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봉기자의 호시탐탐] 우유 먹으면 심장병? 햄이 발암물질?… 누명 쓴 식품의 진실

[봉기자의 호시탐탐] 우유 먹으면 심장병? 햄이 발암물질?… 누명 쓴 식품의 진실

기사승인 2015-11-11 06:45: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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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규봉 기자▶네. 세계보건기구 산하 국제암연구소. IRAC가 지난 26일, 육가공식품을 1군 발암물질로 지정했고요. 붉은 고기를 발암 가능 물질인 2A급으로 지정했습니다. 또 매일 50g의 가공육을 섭취하면 대장암 또는 직장암이 발생할 위험이 약 18% 높아진다고 발표했고요.

강주형 아나운서▷IARC가 발암물질로 규정하는 육가공식품에는 소시지 외에 또 어떤 음식들이 포함되어 있나요?

조규봉 기자▶햄과 베이컨, 훈제 소고기인 파스트라미와 살라미 소시지, 핫도그 등이 포함되었습니다.

강주형 아나운서▷햄과 소시지 같은 가공육은 1군 발암물질, 붉은 고기는 2군 발암물질로 지정되었는데요. 그럼 이 1군, 2군을 나누는 기준이 무엇인지 궁금해요. 어떻게 나누는 건가요?

조규봉 기자▶먼저 1군은 동물실험뿐만이 아니라 사람을 대상으로 관찰한 연구가 있어서 확실하게 암을 일으킬 수 있는 물질입니다. 다시 말해 1군은 인체발암 확인물질이죠. 그리고 2군이라는 건 A, B 두 가지 인데요. 동물에서는 확실한데 사람에서는 근거가 약간 부족한 경우. 그러니까 가능성이 있는 것을 이야기합니다. 2A군은 인체발암 추정물질, 2B군은 인체 발암 가능 물질이죠. 또 그 외에 발암 성분이 없을 것으로 추정되는 물질까지 4단계로 나뉘고요.

강주형 아나운서▷발암성분이 있다고 확신 되는 1군 발암 물질의 수는 얼마나 되나요?

조규봉 기자▶70여 가지인데요. 단일물질이 아닌 합성성분을 포함하면 120여 가지입니다. 그 중에서는 우리가 일상생활에서 쉽게 접하는 것도 상당수 포함되어 있고요.

강주형 아나운서▷육가공식품 외에 또 어떤 물질들이 있는지 궁금해요.

조규봉 기자▶1군 발암물질에는 술, 담배, 석면, 젓갈, B형 간염 바이러스, 그리고 햇볕도 포함되어 있습니다.

강주형 아나운서▷정말 일상생활에서 쉽게 접하는 것들이 포함되어 있네요. 그럼 이번에 붉은 고기가 포함된 2군은요?

조규봉 기자▶2A군 디젤 엔진 배출물, 2B군은 납, 커피, 휘발유 등이 포함되어 있습니다.

강주형 아나운서▷정말 의외의 것들도 포함되어 있네요. 아마 모르셨던 분들도 많지 않을까 싶은데요. 이야기가 나온 김에 발암물질에 대한 이야기를 하지 않을 수 없어요. 기자님, 이번에 논란이 된 발암물질, 어떻게 정의내릴 수 있을까요?

조규봉 기자▶최근에는 유전자의 손상이나 대사 과정의 이상으로 세포 변이가 일어나는 것을 암의 주요 원인으로 보는데요. 그렇게 세포 변이를 일으켜 암을 유발하는 물질을 발암물질이라고 하는 것입니다. 그리고 이 발암물질의 종류는 수백, 수천 가지 이상이고요.

강주형 아나운서▷네. 하지만 현재까지 발암물질이라고 밝혀진 것만 해도 앞에서 이야기한 것처럼 많고 또 아직도 밝히지 못한 물질도 있을 텐데요.
1군으로 지정되었다고 해서 가장 위험한 건 아니죠?

조규봉 기자▶그럼요. 그건 아닙니다. 이번 발표에 언급된 가공육의 경우 1군 발암물질이라고 평가했지만 그건 암 발생과 그 정도의 상관관계가
있다는 과학적 근거를 확인했다는 의미죠.

강주형 아나운서▷그리고 또 궁금한 건, 담배와 같은 1군으로 지정된 소시지와 햄 같은 가공육이 과연 담배나 석면처럼 위험할까. 하는 점이에요. 기자님, 어떤가요?

조규봉 기자▶결론부터 말씀드리면 우리나라 국민들은 안심하셔도 됩니다. 이번 발표는 매일 가공육을 50g을 먹을 경우 암이 발생할 과학적 증거가
충분하다는 것인데요. 우리나라 국민들의 섭취량은 그 기준에 훨씬 못 미치거든요.

강주형 아나운서▷그런가요? 결국 한국인들의 가공육 섭취는 우려할 만한 수준이 아니라는 거죠?

조규봉 기자▶네. 그렇습니다. 2010~2013년 국민건강영양조사를 분석한 결과 우리 국민의 가공육 섭취량은 1일평균 6.0g 수준이거든요.

강주형 아나운서▷가공육이 그렇다면 소고기나 돼지고기 같은 붉은 고기는 어떤가요?

조규봉 기자▶WHO는 매일 100g 섭취 시 암 발생률이 17% 증가한다고 발표했는데요. 한국인의 1일 섭취량은 61.5g 수준입니다. 붉은 고기 섭취도
걱정할 수준은 아닌 거죠. 하지만 논란이 계속되자 식품당국이 입장을 밝혔습니다. 지난 2일이었죠. 식품의약품안전처는 충북 오송 식약처 본부에서 브리핑을 열었는데요. 현재 우리나라 대부분 국민이 가공육이나 적색육을 섭취하는 수준은 우려할 정도가 아니라고 공식 판단했고요. 또 가공육 및 적색육 섭취로 인한 암 발생 위험은 섭취량뿐 아니라 식습관, 연령 등 다양한 요인을 고려해야 한다는 데 여러 전문가들이 의견을 함께했죠.

강주형 아나운서▷항상 늦장을 부리던 정부가 그래도 이번에는 바로 대응에 나섰네요?

조규봉 기자▶그렇죠. 아마 이번에 발표를 한 손문기 차장의 덕이 큰 것 같은데요. 식품안전국장, 농축수산물안전국장을 지낸 손 차장은 식약처 차장으로 지난 달 21일에 발령을 받았으니 아직 한 달도 되지 않은 건데요. 발암물질 전문가답게 이번에도 발 빠른 대응을 했네요.

강주형 아나운서▷네. 일단 안심은 시켜주었으니까요. 이제 국민 건강을 위한 적정 섭취 가이드라인을 제시해주어야 할 것 같아요. 기자님, 그럼
다시 한 번 확실히 여쭤볼게요. 가공육와 붉은 고기. 정말 안심하고 먹어도 되는 건가요?

조규봉 기자▶현재 우리가 섭취하고 있는 수준은 WHO의 발표 중 가장 낮은 그룹에 속해 있습니다. 아직 크게 우려하지 않아도 된다는 거죠. 특히 붉은 고기의 경우 성장기 어린이나 노인 등의 건강과 영약학적 균형을 위해 적정 수준의 섭취가 필요하니까요. 현재의 섭취량을 줄일 필요는 없습니다.

강주형 아나운서▷네. 이번 WHO의 발표는 아무래도 전후 설명이 부족하지 않았나 하는 생각이 들어요. 이번 발표에 따른 후폭풍도 상당하잖아요. 일단 햄과 소시지 등 육가공육 제품 판매량이 떨어졌죠?

조규봉 기자▶그렇습니다. 지난 26일 발표 후 27일 육가공 제품 매출이 하루 만에 20% 가까이 급감했는데요. 소비자들의 육가공품 외면에 CJ와 롯데, 대상 등 식품업체들은 비상사태에 돌입을 하기도 했습니다. 또 이마트의 육가공 제품 매출은 일주일 전에 비해 16.9% 감소했고요. 롯데마트의 가공육 매출 역시 전년 동기 대비 17.9% 감소했습니다. 같은 기간 홈플러스에서도 가공육 제품 매출이 작년보다 약 15% 줄었죠.

강주형 아나운서▷그건 다시 말해 소비자들이 가공육을 외면하고 있다는 건데요. 하지만 오늘 내용을 생각해보면 소비자들이 육류 섭취와 관련해 이번 발표로 크게 혼란스러워 할 필요는 없을 것 같아요. 적어도 육류 소비가 과하지 않은 우리나라 국민들의 경우는요.

조규봉 기자▶그렇습니다. 암 발생은 육류 섭취 이외에도 생활습관, 사는 지역 등에 따라 개개인마다 다르기도 하고요. 이번 발표도 육류를 절대 먹지
말라는 의미가 아닙니다. 무조건 섭취를 피하는 것보다 균형 잡힌 식사를 하는 게 암을 예방하는 방법이 되겠습니다,

강주형 아나운서▷네. 꼭 기억하시기 바랍니다. 지금까지 호시탐탐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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