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쿡리뷰] 동방신기의 티스토리, 11년차 그룹이 위기 겪는 후배들에게 제시하는 해답

[쿡리뷰] 동방신기의 티스토리, 11년차 그룹이 위기 겪는 후배들에게 제시하는 해답

기사승인 2014-12-07 19:00:55

흔히 아이돌 그룹의 수명을 4년에서 7년으로 본다. 일 년을 한 손가락씩 세기 시작하면 대부분의 아이돌 그룹이 그룹을 결성한지 다섯 손가락을 겨우 넘는 순간 삐걱거린다. 그 순간을 버티지 못하면 해체하거나, 그룹을 유지한다는 말이 무색해진다. 여러 가지 이유가 있겠지만 결국은 한 가지 때문으로 귀결된다. 개인의 욕심이다.

11년이다. 이달 26일은 유노윤호와 최강창민이 동방신기라는 이름으로 데뷔한지 만 11년째 되는 날이다. 그동안 동방신기는 5명에서 2명이 됐고, 2명이 일본 관객 200만 명을 동원했다. 그룹의 존폐 위기라는 소리는 수백 번도 넘게 들었지만 11년 동안 공백기 한번 가진 적 없이 현역 아이돌로 활동하고 있다. 엑소, 샤이니 등 팔팔한 후배 그룹이 선전하고 있지만 동방신기는 단 한번도 SM의 캐시카우(Cash Cow·수익창출원, 확실히 돈벌이가 되는 상품이나 사업을 의미)자리에서 내려온 적이 없다.


이들이 이렇게 오래 아이돌 제왕의 자리에서 선전하고 있는 비결은 뭘까. 7일 오후 서울 올림픽공원 체조경기장에서 단독 콘서트 ‘티스토리(T1st0ry)’전 취재진과 마주한 멤버 최강창민(본명 심창민)은 “내가 유노윤호에게 기생충처럼 붙어있었기 때문”이라고 농담처럼 말했지만 결국은 그룹의 결속력이다. 결속력으로 큰 위기를 겪었지만 결속력으로 11년을 유지해 온 것이다.


6일~7일 양일간 열린 동방신기의 콘서트 티스토리는 열 손가락 다 접고 새로운 손가락 하나를 펴기 위해 동방신기가 노력해 온 것들을 증명한 자리였다. “이 콘서트는 가벼운 의미는 아니다”라던 유노윤호 말처럼 이들은 자신들의 성장을 몸소 보여줬다. ‘캐치 미(Catch Me)’로 시작해 7집 앨범 전곡과 솔로곡, 자작곡까지 꽉 찬 공연이었다. 동방신기가 2명으로 재편성되기 전 출시했던 4집 앨범 ‘주문’의 수록곡 ‘러브 인 더 아이스(Love In The Ice)’와 ‘크레이지 러브(Crazy Love)’, 정규 1집 타이틀곡 ‘믿어요’는 두 사람의 보컬적인 역량에 대한 의심까지 씻어냈다.


티스토리는 그룹의 곁을 11년째 지킨 팬들에게 고마움을 표하는 콘서트기도 했다. 콘서트 틈틈이 상영되는 영상은 처음부터 끝까지 동방신기 두 사람이 팬클럽 카시오페아에게 감사와 애정을 표하는 내용이었다. 팬들은 동방신기를 상징하는 붉은 야광봉을 들어 그들에게 화답했다.



멤버 개인의 욕심은 여러 가지 의미로 그룹에 커다란 영향을 미친다. 안 좋은 방향으로 발현된다면 그룹의 존속 자체가 위험해지지만 이들은 개인의 욕심을 그룹의 역량 확장으로 돌렸다. 같은 소속사에 몸담고 있는 그룹 엑소가 같은 이유로 두 번의 진통을 겪은 직후이기에 동방신기의 선전은 더욱 의미 깊다. 어찌 보면 가요계 선배로서 모범적인 해답을 제시한 셈이다.

유노윤호는 7일 콘서트에서 “어떤 시스템에 굴복하지 않고 우리 길을 가는 우리가 참으로 자랑스럽다”고 말했다. 비록 마이크가 나오지 않는 해프닝에서 비롯된 말이었지만 그의 말은 여러 가지 의미를 담고 있다. 최강창민은 “소녀에서 애 어머니까지, 각자의 삶을 살던 사람들이 우리의 무대로 같은 시간을 공유한다는 것이 신기하고 감사하다”고 말했다.


동방신기는 오는 13일 대만 타이페이 아레나, 19일 중국 베이징 마스터카드 센터에서 티스토리 콘서트를 이어나간다.

이은지 기자 rickonbge@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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