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4년 빛낸 막장 캐릭터 끝판왕은?

2014년 빛낸 막장 캐릭터 끝판왕은?

기사승인 2014-12-09 14:44:55

욕 하면서도 계속 보게 되는 중독성 있는 드라마. 흔히 ‘막장 드라마’라고 한다. 불륜과 출생의 비밀, 기억 상실증은 기본이고 온갖 황당한 설정을 바탕으로 현실 세계에서 도저히 일어날 것 같지 않은 자극적인 스토리를 그려낸다.

2007년 막장 드라마의 시초 SBS ‘조강지처클럽’이 선풍적인 인기를 모으며 2008년 ‘아내의 유혹’, ‘천사의 유혹’ ‘아내가 돌아왔다’ 등의 막장 드라마들이 만들어졌다. ‘막장’이 한 장르로까지 자리 잡은 것이다.

시청자들은 “저게 말이 되나” “피가 거꾸로 솟는다”며 뒷목을 잡지만, 묘하게 끌리는 매력에 시청률은 어느 정도 보장된다. ‘시청률의 제왕’ 노릇을 할 때도 있다.

특히 막장 드라마엔 막장 갑(甲) 캐릭터가 따라온다. ‘아내의 유혹’의 민소희(장서희)가 대표적이다. 얼굴에 점을 찍고 천연덕스럽게 다른 사람인 척 하는 민소희는 막장 캐릭터의 정점을 찍었다. 그리고 2014년엔 그 민소희는 저리가라 할 정도로 막장 캐릭터들이 풍성했다.

2014년을 달궜던 ‘막장 중의 막장’ 캐릭터 TOP3를 꼽아봤다.

△3위. “질 수 없다, 뭐든 다 한다” KBS2 ‘뻐꾸기 둥지’ 이채영



‘뻐꾸기 둥지’의 단독 주연은 ‘아내의 유혹’에서 민소희로 열연했던 장서희다. 그러나 드라마 방영 후 더 관심을 끈 건 이화영 역의 이채영이다. 복수의 화신으로 변신해 밑도 끝도 없는 악함을 보여줬다.

오빠를 배신하고 죽음으로 밀어 넣은 주인공 백연희(장서희)의 대리모가 돼 철저한 복수를 꿈꾸며 악행을 거듭했다. 사기부터 유괴, 살인미수 등 복수하기 위해 물불을 가리지 않았다. 흰자위를 희번덕 거리는 것은 기본이고 심지어 난자 바꿔치기까지 할 정도였다. 자신이 저지른 악행에는 죄책감을 갖지 않는 자신 밖에 모르는 ‘막장’ 캐릭터였다.

△2위. “가진 거라곤 예쁜 얼굴 뿐” KBS2 ‘왕가네 식구들’ 오현경



50%가 넘는 높은 시청률을 기록한 ‘왕가네 식구들’은 비난도 끊이지 않았다. 막장 전개로 시청자들의 욕을 먹어야 했다. 그 중심에는 장녀 왕수박(오현경)이 있었다. 복장을 터지게 만드는 주역이었다. 예쁜 얼굴을 내세우며 안하무인 태도는 기본이다. 어려서부터 엄마의 사랑을 독차지 하며 귀하게 자랐기 때문이다. 특히 결혼 후 남편이 사업에 실패해 택배 기사로 전락하자 불륜을 저질렀다. 심지어 자식에 대한 모성애도 없었다.

그러면서 전 남편이 첫사랑과 재혼하려고 하자 남편의 마음을 돌리려 애를 썼다. 드라마가 종영에 이르자 갑자기 개과천선해 막장의 정점을 찍었다.

△1위. 막장의 끝판왕 MBC ‘왔다! 장보리’ 이유리



‘왔다! 장보리’를 ‘왔다! 연민정’으로 제목을 바꿔도 될 만큼 서브주연 이유리는 대단했다. 주인공 오연서(장보리)보다 더 주목을 받을 정도로 연민정 신드롬으로 올 여름은 뜨거웠다. 오죽하면 ‘아내의 유혹’ 민소희보다 더 지독했다고 평가받는 정도다. 연민정으로 치고 오른 이유리는 ‘국민 악녀’라는 칭호를 얻는 것은 물론이고 각종 예능, 광고 등에 출연하면서 최고의 주가를 올리고 있다.

연민정이 저지른 막장 행각을 알아보자. 자신의 이익을 위해서라면 무엇이든 한다. 가난한 엄마와 자신의 친딸을 버리는 등 패륜까지 서슴지 않는다. 실제 연민정이 저지른 짓은 전과 5범에 해당하는 범죄다.

법무부 공식 블로그에는 지난 10월 초 ‘왔다 장보리 속 연민정의 범죄는?’이라는 제목의 글을 통해 극중 연민정이 저지른 악행에 대한 죄목을 일목요연하게 소개하기도 했다. 혼인 취소, 재물 손괴죄, 주민 등록법 위반, 국외이송을 위한 약취·유윈죄 교사, 살인미수죄에 해당하는 막장 행각을 벌였다.

그럼에도 연민정은 말한다. “나보다 더 열심히 산 사람 있으면 나와 보라고 해!”라고 외칠 정도다. 독보적인 막장 캐릭터가 될 수밖에 없는 명백한 이유다.

이혜리 기자 hye@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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