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민석의 이슈 리마인드] 대세가 된 ‘데이터 요금제’… ‘꼼수’라 불리는 진짜 이유

[김민석의 이슈 리마인드] 대세가 된 ‘데이터 요금제’… ‘꼼수’라 불리는 진짜 이유

기사승인 2015-06-19 04:30:55

[쿠키뉴스=김민석 기자] 우리나라 이동통신사들은 모두 부가세를 제외한 금액으로 요금제를 설명합니다. 2만9900원(부가세 제외)으로 책정한 후 ‘2만원대 음성통화 무제한’이라고 홍보하는 식입니다. 하지만 실제 청구되는 요금은 최소 3만2890원이죠. 따라서 3만원대 요금제라고 해야 정확한 표현입니다. 이통 3사가 입을 맞춘 ‘5만원대 데이터 무제한요금제’도 최소 6만5890원이 청구되니 6만원대 요금제라고 해야 하겠네요.

이통사들의 꼼수가 깃든 관행에 시민단체가 제동을 걸었습니다. 참여연대 민생희망본부는 18일 “이통 3사의 '기본요금 징수' '부가세 미포함 요금제 공시' 등 6개 사안에 대해 방송통신위원회와 공정거래위원회에 신고했다고 밝혔습니다. 이후에도 'SK텔레콤 T가족포인트 일방적 폐지'와 'KT 올레포인트 일방적 축소' 등에 대해서도 순차적으로 신고할 예정이라고 전했습니다. 부가세 10%를 뺀 금액을 고수하는 이통 3사의 방식이 전기통신사업법과 표시광고법을 위반한 것으로 본 겁니다.

그런데 진짜 ‘꼼수’는 따로 있었습니다. 이통 3사 모두 5만원대 이하 요금제에서 데이터 제공량을 기존의 요금제보다 줄인 것으로 확인된 겁니다.

SK텔레콤의 경우 기존의 ‘LTE34요금제’에선 2년 약정할인을 받고 부가세를 포함하면 3만원 정도 요금에 800MB를 줬지만, 데이터중심요금제로 넘어오면서 3만2890원에 300MB만 주고 있습니다. KT도 기존의 순액 요금제인 ‘순모두다올레28’ 요금제에선 부가세를 포함해 3만800원을 내면 750MB데이터를 주지만, ‘데이터선택요금제’에선 3만2890원에 300MB만 제공합니다. KT는 상위 요금제에서도 0.5GB씩 데이터를 줄였습니다.

즉 이통사들이 데이터중심요금제로 전환한다면서 데이터를 적게 이용하는 가입자들을 상대로 요금은 올리고 데이터 제공량은 줄이는 꼼수를 부린 겁니다. 물론 6만원 이상 부담해야하는 무제한 데이터 제공 요금제에선 기본 데이터 제공량이 상당히 늘었습니다.

하지만 여기에도 노림수가 있습니다. 이통사들이 음성통화·문자에서 데이터로 패러다임을 전환하면서 높은 통신비를 지출해야만 데이터를 넉넉하게 사용할 수 있게 얼개를 짜둔 것이기 때문입니다. 5G 시대를 앞둔 지금 전송속도가 빨라지면 질수록 소비자들의 평균 데이터 이용량도 늘어날 가능성이 높습니다. 그 만큼 이통사들의 수입도 점점 더 늘어나는 구조인 셈이죠.

실제로 이용자당 월평균 데이터 사용량은 해마다 80%씩 늘고 있습니다. 미래창조과학부 자료에 따르면 2012년 1월엔 평균 데이터 사용량이 470MB였던 반면 지난 3월엔 2.3GB로 5배 폭증했습니다. 이 중 LTE 가입자는 3.3GB, LTE 무제한 요금제 가입자는 무려 14GB를 사용했습니다.

이를 두고 이통사들이 데이터중심요금제를 내놓으면서 가계통신절감 효과가 있다고 강조했지만, 실제로는 데이터 단가를 유지하면서 사용량을 늘려 장기적인 이익을 챙기려는 것 아니냐는 지적이 고개를 들었습니다.

어쩌면 이통사들이 ‘데이터 무제한 제공’이라는 홍보문구를 내걸고 경쟁적으로 요금제와 부가서비스를 내놓은 것도 소비자들이 데이터를 많이 쓰는 습관을 빨리 들이게 하려는 의도일지도 모르겠습니다.

복수의 통신업계 관계자는 “음성통화 무제한을 혜택으로 내건 데이터중심요금제는 데이터 이용량이 상대적으로 낮은 2G와 3G의 이용자들을 4G 요금제로 전환해 가입자당매출(ARPU)를 높이려는 의도가 있다”고 분석했습니다.

그러고보니 데이터중심요금제가 자리를 잡자 무료 인터넷 전화로 불렸던 mVoIP가 전면 허용되고 이통사 간 VoLTE가 상용화된 것도 이통 3사의 숨겨진 의도와 무관하지 않아 보입니다.

무엇보다도 이통 3사는 어떻게 입을 맞춘 듯 똑같이 3만2890원 요금제에서 데이터 300MB를 주고 데이터 무제한 서비스를 똑같이 6만5890원에 제공하는 것일까요? 또 요금제가 서로 비슷해져야 안심하는 걸까요? 그저 신기할 따름입니다. ideaed@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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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민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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