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 연습생 서바이벌 프로그램 ‘노 머시’를 보는 씁쓸함 VS 기대감

새 연습생 서바이벌 프로그램 ‘노 머시’를 보는 씁쓸함 VS 기대감

기사승인 2014-12-08 17:25:55

씨스타, 케이윌, 정기고, 매드클라운…. 이들이 서바이벌 프로그램의 심사위원으로 나선다. 슈퍼스타 K도, K팝스타도 아니다. 스타쉽 엔터테인먼트의 신인그룹 데뷔 프로젝트 ‘노 머시(No Mercy)’다. 음원 강자들이 즐비한 스타쉽 소속 가수들과 데뷔를 준비 중인 연예인 지망생들이 만나 무대를 꾸리고 연예인으로서의 가능성을 보여준다는 콘셉트다.


기획사들이 연예인 지망생, 속칭 ‘연습생’들을 데리고 탈락자와 합격자를 가려내 연예인으로 데뷔시키는 서바이벌 프로그램은 오래 전부터 있어왔다. 멀게는 2000년 MBC ‘악동클럽’부터 시작해 그룹 빅뱅을 배출한 MTV 리얼다큐 빅뱅(2005), 2PM과 2AM을 배출한 Mnet ‘열혈남아’(2007), 신인그룹 위너를 배출한 Mnet ‘윈 : 후 이즈 넥스트(WIN : Who Is Next·2013)’, 데뷔 예정인 아이콘을 만든 ‘믹스 앤 매치(Mix & Match·2014)’까지 다양하다.


연습생들로 이렇게 많은 프로그램이 나올 이유가 있을까 싶지만 이유는 단순하다. 케이블 방송사는 자극적인 서바이벌 프로그램으로 시청자의 시선을 모으고, 프로그램을 진행하는 기획사는 곧 데뷔시킬 연습생들을 시청자들에게 미리 노출해 대중성 있는 멤버들을 가려낼 수 있기 때문이다. 노 머시의 경우 ‘슈퍼스타 K’ 출신들이 그랬듯 최종 데뷔 그룹은 Mnet의 모그룹인 CJ E&M 계열 채널의 예능 프로그램 등에 출연하기도 수월하다. 한마디로 ‘윈윈(Win-Win)’이다.


8일 오후 서울 여의도 63컨벤션센터에서 열린 노 머시 제작발표회에서 책임 프로듀서를 맡은 최승준 CP는 “유사한 형식의 프로그램은 시청자들이 여태껏 많이 봤을 거라고 생각한다”며 “노 머시는 2년에서 6년까지 동고동락한 연습생들을 노골적으로 순위로 줄 세운다는 점을 통해 차별화를 꾀했다”고 말했다. 프로그램 속에서 모든 연습생들을 이름이 아닌 ‘1등’ ‘2등’으로 부른다는 것. 이어 심사위원을 맡은 스타쉽 가수들과 연습생들의 협업 무대로 “남녀노소 가리지 않고 많은 청중에게 음악적으로 사랑받는 아이돌 그룹을 만들겠다”고 목표를 밝혔다.

그러나 모든 프로그램이 그렇듯 위험성은 존재한다. 프로와 아마추어가 만나 무대를 만드는 것은 전적으로 프로의 손해가 될 가능성이 높다. 좋은 성적으로 대중에게 높은 평가를 받고 있는 아티스트들이 굳이 프로가 아닌 아마추어들과 작업해 양질의 작업물을 뽑아내기는 어렵다. 한마디로 심사위원들의 ‘제 살 깎아먹기’인 셈.


말이 연습생이지 일반인들을 데리고 만드는 프로그램의 신뢰도와 시스템도 문제다. 이미 온라인에서는 노 머시에 출연이 확정된 연습생들을 음해하는 글이 줄을 잇고 있다. “그중 한 명이 일진이었다” “노 머시에 출연하는 연습생 중 한 명에게 피해를 입었다”는 글들은 채널의 공신력을 낮춘다. ‘윈’의 경우 위너로 데뷔한 멤버 남태현이 ‘일진설’에 휩싸였으며, ‘믹스 앤 매치’ 출신 연습생 정진형은 학창시절 동급생을 성추행했다는 루머로 곤욕을 치렀다. 연예인으로 데뷔하면 다행이지만, 데뷔하지 못하고 프로그램의 희생양이 되는 연습생들을 보호할 장치는 어디에도 없다.

노 머시는 10일 오후 11시 첫 방송된다.

이은지 기자 rickonbge@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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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ickonbge@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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