가며 공정치 않은 시상식을 진행하느니 이런 방식이 모두에게 ‘윈윈’이라는 판단을 한 것이다.

이은지 기자 rickonbge@kmib.co.kr
이은지 기자 기자
rickonbge@kmib.co.kr
이은지 기자 기자
이 기사 어떻게 생각하세요
  • 추천해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추천기사
많이 본 기사
오피니언
실시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