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전자 변형(GM) 연어, 환경 재앙 될까?

유전자 변형(GM) 연어, 환경 재앙 될까?

기사승인 2015-12-03 15:14:55
[쿠키뉴스=이영수 기자] “유전자 변형(GM) 연어의 식품으로서의 안전성은 충분히 확보돼 있다고 봅니다. 하지만 환경에 대해서도 안전한지는 아직 잘 알지 못합니다.”

캐나다 해양수산청 생명공학양식규제센터 로버트 데블린 박사는 “미국 식품의약청(FDA)으로부터 최근 세계 처음으로 식용 판매를 승인 받은 GM 연어의 환경 안전성은 아직 불명”이라고 주장했다. 2일 서울 리츠칼튼 호텔에서 열린 18차 LMO포럼 국제 세미나에서다.

이날 세미나에서 그의 발언은 큰 주목을 받았다. GM 연어를 개발한 ‘아쿠아바운티 테크놀로지’사가 캐나다 회사이기 때문이다.

그는 “아직 GM 연어를 직접 맛보진 못했다”며 “GM 연어를 사람이 먹어도 안전한지는 지난 15년 이상 충분히 검증됐으므로 문제가 없을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미국의 FDA에 이어 캐나다 정부도 조만 간 GM 연어의 식용을 허용할 것으로 그는 전망했다.

데블린 박사는 “미국 FDA는 ‘아쿠아바운티 테크놀로지’사가 개발한 GM 연어(상품명 ‘아쿠아어드벤티지’)의 부화는 캐나다, 양식은 중남미 파나마, 시판은 미국에서만 할 수 있도록 허가했다”고 설명했다.

GM 연어가 처음 탄생한 것은 1989년. 세미나에서 데블린 박사는 “GM 연어의 장점은 성장 속도가 빠르고 사료 효율이 높다(적은 양의 사료로 양식 가능)는 것”이며 “GM 연어가 일반 연어보다 덩치가 훨씬 클 것으로 생각하는 사람이 많지만 이는 오해”라고 말했다.

그가 ‘과학자로서’ 가장 큰 우려를 표명한 것은 GM 연어의 환경 안전성이 아직 충분히 확보되지 않았다는 사실.

데블린 박사는 “GM 연어는 일반 연어와 헤엄 실력, 면역력, 먹이를 구하는 행위, 교배 능력 등에서 상당한 차이를 보인다”며 “유전자 변형 기술이 연어의 각종 생리 지표에 어떤 영향을 미쳤는지 면밀한 검토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GM 연어는 현재 불임 처리된 상태로, 철저하게 밀폐된 파나마 내륙의 수조에서만 양식된다. GM 연어의 양식장 탈출과 번식으로 인한 생태계 교란 가능성을 원천적으로 차단하기 위해서다.

그는 “GM 연어가 자연 생태계로 탈출하는 ‘재앙’을 방지하기 위해 반드시 내륙의 수조에서만 양식하도록 하고, 불임 처리하며, 하나의 성(性, GM 연어는 모두 암컷)만 갖도록 하는 등 다양한 안전장치를 두고 있지만 허점이 여럿 있다”고 지적했다.

한 예로 GM 연어에 대한 불임 처리도 완벽한 대안이 될 수 없다고 봤다. 불임화된 GM 연어(암컷)의 약 0.2%는 알을 낳는다는 이유에서다.

GM 연어는 미국의 마트에서 2017∼2018년부터 판매되기 시작할 것으로 그는 예상했다. GM 연어가 미국 소비자에게 큰 호응을 받을 지에 대해선 ‘반반’이라고 예측했다.

앞으로 미국 소비자는 자신이 구입하는 연어가 GM 연어인지 일반 연어인지는 식별하지 못한 채 선택하게 될 것이다.

데블린 박사는 “미국 정부는 GM 콩이나 GM 옥수수와 마찬가지로 제품 라벨에 GM 연어 표시 의무를 (제조업체에) 부과하지 않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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