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 vs LG 글로벌 기업 간 ‘초딩 싸움’… 끝없는 소송전 눈살

삼성 vs LG 글로벌 기업 간 ‘초딩 싸움’… 끝없는 소송전 눈살

기사승인 2015-02-25 15:42:56

[쿠키뉴스=김민석 기자] 삼성과 LG가 또다시 분쟁에 휩싸였다.

‘유기발광다이오드(OLED 기술 유출’ 논란에 이어 ‘세탁기 파손’ 책임공방도 끝내 법정싸움으로 치달았다. 특히 이번 세탁기 논란은 LG전자 측이 당시 촬영된 CCTV 영상을 외부에 공개하면서 ‘장외전’으로 확산되고 있다.

가전업계 라이벌인 삼성전자와 LG전자는 글로벌 시장에서 시장의 주도권을 놓치지 않기 위해 TV, 냉장고, 에어컨 등 전 부문에 걸쳐 충돌을 빚었다. 그만큼 양사 간 신경전은 유례가 깊다.

양사는 2011년 3월 3D TV 신제품을 출시한 직후 경쟁사 제품을 깎아내리는 진흙탕 싸움을 벌였다.

당시 삼성전자 한 임원이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LG디스플레이 엔지니어들을 향해 “정말 멍청한 XX들밖에 없는 것 같다”고 비하해 문제가 됐다.

사태가 커지자 삼성전자 측은 비하 발언에 대한 사과편지를 전했다. LG 측에서 사과를 받아들이면서 갈등은 일단락됐다.

같은 해 10월 4세대 LTE 스마트폰을 놓고 신경전을 벌였다.

LG전자는 야심작 ‘옵티머스 LTE’를 공개하며 “아몰레드(AMOLED·능동형유기발광다이오드)보다 뛰어난 IPS 트루 HD 등 화질 면에서 경쟁사 제품보다 뛰어나다”고 강조했다. 이는 사실상 삼성전자를 직접 겨냥한 셈이다.

삼성전자 측은 “LG전자의 발표에 일일이 대응하지 않겠다는 것이 공식 입장”이라면서도 “LG전자가 ‘갤럭시S2’에 탑재됐던 몇 개월 전의 아몰레드 기술과 최신 IPS 기술을 비교하고 있다”며 불쾌감을 드러냈다.

다음 해엔 냉장고로 싸움이 옮겨 붙었다. 2012년 8월 삼성전자 측이 물 붓기, 캔 넣기 등의 방법으로 LG 냉장고와 용량을 비교한 ‘저격’ 광고를 내보내면서 논란이 촉발됐다. ‘삼성전자의 900리터 냉장고가 LG전자의 910리터 냉장고보다 내용물이 더 많이 들어간다’는 게 골자였다.

LG전자 측은 브랜드 가치가 훼손됐다며 100억 원 대 소송을 제기했고, 삼성전자도 500억 원 손해배상 소송으로 맞섰다. 이후 법원의 중재로 1년 만에 소송전이 일단락됐다.

에어컨 시장 점유율을 놓고도 신경전을 벌였다.

삼성전자가 시장조사업체 자료를 근거로 자사가 ‘국내 가정용 에어컨 시장 1위’라는 내용으로 광고하자 LG전자 측은 통계자료의 신뢰도를 문제 삼으며 즉각 반발했다. 삼성전자는 문구를 수정해야 했다.

디스플레이 분야에서의 갈등은 법정공방으로 이어졌다.

2012년 4월 경찰이 삼성디스플레이의 전신인 삼성모바일디스플레이(SMD) 직원 등이 능동형 유기발광다이오드(AMOLED) TV 기술을 LG디스플레이에 알려준 혐의로 전직 SMD 연구원에 대해 구속영장을 청구하고, LG디스플레이 임원 등을 입건하면서 논란이 발발했다.

이후 검찰은 LG디스플레이 본사를 압수수색했고, 삼성모바일디스플레이 측은 즉각 손해배상소송을 청구했다. LG디스플레이 측에서는 삼성을 명예훼손 혐의로 고소하겠다며 역공을 취했다. 이 역시 정부가 개입해 다음해 9월 소송전은 종결됐다.

이렇듯 양사는 크던 작던 충돌이 일어나면 법정소송을 운운하며 충돌해왔다. 특히 이번 세탁기 파손 논란을 둘러싸고 LG전자 측이 법정에 제출한 CCTV 영상에서 LG전자 조성진 사장은 “삼성 세탁기를 파손했다는 독일 가전제품 판매점에는 함께 출장을 갔던 일행들은 물론 수많은 일반인들이 있었고 바로 옆에서도 삼성전자의 직원들이 지켜보고 있었다”며 “만일 고의로 세탁기를 파손했다면 무엇보다 삼성전자 직원들이 가만히 있지 않았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일행이 세탁기를 살펴본 뒤 1시간 넘게 그곳에 머무르는 동안 삼성전자 직원들은 아무런 제지나 항의를 하지 않았다”면서 “모든 장면은 가전제품 판매점의 CCTV에 찍혀서 그대로 남아 있고 이 사건을 수사한 독일 검찰은 이미 불기소 처분을 내렸다”고 덧붙였다.

삼성전자 측은 “CCTV 전체 동영상을 보면 조 사장이 세탁기 문을 연 채 두 손으로 체중을 실어서 위에서 아래로 힘껏 누르는 장면이 나온다”며 “건장한 성인 남성이 무릎을 굽혀가며 도어를 세 차례 힘껏 누르는 행위는 테스트라기보다 분명한 목적을 담고 있는 파손행위”라고 반박했다. 이어 “검찰은 편집본이 아닌 전체 동영상을 충분히 검토한 후 고의로 파손한 혐의가 있다고 판단해 기소했다”고 강조했다.

이를 두고 조 사장의 아들(29)이 가세했다.

그는 아버지가 기소된 다음날인 16일 자신의 페이스북에 LG측이 공개한 ‘세탁기 파손 동영상’을 링크하면서 댓글 란에 삼성 세탁기를 가리켜 ‘크리스탈이라더니… 진짜 유리세탁기인 듯’이라는 글을 올리기도 했다.

네티즌들의 시선은 곱지 않다. 경쟁사인 만큼 신경전은 불가피하지만 한국을 대표하는 글로벌 업체들로서 정도가 지나치다는 것이다.

이들은 “도긴개긴 싸움 좀 그만했으면 좋겠네” “고의로 파손한 것 같지는 않은데” “서로 앙숙 관계인만큼 트집거리를 만들지 말아야 한다” “월스트리트저널에도 기사가 났다. 나라 망신이네” 등의 댓글을 달았다. ideaed@kmib.co.kr

김민석 기자 ideaed@kmib.co.kr
김민석 기자 기자
ideaed@kmib.co.kr
김민석 기자 기자
이 기사 어떻게 생각하세요
  • 추천해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추천기사
많이 본 기사
오피니언
실시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