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BS2 ‘개그콘서트’가 일베(일간베스트저장소) 논란에 또 휩싸였다. 일베에서 주로 쓰는 여성 비하 단어 ‘김치녀’를 버젓이 내보내고 새 코너 ‘부엉이’가 노무현 전 대통령의 죽음을 희화화했다는 의혹을 받고 있기 때문이다.

11일 방송된 개그콘서트의 기존 코너 ‘사둥이는 아빠 딸’에서 여름역을 맡은 개그우먼 김승혜는 새해 목표를 묻는 질문에 “꼭 김치 먹는 데 성공해서 ‘김치녀’가 되겠다”며 “오빠 나 명품 백 사줘. 신상으로”라고 말했다가 논란에 올랐다. 일베에서 ‘김치녀’는 우리나라 여성을 싸잡아 비하할 때 쓰인다. 이 코너는 애초부터 여성의 외모를 개그 소재로 삼아 종종 논란이 됐다. 같은 날 첫 선보인 코너 부엉이에선 등산객을 연기한 장유환이 산 속에서 길을 잃어 헤매다 부엉이를 연기한 이상구의 길 안내를 받는 모습이 방송됐다. 부엉이는 길 안내를 받은 등산객이 낭떠러지에서 떨어지자 “쟤는 못 나나 봐”라고 말했다. 부엉이는 노무현 전 대통령이 떨어져 사망한 바위 이름이다.

방송 후 개그콘서트 시청자 게시판에는 항의글이 빗발쳤다. 각종 인터넷 커뮤니티와 SNS에선 논란이 한창이다. 김치녀도 발언도 문제지만 새 코너에서 부엉이와 낭떠러지 등 노 전 대통령의 죽음을 연상케 했다는 것이다.

네티즌들은 “김치녀에 부엉이라니 제정신인가” “일베콘서트라고 불러야” “개그콘서트 PD도 일베하나“ 등의 댓글이 달렸다, “개그 아이디어를 냈을 개그맨들이 ‘일베 인증’을 한 것이나 다름없다”는 말도 나온다. 한 네티즌은 “의도적으로 노이즈마케팅을 노린 것 같은데 개그콘서트 PD와 개그맨들은 시청자에게 사과하라”고 요구하기도 했다.

지난해 11월에도 ‘렛잇비’ 코너에서 소품으로 ‘베충이’ 인형을 어깨에 올린 사진을 꺼내 들었다가 일베 논란에 휘말렸다. 당시 개그콘서트 제작진은 “부주의로 인한 실수”라며 재발 방지를 약속했다.

김민석 기자 ideaed@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