술 좋아하는 노인, 알코올성 치매 빨리 찾아온다

술 좋아하는 노인, 알코올성 치매 빨리 찾아온다

기사승인 2015-02-16 10:07:55

[쿠키뉴스=김단비 기자] # 직장인 김순희 씨는 명절을 맞아 고향에 계신 부모님 댁을 방문했다. 김씨는 부모님의 기억력이 해마다 달라지는 것을 느낀다. 노화의 한 현상으로 생각되지만 국내 치매환자의 수가 늘어난다는 뉴스를 볼 때마다 깜빡 깜빡 하시는 부모님의 행동이 혹시 치매에 따른 행동은 아닌지 염려스럽기만 하다.

65세 이상 노인 인구에서 치매환자가 차지하는 비율이 2012년을 기준으로 9.18%에 달했다. 이는 노인 10명 중 한 명은 치매를 앓고 있단 이야기다. 집계되지 않은 경도 치매환자까지 포함한다면 그 수는 더 많은 것으로 보인다.

치매의 종류에는 퇴행성(알츠하이머) 치매, 혈관성 치매, 음주나 여러 종류의 기타 질환에 의한 치매 등이 있다. 그 중 알코올성 치매는 진행 속도가 매우 빠르고 방치할 경우 짧은 기간에도 급격하게 악화될 수 있어 더욱 주의가 요구된다.

알코올성 치매는 알코올의 독성으로 인해 뇌의 기억을 담당하는 해마 부위가 손상되어 발생한다. 소위 필름이 끊기는 블랙아웃 증상이 잦아지거나 술을 섭취하지 않은 상태에서도 건망증이 심해지는 등 단기 기억장애가 생긴다면 알코올성 치매를 의심해야 한다.

성격이 거칠어지거나 화를 내는 것과 같은 폭력적인 행동 역시 주요 증상 중 하나다. 알코올성 치매는 감정을 조절하는 전두엽 쪽에서 먼저 문제가 생기기 때문에 이런 증상이 나타나게 된다.

알코올성 치매는 영구적인 뇌의 손상을 초래할 수 있고 조기에 치료하지 않으면 회복이 불가능할 수도 있다. 따라서 초기 증상을 놓치지 않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알코올성 치매를 예방하기 위해서는 금주가 필요하다. 하지만 과도한 음주로 인해 이미 뇌의 기질적 변화가 일어난 상태라면 더 이상 개인의 의지만으로는 술을 줄이거나 끊기 어렵다. 이때에는 더 늦기 전에 가까운 알코올 상담 센터나 알코올 질환 전문병원을 찾아 치료를 받아야 한다.

다사랑중앙병원 정신건강의학과 최수련 원장은 “알코올성 치매는 술을 마시지 않는 것만으로도 충분히 예방이 가능하다”며 “부모님의 잘못된 술 습관을 방치하는 행동이 결국 알코올성 치매를 불러일으킬 수 있다는 사실을 기억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kubee08@kukimedia.co.kr
김단비 기자
kubee08@kukimedia.co.kr
김단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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