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주의 쿡기자] 치를 떨게 한 ‘슈퍼 갑질’만 모았다… ‘갑질민국 5대 사건’

[금주의 쿡기자] 치를 떨게 한 ‘슈퍼 갑질’만 모았다… ‘갑질민국 5대 사건’

기사승인 2015-01-10 13:00:55

[친절한 쿡기자] ‘갑질’ ‘갑의 횡포’ ‘슈퍼갑’ 등 2년 전부터 ‘갑(甲)’이란 단어가 인터넷에 자주 오르고 있습니다. ‘갑질’이란 갑을관계에서 권력의 우위에 있는 자가 상대적 약자에게 행하는 비상식적이거나 부당한 행위를 통칭하는 말이죠.

갑질은 지금도 우리 주위 도처에서 누군가에게 가해지고 있습니다. 지위가 높지 않더라도 ‘소비자는 왕’이라는 미명하에 행패를 부리는 사람들이 많기 때문인데요, 이번에 터져 나온 ‘백화점 모녀’ 사건도 이러한 사회분위기의 연장선에 있는 것이죠.

대한민국에서 벌어진 굵직한 ‘갑질 사건’을 5건을 꼽아봤습니다. 그 갑들은 어디서 무엇을 하고 있을까요?

▲라면 상무 사건 = ‘갑의 횡포’ 논란을 공론화시킨 첫 번째 사건은 2013년 4월 일어난 ‘라면 상무’ 사건입니다.

당시 포스코에너지에 다니던 A상무는 대한항공 여객기를 타고 출장을 가던 중 기내식 서비스에 불만을 표했습니다. “밥이 설었다”며 라면을 끓여오게 하고 라면을 가져오면 “덜 익었다” “너무 짜다”며 계속 퇴짜를 놓았습니다. 결국에는 “너 왜 라면 안줘? 나 무시해?”라고 말하며 손에 들고 있던 잡지책으로 승무원의 눈두덩을 때렸습니다.

승무원은 로스앤젤레스 공항에 도착한 뒤 현지 경찰에 피해 사실을 알렸고 A상무는 LA공항에서 입국을 못하고 그대로 귀국했습니다.

포스코에너지는 파문이 걷잡을 없이 커지자 즉각 사과문을 발표하고 해당 임원을 보직 해임했습니다.

▲ 남양유업 사태 = 2013년 5월 남양유업의 한 영업사원이 대리점주를 상대로 막말과 욕설을 퍼부은 음성 파일이 인터넷에 공개돼 논란이 됐습니다. 이른바 ‘조폭우유 사건’입니다.

당시 남양유업 영업사원은 대리점주에게 “물건 못받는다고? 그딴 소리하지 말고 알아서 해. 죽여버린다. 진짜. 씨X 그럼 빨리 넘기던가. 씨X 잔인하게 해줄게 내가. 핸드폰 꺼져 있거나 하면 알아서 해. 망해라고요 XXXX아”라고 욕설을 내뱉었습니다.

남양유업 사태는 ‘갑의 횡포’ 논란을 주요 사회 의제로 올려놓는 계기가 됩니다. 이후 밀어내기식 강매 등이 추가로 드러나면서 남양유업은 나쁜 기업의 대명사가 됐습니다.

남양유업 임직원들은 고개를 숙이며 대국민 사과를 했습니다. 사과문에서 “이러한 사태가 재발하지 않도록 임직원들의 인성교육시스템을 재편하고 대리점 관련 영업환경 전반에 대해 자세히 조사해 철저하게 조치하도록 하겠다”고 밝혔습니다. 폭언을 한 직원은 사표를 내고 퇴사했네요.

남양유업은 지금까지 실적부진에 시달리고 있습니다. 논란이 불거진 당해의 남양유업 영업손실은 174억5000만원으로 2012년 영업이익 637억3000만원과 대비해 큰 폭으로 적자 전환했습니다.

▲윤창중 성추행(윤그랩) 사건 = 2013년 5월엔 윤창중 청와대 대변인의 박근혜 대통령 미국 방문 수행 중 대사관 인턴을 성추행했다가 경질되는 사건도 발생했습니다.

당시 피해를 당했던 대사관 인턴은 윤창중 전 대변인이 “허락 없이 엉덩이를 ‘움켜쥐듯 만졌다’(grab)”고 진술했죠. 이후 인터넷에서 ‘윤그랩’으로 불리게 된 윤창중은 각종 패러디의 주인공으로 등장하는 등 조롱받았습니다.

이 사건은 외교적 문제로 비화될 뻔 하기도 했습니다. 철저한 진상 규명과 신속한 사법처리 등을 요구하는 목소리가 터져 나왔으나, 2년이 다되도록 수사 및 처벌에 큰 진전이 없는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사건을 맡은 워싱턴DC 메트로폴리탄 경찰청과 연방검찰은 수사 진행 상황에 대해 침묵하고 있습니다. 미국 당국이 국제법상 면책특권을 적용할 수 있는지를 검토하고 있다는 이야기도 나옵니다.

▲ 대한항공 조현아 전 부사장 ‘땅콩 리턴’ 사건 = 조현아 전 부사장은 지난해 12월 5일(현지시간) 미국 뉴욕 JFK공항에서 인천으로 가는 KE086 항공기가 이륙을 위해 활주로를 향하던 중 승무원이 땅콩 등 견과류를 그릇에 담아 내오지 않고 봉지 째 내오자 승무원과 책임 승무원인 사무장에게 폭언했습니다. 특히 조 전 부사장은 분에 못 이겨 사무장에게 “내려”라고 말해 ‘램프 리턴’을 하게했습니다.

조 전 부사장과 대한항공의 갑질은 여기서 그치지 않았습니다. 대한항공은 ‘땅콩 리턴’ 사태가 외부로 유출된 경위를 알아내기 위해 승무원들의 휴대전화 메신저를 검열하는 등 입단속을 시킨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또한 외부에서 문의가 올 경우 ‘이번 사태가 해당 사무장의 자질이 부족해 벌어진 일이라고 답하라’는 메시지를 일괄적으로 보내기도 했습니다.

검찰은 조 전 부사장에 대해 항공보안법의 항공기항로변경 혐의 등을 적용해 7일 구속 기소했습니다. 또 검찰 수사가 시작되자 컴퓨터 교체와 기록 삭제 등 증거인멸을 주도하고 관련 승무원들에게 거짓 진술을 강요한 혐의(증거인멸 등)로 대한항공 객실담당 여아무개 상무를 기소했습니다. 검찰은 대한항공 출신으로 강제 회항 사건 조사 내용을 여 상무에게 알려준 혐의(공무상 비밀누설)로 구속된 국토교통부 김아무개 조사관도 함께 기소했습니다.

검찰은 조 전 부사장을 불러 지난 5일 뉴욕발 대한항공 KE086편에서 사무장을 강제로 내리게 하고 승무원들에게 폭력을 행사했는지를 확인할 방침입니다.

▲백화점 모녀 사건 = 최근 경기도 부천 현대백화점 지하주차장에서 주차요원의 무릎을 꿇리는 등 행패를 부린 모녀의 ‘갑질 논란’이 확산되고 있습니다.

현대백화점 측에 따르면 체어맨 승용차가 차량 2대를 세울 수 있는 공간에 정차하자 해당 주차요원이 차량을 이동해줄 것을 요구했습니다. 차량이 움직이지 않자 뒤에서 주먹질을 했고, 차 안에서 이를 본 여성이 화를 냈습니다. 또 때 마침 쇼핑을 마치고 온 딸이 나타나 주차요원을 불러 무릎을 꿇게 하고 욕설을 했습니다. 주차요원은 ‘잘못했다’고 빌었고, 화가 풀리지 않는 모녀는 다른 3명의 주차요원도 함께 무릎을 꿇도록 했습니다.

치욕을 당한 주차요원은 주차협력업체에 “잘못했다”고 사과한 뒤 사표를 내고 일을 그만뒀다고 하네요.

경기 부천 원미경찰서는 6일 현대백화점 중동점 아르바이트 주차요원 3명을 참고인 신분으로 불러 조사했습니다. 그러나 당사자 주차요원은 연락이 닿지 않아 조사하지 못했습니다. 경찰조사에서 주차요원들은 “모녀로부터 폭행을 당했다”고 진술했습니다. 모녀를 처벌해 달라는 의사도 밝혔습니다. 그러나 모녀는 폭행 혐의를 적극 부인하고 있습니다.

경찰은 주차요원들의 주장이 사실로 확인되면 폭행 혐의를 적용할 수 있을 것으로 보고 다음 주쯤 모녀 중 어머니를 먼저 소환해 자세한 경위를 조사할 계획입니다.




위메프의 무지…“‘갑질’ 정도가 아니라 ‘위법’입니다”


유명 소셜커머스 위메프가 도마 위에 올랐습니다. 위메프는 지난해 12월 채용한 지역 영업직 사원 11명을 2주 간 정직원과 다름 없이 일을 시킨 뒤 전원 해고했습니다.

이들 수습사원은 음식점과 미용실 등을 돌며 위메프 딜(deal) 계약을 따는 업무를 했습니다. 하루 14시간 정도 근무하는 날도 많았고, 실제 계약으로 이어진 경우도 많았다고 합니다. 위메프는 전원 해고 소식이 인터넷에 알려지며 파문이 커지자 다시 ‘전원 합격’ 조치했습니다.

이에 대해 언론을 포함한 여기저기서 ‘갑질’이라고 표현합니다. 하지만 위메프가 한 건 단순히 ‘갑질’을 넘어섭니다. 엄연한 ‘위법’입니다.

수습사원도 사원입니다. ‘임금을 목적으로 사업이나 사업장에 근로를 제공하는 자’입니다. 즉, 근로기준법에서 정하고 있는 ‘근로자’(제2조 1항)입니다. 이들에겐 보통 사원 성격 외에 정식채용 즉, 확정적 근로계약의 체결 후에 직무수행이나 적응능력 등을 키워주기 위한 일정기간 작업·일을 숙달시킨다는 이유로 ‘수습’이란 표현이 따라 붙는 것입니다.

어쨌든 근로자이기 때문에 근로자에게 적용되는 모든 법률적 규정들이 같이 적용되는 것이 원칙입니다. 다만 수습 중인 근로자는 예고해고의 적용에선 예외(제35조 5항)입니다.

또 근로계약서 등에 근거해 임금 등 일부 조건에 대해서는 정식근로자와 약간의 차등을 둘 수 있으며, 최저임금의 적요에서도 일반근로자에 비해 10%를 감액해서 정할 수 있습니다. 이런 수습기간 동안 임금의 불이익을 보정하기 위해 예외적으로 평균임금 산정기간에 포함하지 않도록 근로기준법시행령(제2조 제1항 제1호)에서 정하고 있습니다.

해고를 미리 알려줄 필요가 없다는 게 막 잘라도 된다는 의미가 아닙니다. 사용자는 근로자에게 ‘정당한 이유’ 없이 해고, 휴직, 정직, 전직, 감봉, 그 밖의 징벌(懲罰)을 할 수 없습니다(23조 1항). 한다면, 이게 바로 ‘부당해고’입니다.

여기서 부딪히는 문제가 바로 ‘정당한 이유’입니다. 주관적인 표현이기 때문입니다. 그러나 누가 봐도 정당하려면 객관적이어야 하겠죠.

한 노무사는 쿠키뉴스와의 통화에서 “법에서 말한 ‘정당한 이유’는 일단 수습사원들에게 객관적인 평가기준이 제시돼야 함을 전제로 한다”며 “직무수행, 근태, 비위행위 등의 기준을 구체적으로 먼저 알려야 하고, 이에 미달돼 채용하지 않을 때도 이 역시 ‘객관적 근거’에 따라 설명해줘야 한다”고 말했습니다.

단순히 “당신은 우리 회사와 안 맞는 것 같다” “우리가 원하는 만큼의 능력을 보여주지 못했다” “우린 더 뛰어난 사원을 원한다”는 식으로 알리는 건 ‘정당한 이유’가 아니라고 합니다.

현재까지 나온 내용에 따르면 위메프가 수습사원 전원에게 ‘정당한 이유’를 제시한 것으로 보이지 않습니다.

주변 곳곳에서 제2, 제3의 위메프가 많이 있습니다. 위메프 역시 과거부터 이런 행태를 되풀이 해왔다는 경험담이 나오고 있습니다.

노무사는 가장 큰 이유로 “사람들이 잘 몰라서”라고 말했습니다. 그는 “노무 일을 하다보면 국내 사업주의 70~80%가 수습은 쉽게 해고해도 되는 걸로 알고 있는 것 같다. 일반 사원과 수습사원을 다른 개념으로 본다. 수습사원들도 마찬가지이다. 생각보다 모르는 사람들이 많다”며 “(수습도 일반 사원과 같다는 걸) 모르는 사람들이 많다 보니 사업주가 이런 행위를 해도 이의제기가 이뤄지지 않는다. 그러다보니 악순환이 이어지는 것”이라고 설명했습니다.

다시 한 번 말합니다. 회사가 수습 기간 동안만 ‘쪽 빨아먹고’ 객관적인 근거 없이 채용 안 하면 그건 그저 ‘갑질’이 아니라 ‘위법’입니다. 수습사원 여러분, ‘수습’이란 말에 신경쓰지 마세요. 당신들은 인턴도 아닌 근로기준법이 정하는 ‘근로자’입니다.




방송 끝나도 뜨거운 ‘토토가’ 여운… “아빠가 왜 가요무대 보는지 알겠네”


아마 김태호 PD도 예상하지 못했을 겁니다. ‘토토가’의 여운이 이렇게 진할 거라고요.

시청자들의 시간을 1990년대로 돌려놓았던 MBC ‘무한도전-토요일 토요일은 가수다’ 특집이 지난 3일 막을 내렸습니다. 가수 섭외부터 화제였던 ‘토토가’ 특집은 본 공연이 공개되면서 절정에 이르렀습니다. 1부는 19.8%, 2부는 22.2%의 시청률을 기록했죠. 2부의 순간 시청률은 무려 35.9%까지 치솟았습니다.

김건모, 소찬휘, 엄정화, 지누션, 이정현, 터보, S.E.S, 조성모, 김현정, 쿨 등 1990년대를 대표하는 가수들의 ‘그때 그 모습’은 반가움을 넘어 뭉클했습니다. 어떤 가수는 너무 그대로여서, 누구는 세월이 흘렀음을 느낄 수 있어서 가슴 한 구석이 찌르르 했죠. TV 앞에 앉아있는 내 모습은 어떨까 생각하니 웃고 있는데 눈물이 날 것 같기도 했고요.

시간여행의 여운은 방송이 끝난 지 이틀이 지났는데도 여전합니다. 각종 온라인 커뮤니티에선 ‘토토가’ 수다가 끊이지 않습니다. “유물을 발견했다”며 쿨, 핑클, S.E.S의 카세트테이프 사진을 공개한 네티즌도 있습니다. ‘토토가를 올바르게 시청하는 방법’이라며 뚱뚱이 텔레비전으로 방송을 보는 모습을 찍어 올린 네티즌까지 등장했습니다. 시즌2를 제작한다면 어떤 가수가 나오면 좋을지 토론을 벌이는 광경도 쉽게 찾을 수 있었습니다.

음원차트 역주행도 계속됩니다. 김건모의 ‘잘못된 만남’은 벅스, 소리바다, 네이버, 다음 음원사이트에서 일간차트 1위를 기록했습니다. 엄정화의 ‘포이즌’도 지니, 올레뮤직에서 일간차트 정상을 차지했습니다.

터보의 ‘러브 이즈’나 ‘화이트 러브’는 지지난주 음원차트를 휩쓸더니 여전히 상위권을 유지하고 있습니다. 쿨의 ‘애상’, 김현정의 ‘그녀와의 이별’ 등도 인기입니다. 네이버 TV캐스트에선 ‘토토가’ 본 공연을 가수별로 편집한 영상이 수십만 건의 조회수를 기록 중입니다. 유튜브에선 출연 가수들의 옛날 뮤직비디오까지 다시 화제입니다.

수많은 ‘토토가’ 후기 중에 눈에 띄는 글이 있더군요. “아버지가 왜 가요무대 보는지 알겠다.” 네티즌들은 “공감되는데 슬프네” “‘토토가’ 즐기면 나이 먹은 건가” “부정할 수 없다”라고 씁쓸해했는데요. 추억여행에 흠뻑 젖어든 네티즌들의 면면을 살펴보니 나이 먹는 게 서글픈 일만은 아니란 생각이 듭니다. ‘토토가’가 남긴 건 1990년대의 추억만이 아니었습니다. 흘러갔기에 더 아름다운 ‘찬란한 시절’이 우리에게도 있었다는 사실도 되새기게 됐습니다.




“1990년대 가요계만 찬란했다니요?” 20년 후에 두고 봅시다


“요즘 젊은이들은 이해할 수 없다”는 말은 꽤 역사가 깊은 말입니다. 기원전 2000년께의 이집트 피라미드 상형문자를 비롯해 4000년 전의 바빌로니아의 벽돌에도 이 말이 쓰여 있다고 하죠. 1990년대의 가요를 회상한 무한도전 ‘토토가’를 보며 이 말이 생각났습니다. 가요계를 힐난하는 “요즘 가요는 깊이가 없다”라는 말입니다.

1990년대 댄스가요가 범람하며 가요시장의 황금기가 열렸습니다. 듀스, 서태지와 아이들 이후로 힙합 장르를 비롯한 전자 음악이 득세했고, 김건모가 유로비트, 레게 등을 접목한 댄스음악을 도입하며 가요시장의 판도가 크게 바뀌었죠. 가창력보다는 음악의 구성이 주목받았고, 서정적인 포크보다는 화려한 퍼포먼스가 시선을 사로잡았습니다.

동시에 “가요계가 망했다” “노래에 깊이가 없다” 같은 말도 함께 범람했죠. 지금 생각해보면 댄스곡의 흥행은 당연한 일이었습니다. 30대 이후가 주 타겟이었던 대중음악 시장은 1990년대 초반까지도 10~20대에게는 상당히 불친절했죠. 기성세대를 비판하는 노랫말과 화려한 패션, 번쩍이는 조명과 신나는 리듬은 그때까지 대중음악이 외면해왔던 젊은 세대에게 큰 환영을 받았습니다. 그러나 서구 음악을 한국에 섣부르게 가져왔다는 사대주의적인 시선과 소비 중심의 문화에 대해 비판적인 기성세대의 걱정 등이 뒤섞여 불가촉천민 같은 존재가 됐죠.

가요시장이 본격적인 아이돌 체제로 돌입하고 나서 편견은 더 심해졌습니다. H.O.T, 젝스키스 등 수많은 아이돌들은 ‘붕어’라는 굴욕적인 별명으로 불리며 립싱크 논란에 시달렸습니다. 팬들은 ‘빠순이’라는 이름의 ‘생각 없는 10대’ 프레임에 갇혔습니다. “작곡가들이 만들어준 천편일률적인 전자음악에 맞춰 입만 움직인다” “요즘 음악은 들을 것이 없다” “틀에 찍어낸 것 같다”는 말들은 당시의 ‘빠순이’들에게는 노이로제에 가까운 발언일 겁니다. 당시 H.O.T를 비롯한 많은 아이돌들이 자작곡이 담긴 앨범을 내며 이 같은 편견에 항변했지만 외면당했죠.

20년이 지난 지금 무한도전-토토가를 보며 SNS 반응을 찾아봤습니다. “요즘 음악에 비하면 그때 가요들은 향수를 불러일으키는 진짜 음악” “요즘 아이돌 음악에 찌든 귀가 토토가로 ‘힐링’된다” “그때 나온 명곡들을 생각하면 지금 가요계는 폐가”같은 반응이 꽤 많습니다. 재미있습니다. 그 당시에 박해받던 가요 청중들이 똑같은 프레임으로 ‘요즘 음악’을 폄하하고 있는 겁니다.

그래서 그 때의 ‘요즘 음악’들은 과연 한국 가요계를 망하게 했을까요? 아닙니다. 서구 음악을 흉내 내는 것에 불과하다던 댄스음악들은 이제 K팝이라는 이름으로 전 세계에 수출되고 있죠. 미국의 주류 음악 매거진인 롤링스톤즈는 현아의 ‘빨개요’ 뮤직비디오를 2014년 발표된 뮤직비디오 중 5위로 꼽았습니다. 현아가 ‘빨개요’를 발표했던 지난해 7월 국내의 “선정적이기 그지없다” “망조가 들었다”라던 반응들과는 상반된 결과죠.

그렇다면 지금보다 20년 후는 어떨까요. 아이를 업은 엑소 팬이 TV에서 어린 아이돌을 보며 “‘으르렁’이 진짜였지”라는 소리를 하고 있을 수도 있겠죠. 누군가는 지금의 가요들을 추억하며 “요즘 가요는 퇴보했다”는 이야기를 분명 할 겁니다. 그렇지만 아마 한국 가요계는 그때까지도 안 망하지 않을까요?




‘셀카’ 많이 찍으면 사이코패스?… 그렇다면 ‘셀카봉+SNS’ 빠진 한국인들은


페이스북과 트위터, 인스타그램 등 SNS에 타인 사진보다 본인의 셀카를 많이 올리는 남성들이 ‘자기 애착’(나르시스트)과 ‘반사회적인격장애’(사이코패스) 진단에서 평균보다 소폭 높은 수치를 기록했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습니다.

미국 오하이오주립대학교 커뮤니케이션학과 조사팀은 6일(현지시간) “셀카를 많이 찍는 사람의 자기애착 정도가 높을 것이란 점은 예측하기 쉬운 생각이지만 연구 결과로 입증된 것은 처음”이라고 설명했습니다.

18세~40세 남성 800명이 참여한 이번 조사는 SNS에 사진을 올리는 빈도에 대한 질문과 반사회성 및 자기 대상화에 관한 설문지 응답으로 진행됐습니다. 셀카를 많이 찍는 남성은 모두 정상 범위의 행동 수준을 보였습니다. 하지만 반사회적 성향을 나타내는 부분에서 평균보다 높은 점수를 얻었습니다. 수석 연구원인 제시 폭스 교수는 “셀카를 많이 찍는 남성이 나르시스트 또는 사이코패스라는 것을 의미하지는 않는다”고 강조했습니다.

연구팀은 셀카를 찍어 올리는 행위 외에도 여백을 잘라 내거나 각종 효과를 적용하는 등 사진을 수정하는 데 얼마나 많은 시간을 들이는가에 관해서도 조사했습니다. 사진 수정에 시간을 많이 투자하는 남성은 사이코패스 경향에선 낮은 상관관계를 보였으나 나르시스트 정도가 높은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나르시스트는 자기 도취형으로 자긍심이 강한 사람을 뜻합니다. 외모에 집중해 자기 자신을 평가하는 경향도 있습니다.

폭스 교수는 “사이코패스는 충동성이 주요 특성이기 때문에 수정에 시간을 쓰기보단 즉각 사진을 올리고 싶어한다”고 설명했습니다. 이어 여성들을 대상으로 같은 연구를 준비 중이며 이번과 동일한 결과가 나올 것으로 예상한다고 덧붙였습니다.

문득 지난해 최고의 히트상품으로 불린 ‘셀카봉’ 열풍이 떠올랐습니다. 다른 나라 못지않게 SNS에 빠져든 한국 모습도 떠오르고 말이죠.

글=김현섭 조현우 이은지 김민석 박상은 기자
정리=김민석 기자

독자와 기자, 우리 대화해요! 친절한 쿡기자의 트위터☞ twitter.com/kukinewsroom

김민석 기자 기자
ideaed@kmib.co.kr
김민석 기자 기자
이 기사 어떻게 생각하세요
  • 추천해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추천기사
많이 본 기사
오피니언
실시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