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송에 블로그까지 홍보일색…‘어디까지 믿어야하나’

방송에 블로그까지 홍보일색…‘어디까지 믿어야하나’

기사승인 2015-08-11 07:00:55
ⓒAFPBBNews = News1

[쿠키뉴스=이다겸 기자] 인터넷 검색을 통해 자신이 원하는 정보를 찾는 건 일상이 됐다. 그리고 이런 과정에서 맛집이나 화장품 등 특정 분야에 대한 정보를 제공하는 ‘블로그’가 생겼다. 그 중에서도 방문자 수나 스크랩 수가 많은, 큰 영향력을 가지는 블로그를 운영하는 사람을 ‘파워블로거’라 한다.

맛집을 찾아다니는 것이 취미라고 밝힌 A씨(여·30대)는 어떤 경로를 통해서 맛집을 알아보냐는 질문에 “보통은 인터넷 후기를 보고 맛집을 찾아간다”고 말했다.


A씨는 “지금도 그렇지만 TV에서 맛집을 소개하는 프로그램이 한참 유행할 때가 있지 않았나. 방송이 나가고 나면 너도나도 그 집 음식을 먹기 위해 가서 줄도 서고하는데 사실 기대만큼 음식이 맛있었던 적은 별로 없었다. 그런데 방송이 계속되면서 정말 평균도 안 되는 음식점을 맛집이라고 소개하는 경우도 있었다. 물론 개인 입맛에 따라 다르겠지만, 적어도 내가 느끼기에는 그랬다. 더 이상 방송을 믿지 못하게 됐고, 이후에는 같은 소비자의 입장에서 후기를 올리는 인터넷 블로그 등을 통해 정보를 찾게 됐다”고 전했다.

문제는 일부 파워블로거가 운영하는 블로그들도 방송과 같은 수순을 밟고 있다는 것이다. 파워블로거들이 음식점을 찾아 좋은 후기를 써주겠다며 돈을 내지 않고 음식을 먹으려고 하고, 이를 거부하는 음식점에는 나쁜 후기를 남겨 해당 음식점 운영에 타격을 입혔다는 이야기는 더 이상 말하기 입이 아플 정도다.

B씨(여·20대)는 “친구와 맛집을 가려고 파워 블로그를 참고했는데 실제로 가서 먹어보니 정말 맛이 없었다. 맛이라는 것이 주관적인 것이기는 하지만 보편적인 수준은 돼야하는데 정말 아니었다. 내가 찾아본 글이 홍보글이었다는 것을 안 후로는 블로그 검색을 하지 않고 지인들에게 물어서 맛집을 찾는다”고 말했다.



뷰티에 관심이 많다고 밝힌 C씨(여·20대)는 “유명한 화장품 블로그에서 해당 제품이 좋다고 해서 비싼 가격을 지불하고 상품을 구입한 적이 있다. 그런데 특별히 다른 제품보다 좋다거나 그런 생각이 들지는 않더라. 후에 화장품 관련 커뮤니티에 들어갔는데 해당 블로거가 협찬을 받고 후기를 쓴다는 글을 접했다. 뭔가 사기를 당한 기분이었다. 그 뒤부터는 블로그에 제품 추천 글이 올라오면 의심부터 하게 된다”고 전했다.

이런 폐해에도 불구하고 실제 매장을 운영하는 상인들은 파워블로거의 영향력을 무시할 수 없는 상황이다. 파워블로거의 후기에 ‘협찬을 받고 글을 쓴다’는 단서가 있어도 네티즌들은 어디서나 쉽게 접할 수 있는 블로그의 영향을 많이 받기 때문이다.


서울시 중구 명동에서 음식점 매니저로 일하고 있는 D씨(30대)는 파워블로거의 영향력을 느낀 적이 있냐는 질문에 “그렇다”고 고개를 끄덕였다.

D씨는 “우리 가게에는 매운 돈까스를 팔지 않는데 어느 날부터인가 손님들이 들어와 ‘매운 돈까스 파냐’고 물어보더라. 그런 질문을 하는 손님들이 하루에도 5~6팀이 넘었다. 혹시나 해서 인터넷을 검색해보니 음식 블로그를 운영하는 파워블로거가 명동의 한 가게에서 매운 돈까스를 먹고 후기를 올렸고, 그 포스팅을 본 사람들이 가게에 찾아온 것이다. 그 때 파워블로거의 힘을 많이 느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파워블로거의 영향력이 크다보니 DSLR을 들고 음식 사진을 찍거나 하는 손님이 있으면 괜히 더 신경을 쓰게 된다. 아무래도 안 좋은 후기가 올라오거나 하면 가게 매출에 영향이 있을 것 같다는 생각 때문”이라고 덧붙였다.

파워블로거들 중 몇몇은 직장인의 월급과 맞먹는 고수익을 낸다. 그리고 수익이 대변하는 엄청난 영향력 때문인지 이제 파워블로거는 하나의 직업으로까지 인식되고 있다. 이에 파워블로거가 되려는 초보 블로거들을 위한 강의까지 운영되고 있는 실정이다.

실제로 파워블로거 강의 사이트에 들어가 보면 일정한 수업료를 받고 ‘방문자 수 늘리는 방법’, ‘포털 상위 노출 방법’ 등에 대한 강의를 한다. 미리 신청하지 않으면 강의를 들을 수 없을 만큼 파워블로거에 대한 관심은 폭발적이다.




물론 대다수의 블로거들은 자신이 알고 있는 정보나 취미를 방문자와 공유하기 위해 사비를 투자해 블로그를 운영한다. 블로그를 마케팅의 일환으로 활용하는 것도 한 방법일 수는 있다. 하지만 돈을 받고 무조건적으로 긍정적인 후기를 써주는 등 일부 파워블로거들의 도 넘은 행동은 순수한 마음으로 블로그를 운영하는 이들에게까지 피해를 준다.


파워블로거의 힘은 그의 포스팅을 읽어주는 네티즌들의 신뢰에서 나온다. 네티즌의 신뢰가 없다면 파워블로거도 존재할 수 없다는 이야기다. 객관적인 정보를 전달해 신뢰를 얻는 것이 파워블로거와 네티즌 모두 윈윈(WIN-WIN)하는 방법이 아닐까. plkplk123@kukinews.com
이다겸 기자
plkplk123@kukinews.com
이다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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