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우젓의 시선] “그렇게 쫓아다녀도 걔들은 너 몰라” 팬들이 꼽은 제일 듣기 싫은 말

[새우젓의 시선] “그렇게 쫓아다녀도 걔들은 너 몰라” 팬들이 꼽은 제일 듣기 싫은 말

기사승인 2015-06-08 16:57:55
"사진=쿠키뉴스 DB


[쿠키뉴스=이은지 기자] 지금 가요계는 그 어느 때보다 더 많은 아이돌 그룹들이 활동하고 있습니다. 2000년대 중후반부터 시작된 아이돌 물살은 진작부터 ‘레드오션’이라고 불렸지만 멈출 줄 모르죠. 자연스레 아이돌 시장도 커졌습니다. 그룹 엑소는 지난 2013년 정규 1집 ‘엑소엑소(XOXO)’에 이어 올해 정규 2집 ‘엑소더스(EXODUS)’로 더블 밀리언셀러를 기록했습니다. 정체된 음반시장이 아이돌 그룹 팬들에 의해 다시 움직이고 있는 것이죠. 그런데 아직도 이를 철없이 보는 시선은 존재합니다. 새로운 문화소비층이라고 불려도 모자랄 아이돌 팬들을 가장 짜증나게 하는 말들은 무엇일까요. 몇몇 아이돌 팬들을 인터뷰 해 대표적인 말들을 꼽았습니다.

★“아이돌 음반이 얼마라고? 얘, 그 돈 있으면 차라리 XXX를 해라!”

그룹 방탄소년단의 팬 A(23)씨는 가장 짜증나는 소리로 위와 같은 말을 꼽았습니다. 취직한 지 갓 1년이 됐다는 A씨는 “내 월급 내가 알아서 쓰겠다는데 남들이 왜 내 소비에 상관하는지 모르겠다”고 주장했습니다. 비슷한 소리를 다른 그룹의 팬이었던 고등학교 시절부터 계속 들어왔다는 A씨는 “소비의 가치는 개인이 정하는 것”이라며 “부모님이 주신 용돈이라도 저런 소리를 하는 것은 부당하다”고 말했습니다. 자신에게 주어진 돈을 자신이 가장 원하는 곳에 쓰는 것은 당연한데, 거기에 타인의 가치관을 들이대는 것은 이상하다는 것이죠.

★“가창력도 없는 것들이 가수는 무슨, 차라리 기성 가수들의 노래를 들어라”

그룹 샤이니의 팬 B씨(27)는 “아이돌 그룹의 가창력을 다들 우습게 본다”며 위와 같은 말을 꼽았습니다. 아이돌 그룹 멤버들의 가창력 역시 흔히 비하된다는 것이죠. B씨는 “아이돌 그룹이야말로 체력과 가창력 둘 다 없으면 할 수 없는 것”이라며 “아이돌은 노래뿐만 아니라 연기, 예능, 외모 등 대중에게 어필하는 포인트가 많은 것이고, 최근 가요계에서 그 중 하나라도 떨어지면 살아남기 어렵다”고 강변했습니다. 실제로 최근 ‘복면가왕’등을 통해 아이돌 그룹의 가창력이 새삼 빛을 보기도 했죠. B씨는 “흔히 아이돌 그룹을 ‘메뉴 많은 식당’으로 비하하곤 한다”며 “내세울 것이 없어 메뉴가 많은 식당과 ‘하이브리드’는 다르지 않느냐”고 강조했습니다.

★ “아이돌 그룹 따라다니다가 어느 세월에 공부하고 취직할래?”

그룹 신화의 오랜 팬인 C(32)씨는 “신화 따라다니면서 저런 소리 듣기 싫어 학창시절에 공부 열심히 했다”고 웃었습니다. 아이돌 그룹 때문에 성적이 떨어진다는 소리를 귀에 못이 박히게 들었다는 것이죠. C씨는 “사실 딱히 공부에 생각은 없었지만 신화가 욕먹을까 싶어 더 열심히 했다”며 “결과적으로 신화에게도 부끄럽지 않은 사람으로 자랄 수 있었다”고 말했습니다. 신화가 성장의 동기가 됐다는 것이죠. C씨는 마지막으로 “10대 청소년에게 꿈과 동기부여는 정말로 중요하다”며 “꿈을 이루기 위한 동기나 목적의식이 아이돌 그룹이라 해도 편견 없이 봐 주는 시선이 필요하다”고 지적했습니다.

★ “그렇게 쫓아다녀도 가수들은 너 몰라”

C씨는 위와 같은 말도 정말 듣기 싫은 말로 꼽았습니다. C씨는 “그럼 인문학도들은 노암 촘스키가 알아주기를 바라서 공부하고 유학가나”라고 비유하며 “연예인을 보고 내가 느끼는 행복감 때문에 행사를 다니는 것이지 그들이 알아주기를 바라는 것이 아니다”라고 강조했습니다. C씨는 재미있는 말도 남겼습니다. “내가 좋아하는 그룹이 나를 알면 그건 사생팬이지 팬이 아니다”라네요. 사생팬은 연예인의 사생활까지 따라다니며 괴롭히는 팬들을 일컫는 말입니다. 연예인들도 자신의 사생팬을 알아보고 먼 거리에서부터 얼굴을 찌푸리곤 하죠. C씨는 “사생팬 수준이 아닌 바에야 연예인들이 팬들을 일일이 기억하는 건 당연히 어불성설”이라며 “만약 내가 좋아하는 신화가 나를 알아본다면 그건 그것대로 큰일”이라고 폭소했습니다. rickonbge@kmib.co.kr


★ ‘새우젓의 시선’ : 자신을 일명 ‘새우젓’이라고 칭하는 팬들의 관점으로 연예 뉴스를 돌아보는 쿠키뉴스의 코너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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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은지 기자 기자
rickonbge@kmib.co.kr
이은지 기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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