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화 주인공 배재철이 본 영화 ‘더 테너’ 그리고 유지태

실화 주인공 배재철이 본 영화 ‘더 테너’ 그리고 유지태

기사승인 2014-12-18 18:25:55

영화 ‘더 테너: 리리코 스핀토’(감독 김상만)는 촬영에만 3년이 걸렸다. 기획부터 영화가 완성되기까지 걸린 시간은 무려 6년이다. 사후인물이 아닌 실존인물을 다뤘기에 몇 배로 힘들 수밖에 없었다. 어쩌면 세상에서 잊혀질 뻔한 이야기를 영화화 해 성악가 배재철을 다시 한 번 기억하게 만들었다.

배씨는 18일 서울 광진구 아치산로 롯데시네마 건대입구점에서 열린 시사회에서 “‘내가 정말 멋있는 걸 하고 있는 사람이구나’라는 생각이 들었다”며 “내 이야기를 영화로 만드는데 큰 공을 세워준 배우들에게 고맙다”고 말했다. 이어 “음악과 영상이 조화롭게 어우러진 것 같다”며 “한 폭의 그림으로 표현한 자체가 놀랍다”고 했다.

영화는 천재 테너 배재철(유지태)이 갑상선암으로 목소리를 잃게 된 후 친구이자 매니저 사와다(이세야 유스케), 아내(차예련)와 역경을 딛고 일어나는 이야기를 그렸다. 성악가 배재철의 실화를 바탕으로 화려한 오페라 무대와 음악이 어우러져 감동을 줬다.

유지태는 이번 역할을 위해 1년 간 매일 4시간 동안 성악 레슨을 받았다. 그는 “배재철 선생의 목소리를 잃기 전과 후를 구분한다”며 “음량, 음역 등을 세심하게 표현하기 위해 최선을 다했다”고 설명했다. 배씨는 “노래를 할 수 있는 사람과 모르는 사람은 확실히 차이가 난다”며 “당연히 영화 속에서 어색할 수 있는데 무대에서 (유지태씨는) 노래하는 사람의 형태를 잘 표현했다”고 칭찬했다.

연출을 맡은 김상만 감독은 실화를 손상시키지 않는데 주안점을 뒀다. 최대한 있는 그대로 담으려고 노력한 것이다. 영화 속 음악은 1차적으로 배씨가 남겨 둔 음원을 최대한 활용했다. 여기에 약간의 뮤지컬 요소가 가미된 음악 영화를 만들고 싶은 욕심도 있었다.

김 감독은 “배재철 선생이 겪었던 좌절과 고통 그리고 극복하는 과정 자체가 감동을 줬다”며 “선생님 이야기를 다룬 다큐멘터리를 보고 느꼈던 감동을 영화로 바로 옮기고 싶었다. 개인적으로 음악 영화 연출을 하고 싶은 욕심이 합쳐져서 만들게 된 것”이라고 밝혔다.

배씨는 “보통 살아있는 사람의 이야기를 그리는 게 힘들다는 걸 안다. 어떻게 표현하느냐에 따라 좋게 혹은 나쁘게 보여 질 수 있지 않냐”며 “예술가들의 삶은 무대 위와 밖에서 많이 다르다. 그런 디테일을 잘 표현한 것 같다”고 고마워했다.

더 테너는 지난 6월 상하이국제영화제부터 부산국제영화제, 금마장국제영화제 등 아시아 3대 영화제에서 호평을 받았다. 최근 제43회 베오그라드 국제영화제에도 초청됐다. 유지태는 “이 작품에 자긍심을 갖고 있다”며 “오랜 기간 동안 열정을 바친 영화다. 영화 속 진심어린 우정, 사랑이라는 메시지가 관객들에게 잘 전달됐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최지윤 기자 jyc89@kmib.co.kr
최지윤 기자 기자
jyc89@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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