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 어린이집 자식 맡긴 아버지의 눈물… “지옥에 보낸 죄책감에 아이 얼굴 볼 수가 없어”

인천 어린이집 자식 맡긴 아버지의 눈물… “지옥에 보낸 죄책감에 아이 얼굴 볼 수가 없어”

기사승인 2015-01-14 14:40:55

인천 어린이집 원생 폭행 사건으로 많은 사람들이 충격에 빠진 가운데 해당 어린이집에 아이를 보냈다는 다른 원생 아버지의 글이 눈길을 끌고 있다.

14일 오전 인터넷 커뮤니티 ‘오늘의유머’에 “인천 어린이집에 같은 반 아이 아빠입니다”라는 제목의 글이 올라왔다.

글 작성자 A씨는 “저 선생(폭행한 선생) 반이고. 직접 맞은 아이는 아니지만. 저 영상에 뒤쪽에서 겁내하며 무릎 꿇고 있는 아이 중에 한명이 저희 아이”라고 운을 뗐다.

그러면서 “영상에 나오는 아이 부모님뿐만 아니라 같은 반 부모들도 현재 잠을 못 이루며 괴로워하고 있다”고 적었다.

A씨는 “각 집에서 아이들에게 물어보니 안 맞은 아이가 없다고 한다”며 “현재 원장과 주변 교사들은 이번이 처음이고 본인들은 몰랐다고 주장하고 있다. 지난여름에도 어린이집에서 맞았다고 통증을 호소하던 아이의 엄마가 원장에게 CCTV 열람을 요청했지만, 거부하며 참으라고 한 경우도 있었다”고 호소했다. 그는 “원장 본인 입으로 해당교사한테 살살 다루라는 얘기를 한 적도 있다”고 전했다.

A씨는 “저 작은 아이들이 느꼈을 공포와 괴로움을 생각해보면 가슴이 먹먹하다”며 “울면서 안 가겠다는 아이를 지옥 같은 곳에 놓고 온 죄책감에 아이들 얼굴을 볼 수가 없다”고 글을 마무리했다.

경찰은 지난 8일 인천시 송도동의 한 어린이집에서 A양(4)이 보육교사 보육교사(33·여)에게 폭행당했다는 A양 부모의 신고를 접수해 수사에 착수했다.

경찰이 확인한 어린이집 CCTV 영상에는 B씨가 원생들 급식판을 수거하는 과정에서 A양이 음식을 남긴 것을 보고 이를 먹게 하다가 A양이 뱉어내자 아이의 머리를 한차례 내리치는 모습이 담겨 있다. 또 B씨에게 머리를 맞은 아이가 바닥에 나동그라지고, 이를 지켜보던 다른 원생들이 한쪽에서 겁먹은 듯 상황을 지켜보는 모습도 담겼다.

김민석 기자 ideaed@kmib.co.kr



피해 원생과 같은 반에 아이를 보냈다는 아버지 글 전문이다.



저 어린이집에 아이를 보낸 부모 입니다.

지금 각 까페나 SNS에 여러 가지 이야기들이 나오고 있는데, 맞는 부분도 있고 잘못된 부분도 있어서 답답한 마음에 글을 써봅니다.

저 선생반이고... 직접 맞은 아이는 아니지만. 저 영상에 뒤쪽에서 겁내하며 무릎 꿇고 있는 아이 중에 한명이 저희 아이 입니다.

영상에 나오는 아이 부모님뿐만 아니라 같은 반 부모님들도 현재 잠을 못 이루며 괴로워하고 있습니다.

각기 집에서 아이들에게 물어보니 안 맞은 아이가 없다고 합니다.(영상에 아이가 맞는 동안 다른 아이들이 겁에 질려 한쪽에 모여 있는 이유가
자신들한테 불똥이 튈 까바 알아서 기는 것입니다. 익숙한 장면인 것 처럼요.)

현재 원장과 주변 교사들은 이번이 처음이고 본인들은 몰랐다고 주장을 하고 있습니다.

지난여름에도 어린이집에서 맞았다고 통증을 호소하던 아이의 엄마가 원장에게 CCTV열람을 요청했지만, 거부하며 참으라고 한 경우도 있었고, 원장 본인 입으로 해당교사한테 살살 다루라는 얘기를 한 적도 있습니다.

기존에 다니던 아이들중 배뇨장애가 생긴 아이들도 있고, 어린이집 등원을 거부하고 싫어하는 아이들도 많았습니다.

저희 아이도 어린이집 안가는 주말마다 아침에 일어나면 ""오늘 어린이집 안 가는 날이야?"" 물어보고 저녁엔 ""내일은 가는 날이야?"" 물어봤습니다.

"왜?"" 물어보면... 얼버무리며..""아니야...."" 그러더군요.

우리들 어릴 때 학교 가기 싫어했던 것처럼 그런 것이라고 생각했지.. 이런 일이 있는지는 꿈에도 몰랐습니다.

또한
저 어린이집 내부구조가 반 (나이별 )마다 방은 다르지만 문을 닫아서 구분하는 곳이 아니라 커튼으로 살짝 가린 개방형이라 옆방에서 저렇게 큰소리가 나면 모를 수가 없습니다.

CCTV 1년치를 뒤져보고 싶지만 어린이집 내부에 있는 CCTV 영상은 약 3주치 정도밖에 보관되어있지 않는 상황이나 저 사건 바로 전 주는 해당교사 신혼여행 다음주는 방학으로 영상이 1주일치 정도 밖에 되지 않아 추가 범행 장면을 찾을 수 있을지 걱정됩니다.

복원도 고려하고 있으나 얼마나 복구될지.. 그 안에 증거가 될만한 영상이 있을지 ............

저 작은아이들이 느꼈을 공포와 괴로움을 생각해보면 가슴이 먹먹합니다.

울면서 안가겠다는 애들을 지옥 같은 곳에 놓고 온 죄책감에 아이들 얼굴을 볼 수가 없습니다.

개인적으로는
저 교사뿐만 아니라 원장, 주변교사까지 학대방치 및 관리 소홀로 책임을 묻고 싶고, 이번 한번뿐만이 아니라는 사실을 증명하고 싶습니다.

아이들의 증언으로 증거를 하고 싶지만 그조차도 아이들한테 상처가 될까봐 조심스럽습니다.

많은 분들이 보시고 어떻게 진행해나가야 할지 조언해주시면 정말 감사드리겠습니다.



김민석 기자 ideaed@kmib.co.kr김민석 기자 ideaed@kmib.co.kr
김민석 기자
ideaed@kmib.co.kr
김민석 기자
이 기사 어떻게 생각하세요
  • 추천해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추천기사
많이 본 기사
오피니언
실시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