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쿠키人터뷰] 5년 만에 돌아온 VOS “듣는 음악이 주는 감동은 여전하다”

[쿠키人터뷰] 5년 만에 돌아온 VOS “듣는 음악이 주는 감동은 여전하다”

기사승인 2015-03-18 10:27:57

[쿠키뉴스=이은지 기자] 5년 만에 돌아온 그룹 VOS에게 요즘의 가요계는 낯설다. 17일 SBS MTV ‘더 쇼’ 사전녹화를 끝내고 상암동에서 마주한 VOS의 김경록·최현준은 “예전과는 반대인 분위기에 놀랐다”고 입을 모았다. 오랜만에 돌아와 활동하는 재미가 클 줄 알았지만 낯선 방송 환경과 음악방송 대기실에 가득한 후배 가수들은 반갑다기보다는 오히려 무섭다. 김경록은 “화장실 가기가 무서울 정도다”라고 우스갯소리를 할 정도다.

VOS의 새 앨범 ‘어느 날, 어느 곳, 어디선가’는 여러 모로 변화한 앨범이다. 테크니컬한 가창력을 자랑하던 VOS의 노래라기에는 심심하고, 그렇다고 요즘 가요계의 전자음 가득한 사운드도 아니다. 멤버 최현준은 “VOS다운 것과 사람들이 원하는 것 사이에서 많은 갈등을 한 앨범”이라고 전했다. 새로운 옷을 입자니 안 맞는 것 같고, 예전의 옷을 입자니 너무 고루할 것 같았다는 것이다. 앨범과 동명의 타이틀곡을 고르는 기간은 그래서 더 오래 걸렸다. “VOS라는 그룹에 잘 맞을 것 같은 새 옷을 찾았다”는 것이 최현준의 설명이다. 다만 과한 감성은 배제했다. 넘치는 기교 대신 목소리 자체만으로 감동을 주고 싶었던 것이 VOS의 마음이다.


자세가 변하다 보니 대중에게 다가가는 방법도 바뀌었다. VOS는 지난 14일 화이트데이를 맞아 서울 대학로 마로니에 공원, 합정동 메세나 폴리스와 서교동 걷고 싶은 거리에서 깜짝 거리 버스킹을 펼쳤다. ‘어느 날, 어느 곳, 어디선가’라는 곡명처럼 어느 날 어느 곳에선가 VOS를 마주한 관객에게 뜻하지 않은 감동을 안겨준다면 퍽 로맨틱한 일이 아니겠냐는 것.


다행히도 노래가 시작되자 거리는 수많은 관객들로 마비가 될 정도였다. 최현준은 “꽤 오랜 시간 동안 내가 연예인이라는 것을 잊고 살다가 갑자기 연예인이 되어 대중 앞에 서니 혼란스러웠다”며 “정신을 차리고 보니 많은 분들이 멈춰 서서 노래를 들어 주셔서 좋았다”고 당시를 회상했다. 김경록 또한 “팬들이 우리 콘서트에 표를 사서 오는 것과는 다른 상황이기에 엄청나게 긴장했다”며 “지나가는 사람을 우리의 목소리로 붙잡아야 하는 만큼 훨씬 더 몰입해서 노래했던 것 같다”고 말했다.


쉬는 동안에도 마냥 쉬지만은 않았다. 두 사람 다 작곡 공부와 활동에 몰두했다. 김경록은 지난해 짧게나마 솔로로 활약했으며 최현준은 작곡팀을 꾸려 작곡가로도 변신했다. 재미와 발전, 두 마리의 토끼를 다 잡고 싶었다는 것이 최현준의 말이다.

두 사람의 이번 활동 목표는 무엇일까. 김경록은 “하루하루 마지막이라고 생각하고 매번 최선을 다해 노래하는 일”이라고 짧게 대답했다. 최현준 또한 같은 마음이라며 “매일 무대가 두렵다”고 전했다. VOS로 오랜 시간 활동해오며 보이지 않는 선배 가수로서의 책임감이 느껴지고, 스스로 끊임없이 발전해야 한다는 부담감도 있다. 무엇보다 정체된 모습이 보이는 순간 끝이라고 두 사람 모두 느끼고 있는 것이다.


“요즘의 음악은 보는 음악과 듣는 음악으로 나뉜다고 생각해요. 그, 중에서도 보는 음악이 주류를 차지하고 있죠. 그렇지만 저희는 듣는 음악 세대고, 듣는 음악이 주는 감동은 여전하다고 생각해요. 무엇보다 저희의 음악을 관객 여러분이 들어주시는 것이 저희에겐 가장 중요합니다. 더 많은 분들이 저희 음악을 들어주셨으면 좋겠습니다.” 최현준의 말이다. rickonbge@kukimedia.co.kr
이은지 기자
rickonbge@kukimedi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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