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친절한 쿡기자] 지드래곤의 위험한 발언… 아이돌 편견 강화하는 선배 될 수도

[친절한 쿡기자] 지드래곤의 위험한 발언… 아이돌 편견 강화하는 선배 될 수도

기사승인 2015-06-19 09:54:56

[쿠키뉴스=이은지 기자] 그룹 빅뱅의 지드래곤(본명 권지용)이 18일 JTBC ‘뉴스룸’에 출연해 손석희 아나운서와 인터뷰 중 한 말이 시선을 모았습니다. 현재 활동 중인 엑소, 샤이니 등과의 차별점을 묻는 질문에 지드래곤은 “저희는 직접 음악을 만들고 대중들이 좋아해준다는 점”을 차별점으로 꼽았죠. 언뜻 보기에는 맞습니다. 그룹 빅뱅은 직접 음악을 만들고, 대중들이 정말로 좋아하는 그룹이죠.

지드래곤이 꼽은 차별점은 크게 두 가지입니다. 1)직접 음악을 만든다. 2)대중들이 좋아한다. 그렇다면 이 두 가지가 정말로 엑소·샤이니 등 여타 아이돌과 빅뱅을 차별화하는 부분일까요?

비단 손석희 아나운서가 예시로 든 엑소·샤이니 뿐만 아니더라도 많은 아이돌 그룹들이 작곡·작사에 발을 담그고 있습니다. 그룹 엑소의 경우 자작곡이 이번 리패키지 앨범에 수록됐고, 샤이니의 종현 또한 자신이 몸담은 그룹뿐만 아니라 많은 가수들에게 자작곡을 선사했죠. 블락비의 지코는 앨범 전체의 프로듀싱까지 도맡아 대중뿐만 아니라 평단의 호평을 이끌어낸 바 있습니다. 신인 그룹 세븐틴은 자체제작 아이돌이라는 수식어가 있을 정도로 모든 멤버가 작사·작곡을 비롯해 안무·콘셉트 기획 단계까지 참여하고 있죠. 이외에도 차마 다 꼽을 수 없을 정도로 많은 멤버들이 작사·작곡 중입니다.

대중의 호오 여부는 어떨까요. 손 아나운서가 언급한 그룹 엑소는 정규 1집 ‘엑소엑소(XOXO)’, 정규 2집 ‘엑소더스(EXODUS)’로 더블 밀리언셀러를 기록하며 음반시장에 활기를 불어넣었습니다. 200만 장. 단순히 팬들의 ‘사재기’로 치부하기에는 너무도 많은 개수입니다. 이외에도 많은 아이돌 그룹이 꾸준히 사랑받고 있습니다. 대중이라는 한 단어로 치부하기에는 다양한 사람들이 제각기 다른 취향으로 숱한 아이돌 그룹들을 좋아하고 있다는 이야기입니다.

지드래곤이 단순히 그룹에 대한 자부심이 커 위와 같은 답변을 했을 가능성도 있습니다. 그러나 질문은 명백하게 차별점을 물어왔죠. 손 아나운서가 이어 “엑소와 샤이니 팬들이 화내지 않겠냐”고 묻자 지드래곤은 “사실이니까요. (곡을)직접 만드니까, 저희는”라고 답했습니다. 그렇지만 엑소와 샤이니도 곡을 직접 만듭니다.

지드래곤의 답변은 ‘아이돌’ 혹은 ‘가수’라는 직업군에 관해 대중이 예전부터 갖고 있는 편견을 상기시킵니다. 빅뱅이 10년 전 데뷔했을 때 작사·작곡을 직접 한다는 점은 대중들이 빅뱅을 다시 한 번 돌아보게끔 만들었죠. ‘아이돌은 남들이 만들어주는 노래나 부르는 인형’ ‘아이돌은 얼굴밖에 볼 것이 없다’는 오래된 편견을 부순 것이 바로 빅뱅입니다. 그러나 그렇기에 지드래곤의 답변은 위험합니다. 인기 아이돌의 최전선에 서있는 지드래곤이 빅뱅 외의 여타 아이돌에 대해 대중이 가지고 있는 편견을 부수기는커녕 그것이 맞다고 규정하는 것이 될 수 있죠.

작사·작곡은 물론 콘셉트 기획까지 하는 현재의 아이돌 트렌드를 만든 그룹이 바로 빅뱅입니다. 그 기원에는 서태지와 아이들이 있지만, 위에 언급한 수많은 아이돌들은 바로 빅뱅을 롤 모델로 삼고 오늘도 제작에 열심이죠. 그렇기에 더욱 지드래곤의 발언이 안타깝습니다. rickonbge@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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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은지 기자 기자
rickonbge@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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