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쿠키뉴스=조현우 기자] 아무도 몰랐다. 프로야구 LG 트윈스의 정성훈이 지난달 음주운전을 하다가 적발됐지만 아무 징계 없이 계속 경기에 출전했다.
서울 송파경찰서는 “지난달 10일 오전 7시쯤 정성훈이 혈중 알코올농도 0.126% 상태로 송파구의 한 아파트 지하 주차장에서 레인지로버 승용차를 운전하다 적발돼 불구속 입건했다”고 14일 밝혔다. 혈중 알코올농도 0.126% 상태는 면허 취소 수준이다.
경찰에 따르면 정성훈은 같은 아파트에 사는 주민이 “출근을 하기 위해 지하주차장을 걸어가고 있었는데 외제 SUV 차량이 드리프트(미끄러지듯이 급커브를 도는 것)를 하듯이 들어와 하마터면 차에 치일 뻔했다”고 경찰에 신고해 적발됐다.
경찰이 도착하자 정성훈은 음주 사실을 순순히 인정했다고 한다. 그는 경찰 조사에서 “라이벌팀과의 경기에서 크게 패해 속이 상해 친구와 술을 마셨다”고 말한 것으로 알려졌다. 전날 LG트윈스는 서울을 같은 연고지로 하는 두산 베어스에 1대9로 패했다.
정성훈은 술을 마신 뒤 대리운전을 불러 아파트까지 왔으나 주차할 곳을 찾지 못하자 대리운전사를 돌려 보낸 뒤 자신이 주차를 하려했던 것으로 전해졌다.
정성훈은 일반 도로가 아닌 주차장에서 음주운전을 하다 적발돼 면허 취소 등 행정처분을 받지는 않았다. 음주운전시 처벌하는 도로교통법에 따라 벌금형에 약식기소될 것으로 알려졌다.
이 소식이 뒤늦게 알려지자 SNS와 인터넷 커뮤니티는 달아올랐다. 정성훈이 아무 징계를 받지 않았기 때문이다. 지난 6월 같은 구단 정찬헌이 음주사고로 구단으로부터 3개월 출전정지와 벌금 1000만원을 부과받은 것과 대비되는 부분이다. 당시 한국야구위원회(KBO)는 정찬헌에게 잔여 경기 출전정지 중징계를 내렸다.
파문이 계속 확산되자 이날 LG 구단은 정성훈에게 벌금 1000만원의 징계를 내렸다. LG 측은 “정성훈이 면허정지 혹은 취소 등 행정처분을 받지 않았기 때문에 아파트 주차장은 도로교통법 대상이 아닌 경미한 건으로 생각하여 구단에 알리지 않았다”며 “정상참작 등을 고려할 수 있으나 벌금 1000만원의 중징계를 내렸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