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 아육대①] 아이돌 육상 양궁 선수권대회 주최측에 보내는 어느 새우젓의 기도

[아! 아육대①] 아이돌 육상 양궁 선수권대회 주최측에 보내는 어느 새우젓의 기도

기사승인 2015-01-21 16:27:01

안녕하세요. 아이돌 그룹을 좋아하는 김새우젓입니다. 제가 누구라고 말씀드려봐야 MBC 예능국 여러분은 저를 모르실테니 그냥 새우젓이라고 해 둘게요. 어차피 관심도 없으시잖아요.

풍문으로 들었습니다. 또 아이돌 그룹 멤버들 데리고 양궁도 하고 육상도 하고 농구까지 하신다고요. 밤샘 촬영을 해서 이번에야말로 최고의 아이돌을 뽑아 주시겠다는 그 각오 잘 들었습니다. 눈물이 나네요. 감동해서는 아닙니다.

아이돌의 가치는 새우젓의 입장에서는 얼굴과 노래와 춤인데 왜 운동으로 최고의 아이돌을 뽑으시는지 잘 모르겠습니다. 그냥 ‘쇼! 음악중심’ 설특집을 해주시면 안 되는 건가요? 운동은 운동선수 시키면 안 될까요? 워낙 농구를 즐기는 아이돌이 많고 박진감 넘치는 스포츠라 농구를 추가하셨다는 말씀도 들었습니다. 농구는 개인적으로 시키시면 안 될까요? 박진감 넘칠수록 저 같이 아이돌을 좋아하는 ‘새우젓’들도 스릴이 넘칩니다. 제가 좋아하는 아이돌 다칠까 봐요.

지난해 설날 아육대 혹시 기억나시나요? 저는 생생히 기억납니다. 왜냐하면 저도 녹화현장에서 같이 밤샘을 했거든요. 풍선을 들고 녹화현장으로 갔더니 밤샘 촬영을 하신다고 하더라고요. 그날 참 재미있었어요. 새벽이 될 수록 지치는 아이돌 얼굴 구경하는 재미가 쏠쏠하던데요. 그 쏠쏠함은 녹화 끝난 후에 본격적으로 밀려왔어요. 전 앉아서 구경만 했는데 삼일 밤낮을 앓았거든요. 제가 좋아하는 아이돌은 얼마나 쏠쏠히 앓았을지 상상이 가던데요.

설날 당일에 제가 좋아하는 아이돌 A가 얼마나 TV에 잘 나왔을까 기대하며 TV 앞에 앉았어요. 설 특집 다른 프로그램 봐야 된다는 어르신들을 모두 제치고 리모컨을 사수하느라 힘들었어요. 기억하세요? 지난해 설날 아육대는 이틀 동안 2시간씩 총 4시간 정도를 방영했죠. 그 시간 중에 제가 좋아하는 아이돌 A가 화면에 잡힌 시간은 대략 18분 26초입니다. 배경화면에 저 멀리서 아득히 다른 아이돌의 멋진 활약을 보고 박수치는 것까지 화면에 잡힌 것으로 계산해서 십팔 분. 밤을 새서 촬영하고 18분 방영이라니 이렇게 수지맞는 장사는 또 처음 봅니다.

그래도 이왕 제가 좋아하는 그룹 데리고 또 하신다니 송구스럽지만 부탁의 말을 올립니다. 부디 부상 없게 하소서. 비나이다. 단지 걱정 때문만은 아닙니다. 제 친구 박새우젓은 좋아하던 아이돌 B가 어느 해인가의 아육대에서 넘어져서 인대가 늘어나는 바람에 밤새도록 그녀의 눈물 섞인 아이돌 걱정을 들어야 했거든요.


마지막으로 하나만 더 여쭐게요. 대체 얼마나 많은 시청률이 나오기에 해마다 아이돌 200여명을 데리고 강행군을 하시나요?
지난해 ‘아육대’ 1부는 평균시청률 7.5%라고 들었어요. 그거 아세요? 매주 월요일 밤 10시에 하는 KBS1 ‘가요무대’ 평균시청률이 12.1%라고 하더군요. 별 뜻은 없어요. 그럼 이만.

이은지 기자 rickonbge@kmib.co.kr

[관련기사 보기]
▶[아! 아육대①] 아이돌 육상 양궁 선수권대회 주최측에 보내는 어느 새우젓의 기도

▶[아! 아육대②]팬들은 좋아할까… “우리 오빠 아육대 안 나갔으면 좋겠어요

▶[아! 아육대③] “꼭 나가고 싶다” 중소 아이돌 VS “꼭 나가야 하나” 대형 아이돌 딜레마

▶[아! 아육대④] MBC에게 새로운 아이돌 대회를 제안합니다

이은지 기자 기자
rickonbge@kmib.co.kr
이은지 기자 기자
이 기사 어떻게 생각하세요
  • 추천해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추천기사
많이 본 기사
오피니언
실시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