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쿡리뷰] 이런게 힐링이지…방황하는 청춘을 위한 영화 ‘유아 낫 유’

[쿡리뷰] 이런게 힐링이지…방황하는 청춘을 위한 영화 ‘유아 낫 유’

기사승인 2015-01-27 13:52:55

[쿠키뉴스=최지윤 기자] 여자들의 우정은 참 신기하다. 처음엔 다가가기 쉽지 않은데 한 번 친해지면 남자들보다 진한 우정을 자랑한다. 그래서 조금 특별할 수밖에 없다. 영화 ‘유아 낫 유’(감독 조지C. 울프)는 이러한 매력을 잘 살린 영화다.

머리끝부터 발끝까지 완벽한 피아니스트 케이트(힐러리 스웽크). 근사한 집과 멋진 남편, 화려한 커리어 등 남부러울 것이 없다. 그런데 파티에서 피아노 연주를 하다 손가락 근육에 이상을 느낀다. 루게릭병에 걸린 그녀는 뜻하지 않게 가수 지망생 벡(에미 로섬)을 간병인으로 채용한다. 주스 한 잔 제대로 만들지 못하는 벡에 케이트는 마음이 끌린다. 자신을 동정하는 대신 진정한 위로를 건네기 때문이다.

‘유아 낫 유’는 우정이라는 보편적인 감동 코드를 내세웠다. 하지만 짜임새 있는 스토리와 배우들의 뛰어난 연기력은 묵직한 감동을 준다. 진짜 자신의 인생을 찾으려는 케이트와 생애 처음으로 삶의 목표를 갖게 된 벡의 이야기는 많은 공감을 살 것 같다.

특히 방황하는 청춘들이 벡이라는 캐릭터에 공감하지 않을까. 벡은 세상에 대한 불만으로 가득 차있다. 밤이면 클럽을 전전하고 아침엔 숙취와 싸운다. 하지만 껄렁한 자세, 생각 없이 툭툭 내뱉는 말투가 밉지 않다. 한 번도 다른 사람에게 온전히 마음을 열지 않는 벡이 케이트를 통해 세상에 한발 짝 나아간다.

‘소년은 울지 않는다’ ‘밀리언 달러 베이비’로 아카데미 시상식에서 2번이나 여우주연상을 받은 힐러리 스웽크. ‘유아 낫 유’에서도 관객들을 실망시키지 않았다. 이번 작품을 위해 수개월간 루게릭 환자들을 만나고 작은 근육의 움직임까지 꼼꼼히 연구한 것으로 알려졌다. 우아한 피아니스트에서 환자로 변하는 모습을 정교하게 표현했다. 외적인 부분은 물론 섬세한 감정 변화가 스크린을 통해 전해졌다.

케이트 남편 에반(조쉬 더하멜)은 지극히 현실적인 인물이다. 사랑하는 아내의 투병을 지켜봐야 하는 슬픔과 미래에 대한 불안, 아무 것도 없는 할 수 없는 자신에 대한 무력감으로 괴로워한다. ‘현실에서 대부분의 사람들이 저렇게 하지 않을까’하고 고개가 끄덕여진다. 물론 바람핀 건 용서할 수 없지만 말이다.

영화는 단순히 루게릭병에 대해서만 얘기하지 않는다. 여자들의 특별한 우정과 그 속에서 자신을 찾는 성장 스토리가 조화롭게 녹아있다. 러닝타임 내내 눈물샘만 자극하는 뻔한 영화가 아니라는 얘기다. 두 여자의 유쾌하고 발랄한 면모도 엿볼 수 있다.

‘유아 낫 유’를 보고 나면 다들 에미 로섬의 팬이 되지 않을까. 진한 여운이 남는다. 미국의 유명 여류 작가 미셸 와일드젠의 동명의 소설을 원작으로 했고 ‘비긴 어게인’ 제작진이 OST에 참여했다. 로섬의 자작곡 ‘폴링 포워드’(Falling Forward)도 들을 수 있다. 15세 이상 관람가. 104분. 상영 중.

jyc89@kmib.co.kr
최지윤 기자 기자
jyc89@kmib.co.kr
최지윤 기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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