땅콩회항 사건으로 구속된 조현아(40) 전 대한항공 부사장 측이 영장실질심사에서 “사무장에게 ‘내려라’고 말했을 때 비행기가 이동중인 걸 인식하지 못했다”고 주장한 것으로 알려졌다.

조 전 부사장 변호인은 30일 서울서부지법에서 열린 영장심사에서 “사건 당시 비행기는 23초 동안 불과 17m가량을 움직였다”며 “조 전 부사장이 흥분한 상태였기 때문에 비행기가 이동 중인 사실을 몰랐을 수 있다”고 말했다.

당시 폭언·폭행을 당한 박창진(41) 사무장이 기내 전화로 “승객 문제로 비행기를 탑승구로 돌려야 한다”고 알리자 기장은 아무런 이의 없이 관제탑에 통보하고 기수를 돌린 것으로 알려졌다.

검찰이 확보한 대한항공 항공기와 뉴욕 JFK 공항 간 교신 기록에 따르면 기장은 박 사무장의 리턴요구를 받은 직후인 5일 0시55분(현지 시간) 공항 관제탑에 “객실 상황으로 게이트로 돌아가야 한다”고 알리고 오전 1시10분 탑승구로 돌아갔다.

기장은 검찰에서 “기내에선 박창진 사무장과 통신했을 뿐 조 전 부사장과 직접 통신을 주고받지 않았다”고 진술했다.

최지윤 기자 jyc89@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