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쿠키뉴스=조규봉 기자] 삼성전자 휴대전화 부품을 납품하는 3차 하청업체에서 일하는 노동자 4명이 메탄 급성 중독으로 시력을 잃는 사태가 일어났다. 녹색당은 5일 논평을 내고 이들이 이번 설날에 고향에 가지 못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 중 3명은 실명 위기다.
녹색당 논평에 따르면 이번 사건은 초보적 수준의 안전망도 갖추지 못한 사업장에서 일어났다. 메틴알콜은 고농도에 노출되면 두통은 물론 중추신경계 장해가 일어날 수 있고 심지어 실명까지 이를 수 있는 대표적인 유해물질이다. 그럼에도 사고 노동자들은 보호구조차 착용하지 않은 상태였다. 피해자들 외에도 그간 메틴알골에 노출된 사람들이 있는지 조사해야 한다.
그러나 분명히 기억해야 할 것은 이런 사고가 단순히 장비의 구비나 착용에서 원인을 찾을 수 없다는 점이다. 2012년 구미 불산누출사태처럼 여기서도 비정규직 문제가 근간에 깔려 있다. 이번 사고에서도 협력업체 파견노동자들이 피해를 당했다.
삼성전자측은 원청으로서의 책임을 기피하려 할지 모르겠지만, 이 사건은 3차 하청업체에서 일어났고 분명 이러한 다단계 하도급은 삼성전자 등 대기업이 양산한 것이다. 원청 대기업의 고질적 책임 회피는 바로 그런 것을 노리고 작업의 외주화, 일자리의 비정규직화를 추진했다는 방증에 불과하다. 시력을 잃은 사람들에게 모든 책임을 떠넘기려는 수작은 일찌감치 포기해야 한다.
그러나 박근혜 정부와 새누리당은 파견을 되레 확대하려고 하면서 이를 ‘민생’, ‘경제활성화’로 치장하기에 여념이 없다고 녹색당은 전했다. 지난 4일 이기권 고용노동부 장관은 한 간담회 자리에서 제조업 직접생산공정까지 파견을 전면 허용하자고 나섰다.
녹색당은 사업장 안전을 노동자의 관점에서 재설계하고, 다단계 하도급을 근절하면서 불법파견을 뿌리뽑아야 할 상황에 이게 뭐하는 짓이냐며 산업화 초창기에서나 있을 법한 무방비 유해물질 노출 사고를 당하는 청년 노동자들이 나와야 하는지 개탄스러워 했다. ckb@kuki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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