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쿠키人터뷰] 강예원 “군대 다녀오고 남자에 대한 존경심 생겼어요”

[쿠키人터뷰] 강예원 “군대 다녀오고 남자에 대한 존경심 생겼어요”

기사승인 2015-02-16 08:00: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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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쿠키뉴스=이혜리 기자] 강예원은 액션영화에 최적화된 여배우로 손꼽혀 왔다. 필모그래피만 봐도 청순가련한 여배우들과는 다르다. 그런 강예원이 이번엔 ‘울보’로 낙인찍히며 이미지가 180도 바뀌었다. 영화가 아닌 MBC 예능프로그램 ‘진짜사나이-여군특집2’를 통해서다.

입대 첫날부터 강예원의 눈에는 눈물이 마를 날이 없었다. 훈련소 입소 시간 1분 지각으로 ‘요주의 인물’로 꼽히며 꼬이기 시작했다. 10분 안에 주기표를 달아야 하는 상황에서 심각한 원시로 바늘을 꿰지 못하는가 하면 성급한 마음에 주기표를 힘으로 뜯어버리는 등 연속해서 벌점을 받게 됐다.

입대 첫날 밤 어머니에게 쓴 편지를 읽으며 눈물을 쏟았고, 훈련소 마지막 날까지 자신을 혼냈던 ‘미녀 소대장’과의 이별에 눈물을 흘리며 풍부한 감수성을 드러내기도 했다.

눈물도 계속해서 흘리면 보는 사람이 지치기 마련이다. 징징거림으로 비춰져 비호감으로 전락할 수 있다. 하지만 강예원의 서러운 눈물은 시청자에게 호감으로 비춰졌다. 나이를 ‘먹을 만큼 먹은’ 강예원의 눈물에 감정이입이 되는 것이다. 물론 ‘답답하다’는 평가도 적지는 않았다.

“눈물도 웃음도 많은 편이에요. 눈물만 많아서 병원 갈 정도는 절대 아니죠.(웃음) 훈련소 적응기인 이틀이 정말 힘들었어요. 상황에 따라 나오는 눈물이었죠. 눈물샘을 막고 싶을 정도였다니까요. 시청자들이 답답해하셔도 어쩔 수 없어요. 제 진짜 모습이니까요. 훈련 내내 드는 생각은 ‘하느님이 날 갖고 장난치나’였어요. ‘나한테 왜 이러시지? 내가 뭘 잘못했나?’를 떠올리면서요. 준비 없이 간 제 잘못이기도 해요.”

자신의 말대로 준비 없이 군대에 뛰어든 강예원은 앞서 방송된 ‘진짜사나이’ 편을 전혀 보지 않았다고 한다. 무지한 상태로 갔고, 그런 만큼 모든 게 생소했다.



그는 “군대에 대해 알고 갔다면 이렇게까지 ‘군대무식자’로 보였을까 싶다”고 말했다. ‘이전 에피소드들을 보면 예능의 리얼리티가 떨어진다’는 제작진의 말을 철석같이 믿고 ‘백지’ 상태로 군대에 온 것이다.

훈련소 입소 후 짐을 정리하면서 ‘비비크림은 써도 됩니까?’ ‘변비약은 먹어도 됩니까?’ 등의 질문을 쏟아냈다. 강예원의 이런 ‘폭풍 질문’은 알고 보니 배우 김수로의 조언이었다.

“‘진짜사나이’ 하기 전에 수로 오빠한테 조언을 구했더니 궁금하면 아무리 무서워도 질문을 해야 된다는 이야기를 해주셨죠. 시키는 건 질문하라는 것 밖에 없었어요. 그래서 가서 이것저것 질문하다 보니까 방송에서는 ‘4차원’ 캐릭터로 비춰진 거죠. 수로오빠 덕분에 4차원에 등극했네요.”

여배우로서 민낯을 보여주는 일은 쉽지 않다. 그러나 강예원은 과감했다. 콤플렉스일 수 있는 홍조와 왕눈이 안경을 낀 채 어리바리한 모습을 그대로 드러냈다. 처음에는 부끄러웠다고 한다.

“방송 나간 뒤 3일 동안 밖에 못 나갔어요. 정말 창피했어요. 홍조도 드러내고 싶지 않았죠. 굳이 이야기 안 해도 되잖아요. 화장품 뭐 쓰냐고 주변에서들 많이 물어봐요.(웃음) 지금은 하나도 창피하지 않아요. 일부러 하려고 한 게 하나도 없었죠. 그래도 상황마다 여러 가지 별명을 지어주신 제작진분들이나 기자님들께 고마워요.”

강예원은 남동생이 해병대 출신이다. 동생의 영향으로 군대를 어렵게 생각하지 않았다. 오히려 편하게 생각할 정도였다고. 하지만 5일 간의 경험은 그 생각을 완전히 바꿔 놨다. 특히 병역 비리에 대해서는 목소리를 높였다.

“돈으로 몰래 병역 의무를 피해 가는 건 말도 안 되죠. 저는 고작 5일 다녀왔지만 2년 동안 다녀온 남자들은 어떻겠어요? 정말 화날 만 하죠. 남자 분들에 대한 존경심도 생겼어요. 팔팔한 20대 초반에 억지로 끌려가서 넘치는 혈기를 군대에서 다 쓰고 나오잖아요. 군인들에게 힘이 되고 싶어요. 그리고 이제는 남자들과의 대화에서 군대 이야기를 재미있게 들어줄 수 있을 것 같아요.”



강예원은 ‘울보’ ‘아로미’ 등의 다양한 수식어를 얻으며 ‘진짜사나이2’의 ‘최대수혜자’로 꼽혔다. 하지만 강예원은 “프로그램이 잘 됐으면 좋겠다는 생각밖에 없었다”며 “누가 1등이고 2등이고 이런 건 신경 쓰지 않았다”고 설명했다.

대중의 반응도 댓글로 체감할 수 있었다. 예전엔 잘 확인도 하지 않던 본인에 관한 댓글도 꼼꼼하게 확인했단다.

“저에 대한 댓글들을 보면서 감사한 마음이 들었죠. 그런데 나쁜 사람들도 많더라고요. 댓글 중에 ‘또 이 댓글 보면서 울겠지’라는 게 있었죠. 그 댓글을 보면서 더 이상 댓글을 안 보기로 마음먹었어요. 그래도 우는 제 모습이 싫지는 않으셨구나 생각했죠. 감수성이 풍부할 뿐이고 제 본연의 모습을 알아봐주셨으면 좋겠어요. 제 모든 걸 다 보여드린 것일뿐 그 이상도 이하도 아니에요. 어떻게 해보려고 한 것도 아니고. 나쁘게 보지 않으셨으면 좋겠어요.”

‘다시 군대에 갈 수 있겠느냐’고 묻자 강예원은 “적응돼서 다시 갈 수 있다”고 답했다. 이어 “다른 사람에게 추천하지는 않겠다. 그래도 다시 간다면 화생방에는 10번도 더 갈 수 있다. 발목과 상관없는 운동이라면 자신 있다”고 덧붙였다. 강예원은 각개전투 중 발목을 다쳐 훈련에 완벽하게 임하지 못한 부분도 있었다.

“시간이 조금 더 주어졌다면 훨씬 발전했을 것 같아요. 단체 생활이 정말 좋았어요. 특히 저희 멤버들과 함께해서 버틸 수 있었어요. 제 행동으로 인해 민폐를 끼치는 게 제일 힘들었죠. 저만 잘한다는 생각을 늘 가지고 있었어요. 우는 모습이 많이 나왔지만 앞으로 밝은 모습도 많이 봐주셨으면 좋겠어요. ‘진짜사나이’를 통해 무엇보다 제 자신을 알게 된 기쁨이 가장 컸죠.” hye@kmib.co.kr
이혜리 기자 기자
hye@kmib.co.kr
이혜리 기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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