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판석 감독은 교주같은 존재”… ‘풍문’, 연기 구멍 없는 이유

“안판석 감독은 교주같은 존재”… ‘풍문’, 연기 구멍 없는 이유

기사승인 2015-04-10 00:00:56
SBS 제공

[쿠키뉴스=이혜리 기자] “안판석 감독은 교주같아요. 믿고 따를 수밖에 없는 리더십이 있으시죠.” “연출에 대한 믿음이 배우한테는 큰 힘이 돼요. 비빌 언덕이 그렇게 클 수가 없어요.”

SBS 월화드라마 ‘풍문으로 들었소’(극본 정성주·연출 안판석)에 출연 중인 배우 고아성과 장현성이 한 말이다.

9일 오후 경기도 남양주시 화도읍 소재 레스토랑에서는 SBS 월화드라마 ‘풍문으로 들었소’의 기자간담회에서 배우들은 모두 안판석 감독에 대한 ‘무한 신뢰’를 드러냈다. 믿고 따라가기만 하면 된다는 것이다.

‘풍문으로 들었소’는 상류사회의 허위 의식을 신랄하게 꼬집는 블랙 코미디 드라마다. 자체 최고 시청률 11.3%를 기록, 입소문을 타고 조용한 저력을 보여주고 있다. 특히 상류층의 위선을 극화하는 안판석 감독의 ‘리얼리즘’이 시청자들을 사로잡았다. 배우들 모두 안 감독의 연출을 전폭적으로 신뢰하는 모양새다.

장현성은 “일반적으로 한국에서 드라마 미니시리즈를 촬영하면 같은 환경에서 여러 테이크와 앵글을 필요로 한다. 속도감 있는 화면을 원하기 때문이다. 하지만 안판석 감독님은 찍으시면서 머릿속으로 편집하시는 것 같다. 필요하겠다 싶은 것만 집중해서 촬영하는 거다. 그래서 배우들도 집중해서 찍게 된다”고 말했다.

안 감독은 대본을 받은 배우들이 자신의 본능으로 연기할 수 있게끔 도와준다고. 장현성과 유준상은 “촬영장에 가면 저희끼리 연습한 것을 바탕으로 ‘리허설을 해봐라’고 감독님이 지시한다. 그걸 보시고 마지막에 감독이 교통정리를 하는 정도다. 저희가 알아서 연기를 하고 어색한 부분은 감독님이 지적하시면 조금 바꿔서 한다”고 설명했다.

안 감독은 배우들과의 커뮤니케이션도 소홀히 하지 않는다. 블랙 코미디를 더 극화하기 위해서는 배우 한명 한명이 캐릭터에 완벽히 녹아들어야하기 때문이다.

유호정은 “블랙 코미디를 어떻게 표현해야 되는지에 대해서 감독님과 이야기를 많이 했다. 어떻게 표현해야 보시는 분들이 재밌고 즐거운지를 고민을 많이 했다. 억지로 웃기려고 해야 웃는 상황이 되는 건 아니지 않나. 대본이 보여주는 상황에 더 진지하게 임하고 진실되게 해야 공감대가 형성되는 것 같다. 안 감독님은 상황 자체가 우습고 재밌기를 바랐지 배우들의 코믹연기를 바라지 않으셨다”고 했다.

연기경력 20년차 유준상은 안 감독의 ‘오케이’ 소리에 모든 걸 걸고 연기한다고.

유준상은 “감독님의 오케이에 모든 게 녹아 있다. 오케이 소리 들으면 안심한다. 망설였던 게 하나도 안보일 만큼 음악이나 편집 등의 장치들이 감독님의 머리엔 다 있다. 감독님의 오케이는 부족한 점을 만들어 줄 자신이 있어서 오케이하시는 거다. ‘내가 책임질게요’라는 의미다”고 설명했다.

이준의 캐릭터도 의상 소품 등 세심한 부분들을 안 감독과 이야기를 나누며 만들어 냈다. 이준은 “부잣집 아들이지만 옷과 신발도 허름한 것들을 입는다. 머리도, 화장도 거의 안한다. 리얼리즘을 추구하는 거다. 휴머니즘이 있는 아이라 가죽제품도 사용하지 않는다. 대신 시계 등의 작은 소품은 비싼 것들을 착용한다. 엄마가 사준 걸 모르고 쓰는 거다. 이런 세심한 것들이 감독님과의 합의하에 나온 것이다”고 밝혔다.

출연 배우들의 안 감독 연출 극찬에 한 취재진은 ‘사교 모임’ 같다고 했다. 이에 고아성은 “안 감독은 교주다. 배우들 모두 그를 좋아한다”고 말하기도 했다.

안 감독의 디렉팅에 대해 고아성은 “배우가 연기할 때 소심해질 수 있는 부분을 고려하지 않으신다. 그게 더 안정이 될 때가 있다. 그래서 더 멋있게 느껴진다. 폭력보다 더 무서울 정도로 카리스마가 있으시다. 믿고 따를 수밖에 없는 리더십을 발휘하신다”며 안 감독에 대한 신뢰를 드러냈다.

드라마는 총30부작으로 15회 방송을 앞두고 있다. 배우들 모두 앞으로 어떻게 진행될지 전혀 모른다. 고아성은 “대본 받을 때 한치 앞을 모르는 상황이 두렵지 않다”고 했고, 유준상은 “저희들도 방송을 보면서 드라마 내용을 안다. ‘장난 아니네’ ‘재밌네’ 저희도 기대하면서 본다”며 극 전개에 대한 호기심을 자극했다.

‘풍문으로 들었소’는 매주 월, 화요일 밤 10시 방송한다. hye@kmib.co.kr
이혜리 기자 기자
hye@kmib.co.kr
이혜리 기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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