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4 가요 결산①] 서태지부터 신해철, 엑소까지… 희비극 교차한 올해 가요계

[2014 가요 결산①] 서태지부터 신해철, 엑소까지… 희비극 교차한 올해 가요계

기사승인 2014-12-15 16:24:55

올해 가요계는 다양한 음악이 선전한 만큼 다양한 소식이 잇따랐다. 오랜 만에 보는 뮤지션들의 컴백부터 우리 곁을 영원히 떠난 가수들까지. 5년 만에 돌아온 서태지, 12년 만에 돌아온 god를 향한 하늘색 풍선 물결과 마왕 신해철을 떠나보내는 하얀 조화가 교차했다. 아이돌 그룹들의 소송들이 잇따르는가 하면 핑크빛 열애 소식이 연달아 터졌다.

◇ 서태지 컴백… 줄줄이 돌아오는 ‘오빠’들의 귀환

서태지(본명 정현철·42)는 5년 만에 9집 정규앨범 ‘콰이어트 나이트(Quiet night)’를 내놨다. 결혼하고 나서 처음으로 낸 앨범은 이전보다 대중적이었고, 아이유와의 협업으로 시선을 끌었다. 자신의 딸을 모티브로 앨범을 작업했다는 ‘아빠’ 서태지의 모습은 어느 때보다 화제를 모았다.

god의 컴백도 많은 관심을 받았다. 아이돌 일색인 가요계에 돌아온 원조 아이돌 그룹은 12년 만에
기록적인 활동을 펼쳤다. 배우로 활동하던 윤계상(35)이 합류하며 ‘완전체’가 된 god는 8집 ‘챕터 8’로 각종 음원차트 1위를 차지했으며, 콘서트마다 매진기록을 세웠다.

임창정(41), 이승환(49), 김동률(40), 토이(43·유희열)의 귀환도 환호를 받았다. 김동률의 앨범 ‘동행’은 음원차트를 넘어 오프라인 매장까지 위력을 떨쳤다. 토이는 이적, 성시경, 악동뮤지션, 빈지노 등 다양한 뮤지션들과 함께한 ‘다 카포’ 앨범으로 “역시 유희열”이라는 찬사를 들었다.


◇ 신해철·레이디스코드… 우리 곁을 떠난 그들

지난 10월 27일 가요계에 충격적인 소식이 날아들었다. 한국 대중음악계에 큰 획을 그은 ‘마왕’ 신해철(46)의 죽음이었다. ‘무한궤도’로 데뷔해 밴드 넥스트를 결성, 음악뿐만 아니라 소신 있는 발언으로 정치·사회 등 다양한 분야에 영향력을 끼친 인물이었기에 모두가 안타까움을 금치 못했다. 더욱이 사인이 의료사고였다는 국립과학수사연구원의 의견이 더해지며 탄식은 더욱 커졌다.

고인이 생전에 기획했던 넥스트의 공연은 오는 27일 예정대로 서울 안암동 고려대 화정체육관에서 개최된다. 당초 31일로 예정됐다가 앞당겨졌다. 공연은 고인이 생전 애착을 갖고 준비하던 무대인만큼 추모 분위기가 될 것이라는 게 소속사인 KCA엔터테인먼트의 설명이다.

레이디스코드의 리세·은비의 죽음도 충격과 안타까움을 던졌다. 두 사람은 지난 9월 3일 오전 1시 32분 영동고속도로 신갈분기점 부근 2차로에서 차량사고로 숨졌다. 리세는 22세, 은비는 고작 21세였다. 이밖에도 그룹 쿨 출신 가수 유채영(41)이 위암으로 세상을 떠났으며 어린 나이에 가수로 활동했던 죠앤(28)은 미국에서 교통사고로 사망했다.

◇ 잔혹한 4월… 가요계 덮친 세월호 물결

4월 16일 참혹한 소식이 대한민국을 덮쳤다. 전남 진도 앞바다에서 여객선 세월호가 침몰해 탑승인원 476명 중 295명이 사망하고 9명이 실종됐다. 전 국민이 안타까운 소식 앞에 슬퍼하는 가운데 가요계도 애도에 동참했다. 4월 컴백 예정이던 가수들이 모두 앨범 출시를 5~6월로 미뤘다. 전국적으로 음악행사와 축제가 중단됐다. 그러나 일부 지방자치단체가 개최를 강행한 몇몇 행사 주최 측에게 “행사를 취소하라”고 압력을 넣는 ‘강제 애도’ 논란도 일었다.


◇ 소송으로 얼룩진 아이돌 그룹 잔혹사… 엑소부터 B.A.P까지, 메건리에 길건·문준영까지

5월 15일은 스승의 날이지만 엑소의 멤버 크리스(24·본명 우이판)에게는 반란(?)의 날이기도 했다. 크리스는 소속사인 SM엔터테인먼트를 상대로 서울중앙지방법원에 전속계약부존재확인소송을 제기하고 엑소를 탈퇴하겠다는 의사를 밝혔다. 10월 엑소의 멤버 루한(24)도 같은 소송을 제기하고 탈퇴했다. 이 사건으로 한·중·일을 아우르던 그룹 엑소는 큰 타격을 입었다. 중국에서의 입지가 흔들렸고, 시끄러운 그룹이라는 오명을 떠안았다. 현재 탈퇴한 두 사람은 중국에서 배우로 활동 중이다.

TS엔터테인먼트 소속의 그룹 B.A.P는 지난달 28일 소속사를 상대로 전속계약무효확인 및 부당이득 반환청구 소송을 제기했다. 노동량만큼 대가가 지급되지 않았다는 것. 이들은 지난 3년간 510회의 크고 작은 국내외 일정을 소화했으나 멤버들에게는 1700여만원씩만 지급됐다고 주장했다. 정확한 정산 내역은 소속사가 공개하지 않았으며, 지친 멤버들의 건강을 무시하고 스케줄을 강행하는 등 소속사와의 신뢰도가 떨어져 더 이상 계약 내용을 이행할 수 없는 지경에 이르렀다고 B.A.P 측은 주장했다.

이외에도 가수 메건리(19)와 길건(35)이 소속사인 소울샵엔터테인먼트를 상대로 지난 11월 전속계약효력이의소송을 제기했다. 그룹 제국의 아이들 소속 문준영(26)은 SNS를 통해 회사의 정산금액에 대해 이의를 제기했으나 회사와의 전격 합의로 소송으로 번지는 것은 막았다. 그룹 소녀시대의 제시카(25)는 지난 10월 탈퇴했다. 탈퇴 과정에서 매끄럽지 못한 공식입장 표명, 사업 전개 등이 뒷말을 낳았다.


◇ 박봄 마약 밀수? 줄줄이 터지는 가요계 마약사건

7월에는 그룹 2NE1의 멤버 박봄(30)이 마약류인 암페타민을 다량 밀수하다 적발된 사건이 뒤늦게 보도됐다. 박봄은 2010년 10월 12일 국제특송 우편을 통해 암페타민 82정을 미국에서 밀수입하다 인천국제공항세관에 적발돼 검찰의 내사까지 받았다. 하지만 검찰은 박봄을 입건유예 처리해 특혜 의혹까지 불거졌다. 박봄은 “자숙하겠다”고 했지만 마약밀수 사건이 2NE1활동 당시였던 데다, 보도 이후에도 끊임없이 해외 콘서트 스케줄을 소화한 것이 알려져 빈축을 샀다.

가수 이센스(본명 강민호·27)도 지난달 인터넷 등을 통해 대마초를 구입해 피운 혐의로 입건돼 조사를 받았다. 그는 2012년에도 같은 혐의로 기소돼 징역 1년 2월에 집행유예 2년 판결을 받았다. 또 가수 조덕배(55)는 지난 9월 승용차 안에서 대마 2g을 종이에 말아 피운 혐의로 기소돼 징역 10월과 추징금 130만원을 선고받았다. 가수 범키(본명 권기범·30)는 지난 10월 말 마약류관리법 위반 혐의로 구속기소됐다. 검찰은 마약사건을 수사하는 과정에서 범키가 지인에게 향정신성의약품을 건넨 정황을 포착했다. 하지만 범키는 혐의를 부인했고, 법원은 “증거인멸과 도주 우려가 있다”며 구속영장을 발부했다.

◇ 오디션 프로그램 기사회생… ‘슈퍼스타 K6’부터 ‘K팝스타’까지

산소호흡기만 꽂고 있던 오디션 프로그램들이 올해는 겨우 체면치레를 했다. 곽진언, 김필 등을 낳은 ‘슈퍼스타 K6’는 화제조차 되지 못한 이전 5시즌과 달리 실력파 도전자들로 관심을 모았다. ‘슈퍼스타 K6’ 결승전 시청률(TNMS 기준)은 4.195%로 지난 시즌 시청률 1.777%보다 2배 이상 높았다. ‘슈퍼스타 K6’의 공식 SNS에서 공개된 결승전 무대의 풀 버전 영상은 누적 조회수가 현재까지 6000만여건이다.

‘K팝스타 4’도 도전자 이진아(24) 덕분에 시작부터 화제를 낳았다. 독특한 목소리와 감성 넘치는 자작곡으로 무장한 이진아는 심사위원들의 찬사를 받으며 매회 각종 음원사이트 상위권을 차지했다.
그러나 애초부터 K팝 시장을 부흥시킬 아이돌을 뽑겠다는 ‘K팝스타’의 프로그램 취지를 생각하면 이진아의 선전은 다소 의외라는 의견도 있다.


◇ 열애, 열애, 열애… 연애 안 하는 아이돌 누구야?

1월 1일부터 소녀시대 윤아(24)와 가수 이승기(27)의 열애 소식이 전해졌다. 뿐만 아니다. 소녀시대는 티파니(25)와 2PM 닉쿤(26), 수영(24)과 배우 정경호(31), 효연(25)과 일반인 남자친구의 연애 소식이 계속 이어졌다. 6월에는 소녀시대의 태연(25)과 엑소의 백현(23)이 열애를 인정하며 큰 화제가 됐다.

7월에는 걸스데이 민아(21)와 축구선수 손흥민(22)의 열애 소식이 알려졌지만 곧 결별하며 아쉬움을 안겼다. 걸그룹 에프엑스의 설리(20)는 다이나믹듀오 최자(34)와 연인 사이임을 밝혀 14세라는 나이차이로 놀라움을 더했다. 그룹 슈퍼주니어의 성민(28)은 9월 뮤지컬배우 김사은(29)과 열애를 인정했으며 지난 13일 결혼에 골인해 첫 현역 유부남 아이돌의 타이틀을 획득했다.

이은지 기자 rickonbge@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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