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수소 허브 도약의 기회…역대 최대 ‘H2 MEET 2024’ [가봤더니]

글로벌 수소 허브 도약의 기회…역대 최대 ‘H2 MEET 2024’ [가봤더니]

- 25~27일 킨텍스서 진행…24개국, 317개 기업·기관 참여
- 현대차그룹 등 ‘수소 밸류체인’ 구축 위한 기술·인프라 선봬
- 수소 수송·저장 기술, 부품 국산화 등 관련 생태계 확장

기사승인 2024-09-27 06:00:07
수소산업 전문 전시회 ‘H2 MEET 2024’가 25~27일 사흘간 경기 고양시 일산 킨텍스에서 진행된다. 초저온 시스템 전문기업 크리오스 전시 부스에 액화수소 수송탱크와 저장탱크가 전시돼 있다. 사진=김재민 기자 

태양광·풍력 등 재생에너지로의 전환이 가속화되는 가운데 글로벌 기준 에너지 빈국에 해당하는 한국에 있어 수소의 주목도가 점차 높아지고 있다. 특히 2050년 기준 글로벌 수소 시장 규모는 약 12조달러(약 1경6614조원, 2020년 골드만삭스 발표)까지 성장할 것으로 예상돼 친환경 에너지의 주축으로 거듭날 전망이다.

재생에너지와 더불어 원자력·수소 등 다양한 무탄소에너지(CFE)를 통해 탄소중립을 추진 중인 한국에게 수소 시장은 또 하나의 ‘기회’인 셈이다. 기술력을 앞세워 글로벌 수소 허브 국가로 도약하기 위한 발판이 될 수소산업 전문 전시회 ‘H2 MEET 2024’ 현장을 지난 26일 찾아가 봤다.

앞서 25일부터 27일까지 3일간 경기 고양시 일산 킨텍스에서 진행되는 H2 MEET 2024에는 역대 최대 참가 규모인 24개국, 317개 기업·기관이 참여해 수소 생산, 저장·운송, 활용 등 전(全) 과정에 걸친 우수 기술과 제품을 선보였다. 역대 최대 참가 규모에 걸맞게 개막 이튿날이었음에도 방문자 수가 여타 전시회 평균을 웃도는 듯했다.

국내 주요기업 중에서도 수소 밸류체인(Value chain) 확보에 적극적인 현대자동차그룹은 현대차를 주축으로 현대로템, 현대제철, 현대엔지니어링, 현대건설, 현대글로비스 등 계열사들과 함께 ‘HTWO Grid 솔루션’을 통한 수소 사회 전환에 앞장서겠다는 계획을 내비쳤다. HTWO는 현대차그룹의 수소 밸류체인 사업 브랜드다.

‘H2 MEET 2024’ 전시회 전경. 사진=김재민 기자 

현대차그룹의 기술이 집약된 국내 최초의 W2H(Waste to Hydrogen) 시설인 충북 충주 자원순환 수소 생산시설은 지난 2016년 바이오가스 생산 가동 후 2022년부터 수소 생산에 돌입했다. 현재 일일 기준 음식물 쓰레기 60톤에서 생산한 바이오가스를 500kg 규모의 수소로 만들어 충전소 등 수요처에 공급하고 있다. 현장 부스 관계자는 “2025년 청주, 2027년 파주와 인도네시아에 각각 바이오가스를 활용한 수소 생산시설을 준공할 예정”이라고 설명했다.

또, 폐플라스틱의 전처리, 용융, 가스화 등 과정을 거쳐 연간 2만3000톤 규모의 수소를 생산(폐플라스틱 연 12만톤 처리 기준)하는 시설을 2028년 준공 목표로 충남 당진 소재 송산2 산업단지에 건설 중이다.

현대차그룹이 지난해 선보였던 세계 최초 양산형 대형 수소전기트럭 ‘엑시언트’는 올해도 부스 내 한자리에서 방문객들을 맞았다. 170kW(킬로와트)급 수소연료전지시스템과 최고 출력 350kW급 구동 모터, 175리터급 수소연료탱크 9개가 탑재돼 1회 충전 시 최대 적재 기준 720km 주행이 가능하다. 지난해 하반기 북미 캘리포니아에 30대를 공급하고, 스위스에서 누적 1000만km 운행 기록을 달성하는 등 1년 새 많은 성과를 이뤘다고 현장 관계자는 덧붙였다.

현대차그룹의 세계 최초 양산형 대형 수소전기트럭 ‘엑시언트’. 사진=김재민 기자 

신재생에너지 및 그린수소 에너지, 자원순환, 2차전지 등 신성장 동력을 토대로 ‘트로이카 드라이브’를 선언한 고려아연은 2018년부터 호주에 태양광 발전소를 가동, 2021년 설립한 호주 자회사 아크에너지(Ark Energy)를 통해 재생에너지 생산량을 늘려가고 있다. 

향후 9~10GW(기기와트) 규모의 태양광·풍력발전 설비를 확보해 수전해(물을 전기분해해 그린수소 생산) 기술을 거쳐 2030년 연간 20만톤, 2040년 연간 50만톤의 그린수소를 생산하겠다는 계획이다. 이를 그린암모니아로 가공하면 연간 100만톤의 그린암모니아를 국내로 공급해올 수 있다는 설명이다. 현장 관계자는 “그린수소 연료를 사용한 ‘그린메탈’ 생산을 목표로 2030년대 이산화탄소 20% 감축, 2040년대 40% 감축, 2050년에는 RE100(재생에너지 100% 사용) 달성을 목표로 하고 있다”고 말했다.

아울러 수소충전소 활성화를 위한 부품 국산화, 수송·저장 기술 발전도 날로 진화하고 있다.

초저온 시스템 전문기업 크리오스는 액화수소 수송탱크와 저장탱크를 선보였다. 크리오스는 지난 2022년부터 산업통상자원부, 한국에너지기술평가원과 액화수소 수송 및 저장탱크 국산화 개발사업을 진행해 왔다. 기존 압축수소 수송탱크가 기술적 한계로 한 번에 200~300kg의 수소를 운반해 왔다면, 이번에 개발한 액화수소 수송탱크는 최대 3~4톤의 수소를 운반할 수 있다. 크리오스 부스 관계자는 “영하 253도라는 초저온의 액화수소를 보존할 단열재가 액화수소 수송탱크 개발의 핵심”이라며 “현재 2.5톤급 트레일러가 개발된 상황이고, 3톤급은 제작 단계에 있다”고 설명했다. 

저장탱크 역시 1톤급 액화수소 저장 및 공급시스템을 개발해 현재 경남 창원 소재 대원 수소충전소에 설치, 연내 가동을 목표로 하고 있다. 수소의 밀도 등 효율을 높여 운영비 19% 저감, 전기에너지 사용량 약 40% 저감(냉열 에너지 회수 가정)의 효과가 기대되고 있다.

고려아연의 신재생에너지 및 그린수스 인프라 디오라마(3차원 축소 모형). 사진=김재민 기자 

이밖에 수소전문기업 삼정이엔씨가 개발한 튜브 피팅(이음쇠, Tube Pitting)류의 일종인 ‘블록헤더(Block Header)’ 부품은 수소가스 제어 시스템 효율을 높이면서도 수입 부품 구성율이 80% 이상이었던 기존 시스템을 국산화율 65%로 대체하는 데 성공했다. 현장 관계자는 “기존 수입 부품 시스템 대비 수소가스 누출(LEAK) 포인트를 절반가량 줄였고, 사이즈를 줄여 설치면적을 31% 축소하는 등 수소부품 국산화의 기반을 다지고 있다”고 설명했다.

올해 행사에선 특히 국내 기업에 대한 해외 각국의 협업 제안도 증가했다는 평가다. 실제로 전시회 한편에 자리한 ‘수소산업 글로벌 파트너쉽 상담회’ 장소에는 국내 기업 관계자와 해외 바이어가 대화하는 모습이 여럿 눈에 띄었다.

전시회에 참가한 업체 한 관계자는 “수소 관련 기술 및 인프라는 글로벌 기준으로도 아직 초기 단계이긴 하지만, 다르게 생각하면 그만큼 기술력에서 한참 앞서나갈 수 있는 기회이기도 한 것”이라며 “CFE 확산과 함께 글로벌 수소 생태계를 주도할 수 있도록 정부가 업계에 전폭적인 지원을 해주길 바란다”고 말했다. 
김재민 기자
jaemin@kukinews.com
김재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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