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먹으면서 수다 떨자”… 음식 프로그램 진화, 어디까지?

“먹으면서 수다 떨자”… 음식 프로그램 진화, 어디까지?

기사승인 2015-02-04 14:57:55

[쿠키뉴스=이혜리 기자] 음식을 맛본 뒤 “바다를 삼킨 맛이에요”라는 구식 리액션은 더 이상 통하지 않는다.

음식 프로그램들의 홍수 속에서 차별화를 내세운 각 방송사별 아이템들이 속속 등장하고 있다. 지상파 3사 음식 프로그램들의 ‘뻔한 전개’에 피로감을 느낀 시청자들의 눈길을 사로잡기 위한 케이블·종편 채널의 아이디어들이 통하고 있는 것이다.

특히 음식 프로그램 특유의 과장된 반응과 간접광고를 담기보다 음식에 토크를 접목시켜 다양한 콘셉트로 확장하는 추세다.

여러 명의 MC와 게스트들이 함께 출연해 요리를 맛보고 평가하는 단순 ‘먹방’은 아니다. 요리가 담고 있는 이야기에 초점을 맞추며 스토리텔링 프로그램들이 생기고 있다. 우후죽순 생기는 음식 프로그램들 중 몇몇 프로가 차별화를 꾀하며 시청자들의 사랑을 받고 있다. 이 중 가장 반응이 뜨겁고 기존 요리프로그램의 한계를 뛰어넘은 프로들을 선별해봤다.

종합편성채널 JTBC에서는 ‘냉장고를 부탁해’가 반응이 좋다. MC 김성주와 정형돈을 비롯해 6명의 국내 최고의 요리사들이 출연한다. 매회 다른 게스트 두 명이 출연해 그들의 냉장고를 그대로를 공개한다. 아침 토크쇼에서 가장 시청률이 많이 나오는 지점인 스타들의 냉장고 공개를 가지고 온 셈이다. 그리고 요리사들이 냉장고에 들어있던 재료들을 이용해 15분 제한시간을 두고 요리 경쟁을 펼치기도 한다.

딱딱하고 대하기 어려울 것만 같았던 요리사들도 친근하게 다가온다. 김성주와 정형돈의 주도 하에 요리사들도 토크에 참여, 시시콜콜한 이야기를 하며 스타 요리사의 간단한 비법도 알 수 있다.

케이블채널에서는 얼마 전 시작한 tvN ‘수요미식회’가 시청자들에게 좋은 평가를 받고 있다.

방송인 전현무와 슈퍼주니어 김희철, 변호사 강용석, 요리연구가 홍신애, 배우 김유석 등의 6명의 MC들이 음식에 대한 이야기를 펼친다. 맛집, 음식 자체에 대한 이야기보다는 음식이 만들어지게 된 과정, 식당이 갖고 있는 스토리를 소개한다.

출연진들의 음식 평가도 ‘솔직함’을 내세운다. 마포구 전문 맛집 블로거 강용석과, 식당을 경영 중인 어반자카파 박용인, 홍신애 그리고 사극 촬영을 통해 전국 팔도를 다니며 맛집을 섭렵한 김유석의 솔직한 맛 평가를 들을 수 있다.

무엇보다 전형적 ‘초딩 입맛’을 지닌 전현무와 가리는 음식이 많은 김희철의 평가는 시청자들의 다양한 입맛을 대변한다. 또 이들이 소개되는 식당에 가서 음식을 맛보고 솔직하게 설명한다. 어느 음식 프로그램에서 들을 수 없는 “여기 별론데?”라는 ‘디스’도 서슴지 않는다.

요리·라이프스타일 전문 채널 올리브TV에서는 개그맨 신동엽과 가수 성시경이 직접 앞치마를 두르고 요리에 나섰다. 전문 요리사가 아닌 이들이 직접 요리 레시피를 준비해와 시청자들에게 전달한다.

차돌박이 된장찌개, 국물 떡볶이, 독일 소시지를 넣은 김밥 등 간단한 요리들을 소개한다. 특히 신동엽과 성시경 두 콤비가 만들어 내는 토크는 요리의 맛깔스러움을 더한다. 티격태격하는 두 사람의 케미스트리는 ‘톰과 제리’라고 불린다. 심지어 재료를 핑계 삼아 와인이나 맥주를 마시면서 요리를 해 현실감을 더한다. 요리의 결과물보다 두 사람이 만들어 내는 과정에 초점을 맞춘다.

앞서 설명했던 세 프로그램들 외에도 올리브TV ‘테이스티 로드’ ‘올리브쇼’, 코미디TV ‘맛있는 녀석들’, tvN ‘삼시세끼’ 등의 요리 프로그램들이 각각의 차별성을 내세우며 시청자들의 입맛을 돋우고 있다. hye@kmib.co.kr
이혜리 기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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