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친절한 쿡기자] ‘여성 비하 논란’ 장동민씨는 단지 박복해서 문제가 됐을까요?

[친절한 쿡기자] ‘여성 비하 논란’ 장동민씨는 단지 박복해서 문제가 됐을까요?

기사승인 2015-12-23 10:37:55

[쿠키뉴스=이은지 기자] ‘박복’이라는 단어가 있습니다. 복이 없고 팔자가 사납다는 사전적 의미를 가지고 있죠. 자신의 의지보다는 환경적, 혹은 상황적으로 힘들 때 쓰는 말입니다.

그런데 개그맨 장동민씨는 ‘박복’이라는 말의 의미를 잘못 알고 있는 것 같습니다. 지난 22일 오후 방송된 tvN ‘현장토크쇼 택시’에서 장동민씨는 진행자 이영자의 “살아오며 제일 박복했던 순간이 언제였냐”는 질문에 “어렸을 때부터 뭘 해도 나만 주목을 받았고, 무명 기간도 없었다. 그런데 올해 초 박복하다고 느낀 순간이 있는데, 같이 잘못해도 나만 (문제가 되더라)”이라며 옹달샘의 팟캐스트 막말 논란을 언급했습니다.

장동민씨는 정말 박복해서 논란이 됐을까요?

시작은 지난 4월이었습니다. 당시 MBC 예능프로그램 ‘무한도전’의 여섯 번째 멤버를 뽑는 ‘식스맨’ 특집에서 장동민씨는 다크호스로 떠올랐으나 후보 검증 과정에서 과거에 했던 발언들이 네티즌들에 의해 수면 위로 올랐습니다. 장동민씨는 동료인 유상무·유세윤 씨 등과 함께 팟캐스트 라디오 ‘옹달샘의 꿈꾸는 라디오’에서 차마 입에 담을 수 없는 수준의 여성 비하를 행해왔습니다. 그 면면을 살펴본 시청자들은 모두 당황했습니다.

“여자는 남자보다 멍청하다” “남자와의 잠자리 경험이 있는 여자는 창녀”랍니다. 여성을 향한 혐오에 가까운 말이었죠. 이 뿐일까요. 자신이 괴롭힌 군대 후임이 자해를 시도하자 이를 군홧발로 찼다는 말을 자랑스럽게 하는가 하면, 부모님 이름까지 거론하며 패륜에 가까운 노래를 지어 불렀습니다. 삼풍백화점 최후의 생존자에 대해서는 “오줌을 받아 먹었다”며 ‘건강 동호회 창시자’라는 차마 웃지 못 할 별명을 붙였습니다. 실제로 17일 만에 구조된 박승현(당시 19세)씨의 경우 오줌을 받아 마신 사실이 없는데도 말이죠.

생각보다 논란이 커지자 장동민씨는 급히 공식 사과문을 게재했습니다. 그러나 자숙은 없었습니다. 장동민씨는 계속해서 ‘코미디빅리그’ 등에 출연하며 자신의 여성 비하 논란을 개그 소재로 삼았죠. “그 당시 사건으로, 전 큰 교훈을 얻었고 처음 방송을 시작하던 마음가짐으로 활동에 임하게 되었습니다. 제 주변과 저를 지켜봐주시는 많은 분들을 실망시키지 않도록 더욱 노력하겠습니다. 정말 부끄럽지만 한번만 지켜봐주신다면 달라진 모습 보여 드리겠습니다”라고 사과하던 장동민씨가요.

장동민씨는 정말로 본인이 단지 박복해서 그랬다고 믿는 걸까요. 아니면 사전적 정의를 잘못 알고 있는 걸까요. 아니면 본인의 말마따나 여자들은 멍청해서 금방 잊어버릴 줄 알았던 걸까요. 말로 지은 죄를 구업이라고 합니다. 구업에 대한 대가를 받는 것을 박복이라고 부를 수 있을까요. rickonbge@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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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은지 기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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