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친절한 쿡기자] ‘이영돈PD가 간다’ 그릭요거트 논란, 사과만 하면 끝나나요?

[친절한 쿡기자] ‘이영돈PD가 간다’ 그릭요거트 논란, 사과만 하면 끝나나요?

기사승인 2015-03-23 11:49:55
JTBC 제공

[쿠키뉴스=이혜리 기자] 탐사보도의 대가라는 이영돈 프로듀서(PD) 이름에 먹칠을 하게 생겼습니다. JTBC ‘이영돈 PD가 간다’ 때문입니다. 신뢰성을 바탕으로 우리 사회의 다양한 현상을 이 PD가 직접 고발하는 것이 프로그램 기획 의도인데 시청자의 신뢰를 잃어가고 있습니다.

사건의 발단은 지난 15일 방송된 그릭 요거트 편에서 불거졌습니다. 전문가들은 이날 방송에서 국내 시판중인 그릭 요거트 맛을 본 후 “진짜 그릭요거트는 없다, 디저트 같다”고 평가했습니다.

하지만 방송 직후 해당 요거트 업주가 인터넷에 항의성 게시물을 게재하면서 ‘조작 방송’ 논란이 일었습니다. 업주 A씨는 프로그램이 교묘하게 편집됐으며 이로 인해 억울한 피해를 보고 있다고 호소했습니다.

A씨는 한국인들이 달콤한 맛을 선호해 가당 그릭 요거트를 만들고는 있지만 무가당 그릭 요거트 또한 판매하고 있는데 방송에서는 마치 국내 그릭 요거트는 너무 달게 만들어 혈당이나 콜레스테롤을 높인다는 식으로 방송했다고 지적했습니다.

억울하다는 A씨 글에 네티즌들도 동조했습니다. “방송이 너무 편파적이었다” “이영돈 PD 때문에 피해보는 곳이 한 두 곳이 아니다” “이전 프로그램에서도 이런 일들이 다분했었다”며 비난에 가세했습니다. 이에 대해 이 PD와 제작진 측은 해당 업체 쪽이 재검증을 원할 경우 응하겠다고 밝혔습니다.

22일 방송은 지난 방송에 이어 그릭 요거트를 소재로 두 번째 편이 그려졌습니다. 이 PD는 그리스에서 배워온 조리법으로 전통 요구르트를 직접 만드는 시범을 보였습니다.

이내 이 PD는 “그릭 요구르트를 전문가와 함께 만들어봤다”면서 “지난주 방송 후 논란에 대해 말씀드리겠다”며 말문을 열었습니다. 그는 “지난 주 한 카페의 가당 요구르트를 가지고 테스트를 했다. 그 카페에는 가당과 무가당 두 종류가 있었다. 제작진의 실수로 무가당에 대한 테스트를 하지 않은 점 사과드린다”고 밝혔습니다.

이 PD는 해당 업체의 그릭 요거트를 시음하며 “신맛이 좀 더 있다면 그리스 본토의 그릭 요거트와 비슷하지 않을까 생각한다. 성분 표시를 보면 유기농 원유와 유산균으로만 만들었다”고 설명했습니다.

석연찮은 사과였을까요? 재검증에도 불구하고 시청자들은 여전히 분노하고 있습니다. 이 PD의 전적이 화려했기 때문이죠. 그는 이전 프로그램에서도 간장 게장과 벌꿀 아이스크림, 황토팩 등을 제대로 검증하지 않았다는 이유로 숱한 논란의 중심에 섰습니다. 시청자들이 “이번에는 그릭 요거트?” “남의 사업 망하게 해놓고는 사과하면 그만인가?” “이영돈 때문에 피해 본 영세상인이 한 둘이 아니다” “사과로 끝날게 아니라 배상해야 한다” 등의 의견을 내놓는 이유입니다.

공정성과 신뢰도가 핵심인 탐사보도 프로그램이 신뢰도가 바닥으로 추락했고 불공정하다는 여론이 빗발치고 있습니다. 같은 실수가 계속 반복되고 있기에 시청자들은 더욱 믿을 수 없는 것이죠. 이 PD와 제작진은 어떤 소재로, 어느 곳을 가더라도 잘못된 정보가 여러 사람들을 해칠 수 있다는 사실을 명심하길 바랍니다. hye@kmib.co.kr
이혜리 기자 기자
hye@kmib.co.kr
이혜리 기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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