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름에는 왜 ‘장염’ 환자가 많을까?

여름에는 왜 ‘장염’ 환자가 많을까?

기사승인 2015-07-08 09:51:55

[쿠키뉴스=김단비 기자] 음식 속 세균의 활동이 활발해지는 여름, ‘장염’은 여름철에 가장 빈번하게 발생하는 질환이다.

장염은 말 그대로 소장이나 대장에 염증이 생긴 상태를 말하는데 크게 급성 장염과 만성 장염으로 나뉘며, 급성 장염은 다시 세균성 장염과 비세균성 장염으로 분류된다. 더운 여름에는 식중독에 의해 발생하는 세균성 장염이 주로 나타난다.

질병관리본부가 조사한 결과 치명적 세균성 장염 환자의 경우 전체 환자의 절반 이상이 6월에서 8월 사이에 나타나는 것으로 확인됐다.

세균성 장염은 포도상구균, 살모넬라균, 대장균 등의 주요 식중독 균들이 좋지 않은 위생 상태에서 조리되거나 더운 날씨에 변질된 음식물 등에 오염된 후 인체 내로 들어와 감염을 일으키게 된다.

일반적으로 음식물 섭취 후 72시간 내에 구토, 설사, 복통, 발열 등의 증상이 나타난다. 특히 포도상구균에 의해 감염이 되었을 때는 약 6시간 이내에 증상이 빠르게 나타나는 것이 특징이다.

장염은 약을 복용하지 않아도 1주일 내에 저절로 낫는 것이 일반적이다. 따라서 증상이 경미한 경우 구토나 설사로 인해 손실된 체내 수분과 전해질을 보급해주면 금방 회복된다. 다만 심한 복통이 지속되거나 열이 나는 경우 또는 변에 고름이나 피가 섞여 있을 때에는 병원을 찾아 적절한 치료를 받는 것이 좋다.

이대목동병원 위-대장센터 정성애 교수는 “고온다습한 날씨로 유해 세균의 번식이 쉬운 여름철에 위생 관리를 철저히 하지 않으면 세균성 장염에 노출되기 쉽다”며 “여름철 장 건강을 위한 생활 습관 관리에 주의를 기울여야 한다”고 조언했다.

아울러 이대목동병원은 여름철 대장 건강을 돕는 6가지 생활 수칙을 제시했다.

◇식중독 예방 위해 신선한 음식 먹고 조리 과정에서 위생 수칙 지켜야

식중독 위험을 막기 위해서는 음식은 1분 이상 가열 후 섭취할 것을 권한다. 냉장고에 보관된 음식도 상할 위험이 있으므로, 유통기한이 지난 음식은 과감히 버리도록 한다. 또 조리과정에서 손만 잘 씻어도 식중독의 70%를 예방할 수 있기 때문에 조리 전에는 반드시 비누나 세정제를 사용해 20초 이상 손을 씻고, 손바닥은 물론 손등, 손가락 사이와 끝, 손톱 밑까지 꼼꼼하게 문지른다. 손에 상처가 났을 때는 요리를 하지 않는 것이 좋다.

◇설사 한다고 무조건 지사제 먹거나 굶는 것은 금물

흔히 설사는 무조건 멈추게 하는 것이 최고라 생각해 바로 지사제를 먹는 경우가 많다. 설사를 계속하면 문제가 되지만, 설사는 몸속에 들어온 독소를 배출하는 회복의 한 과정이기도 하므로 의사 혹은 약사와 상담해 복용하는 것이 좋다. 또한 설사가 있을 때는 무조건 굶기보다 탈수 현상을 막기 위해 따뜻한 물을 자주 마시는 것이 좋다.

◇기름진 음식보다는 섬유질 풍부한 통곡식, 신선한 채소 섭취 늘리기

장 건강을 위해서는 식이섬유 섭취가 중요하다. 현미와 통밀, 보리와 같이 정제되지 않은 곡류, 다시마, 미역과 같은 해조류, 신선한 채소와 과일을 자주 섭취하는 것이 좋다. 다만 수박, 참외와 같이 당도가 높은 과일을 너무 많이 먹게 되면 오히려 설사를 할 수 있어 주의하는 것이 좋다. 열대야 현상이 자주 나타나는 여름밤에는 치킨이나 라면과 같은 기름진 야식을 자주 먹게 되는데, 이는 위와 장에 부담을 주어 건강을 해칠 수 있다. 때문에 되도록 야식을 피하고, 육류를 섭취할 때는 신선한 채소를 함께 먹는 것이 권장된다.

가벼운 운동과 함께 탈수 예방 위해 적절한 수분 섭취

날씨가 덥다고 움직이지 않고 앉아만 있을 경우 장 운동이 원활히 이루어지지 않아 변비를 유발할 수 있다. 덥지 않은 아침과 저녁에 가벼운 산책이나 적절한 스트레칭을 시행하는 것이 좋다. 아울러 여름에는 땀을 통한 수분 및 전해질 소실이 많아서 탈수가 생기기 쉽고, 이로 인해 변비 증상이 심해질 수 있으므로 운동 전후에 물이나 이온음료, 가벼운 과일 섭취로 수분과 전해질을 보충하는 것이 도움이 된다.

규칙적인 배변 습관 갖기

올바른 배변 습관을 갖기 위해서는 대장 운동이 가장 활발한 시간에 맞춰 배변을 시도하는 것이 좋다. 그렇다고 매일 배변을 해야 한다는 것은 아니다. 하루에 3번, 3일에 한 번이라도 큰 어려움 없이 배변을 한다면 정상에 해당한다. 하루, 이틀 변을 못 봤다고 해서 초조해 하거나 변의도 없는데 과도한 힘주기를 하는 것은 좋지 않다.

설사나 변비 증상 한 달 이상 지속된다면 반드시 병원 방문
설사나 변비 등 배변 장애가 한 달 이상 나타나고 배변 전에 복통이 나타난다면 과민성 장증후군을, 빈혈이나 체중 감소가 함께 동반되면 크론병과 같은 만성 염증성 질환을 의심해 봐야 한다. 과민성 장증후군의 경우 식사 후 복통, 복부 팽만감이 동반될 수 있고, 크론병의 경우 치루나 치열 등이 함께 생길 수 있다. 이는 증상의 종류와 정도가 다양해 일반인들이 쉽게 구분하기는 힘들기 때문에 병원을 찾아 검진을 받을 필요가 있다.

이대목동병원 위-대장센터 정성애 교수는 “여름철에는 세균에 의한 장염이 주로 나타나지만, 설사나 변비, 구토 등 증상이 유사해 꾸준한 관리가 필요한 과민성 장증후군이나 크론병과 같은 만성 질환을 단순한 장염이라 여겨 병을 키우는 경우가 종종 있다”며 “평소 본인의 몸의 변화에 관심을 기울이고 소화기계 이상 증상이 오래 지속된다면 의료진을 통해 정확한 진단을 받아볼 것을 권한다”고 말했다. kubee08@kukimedia.co.kr
김단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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