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D프린팅을 취미로 시작했다가 우연한 계기로 전자의수 사업에 뛰어들었어요. 중요한 것은 ‘가치’라는 점을 깨달았죠.” 이상호(사진) 만드로 대표는 ‘기술은 도구일 뿐 중요한 것은 가치’라는 신념을 갖고 3D프린팅을 이용한 전자의수 사업에 뛰어 들었다. 전자의수는 마이크로컴퓨터를 장치한 전동(電動) 인공 손으로, 팔이 없는 절단 장애인의 생활에 도움을 주는 보조기다.
이 대표가 처음 3D프린팅 기술을 접한 것은 전 직장에 있을 당시다. 신사업 분석 업무를 맡았던 이 대표는 새로운 기술인 3D프린팅에 자연스레 관심을 끌렸다고 한다. 퇴직후 3D프린팅 사업을 구상하던 중 3D프린팅 커뮤니티에서 동년배의 한 손 절단장애인을 알게 됐다. 이 대표는 처음 사업을 구상할 당시 3D프린팅으로 디자인 소품 등을 만들 계획이었다. 하지만 고가의 전자의수가 부담돼 손 없이 살아가야 할지 모르는 동갑내기의 사연에 ‘딱 한 달만 돕자’고 결심했다. 이 대표의 3D프린팅 전자의수 제작 사업의 시작이었다.
그는 “스타트업을 시작하면서 사무실에 마련한 3D프린터와 소프트웨어 제작 경험, 인터넷에 공개된 도안 등을 참고하면 가능할 수도 있겠다고 생각했다. 딱 한 달만 해보자는 마음으로 무작정 뛰어들었다”고 회상했다. 특히 이 대표는 동년배의 사연을 외면할수 없었다면서, 내가 가진 기술로 도울 수 있다는 확신이 들었기에 선택한 길이라고 강조했다.
이후 3D커뮤니티에 올린 전자의수 제작기가 이슈화되고, 크라우드펀딩이 활성화되면서 본격적으로 전자의수제작을 사업화할 수 있었다. “생각보다 많은 사람들이 손이 없어 고통 받고 있었습니다. 양손 절단 장애인의 경우 주변의 도움 없이는 생활이 힘든 점이 너무 많죠. 그런데도 기존의 전자의수는 너무 비싸 사용할 엄두도 못 내는 분들이 많고요” 이 대표는 본격적인 사업화의 이유에 대해 이같이 말했다.
독일이나 영국에서 제작하는 기존의 전자의수는 내구성이나 디자인이 뛰어나고, 구동에 있어서도 세밀한 제어가 가능하다. 그러나 한 팔당 4000여만원, 양 팔 모두 착용하면 8000만원 이상 호가할 뿐 아니라 5년 내외의 내구연한이 지나면 재보수가 필요해 비용부담이 상당했다. 이에 비해 3D프리팅을 활용한 전자의수는 비용적 장점이 크다. 이 대표는 “모든 사람이 어렵지 않게 사용할 수 있어야 비로소 기술이 가진 가치가 빛나는 것이라 생각했다”며 “따라서 현행 휴대폰 출고가에 맞춰 100만원 이하의 가격을 목표로 잡고, 이에 맞춰 제작에 들어갔다”고 설명했다. 또한 전자의수는 사람마다 신체사이즈가 다르기 때문에 맞춤형으로 제작해야 하는데, 3D프린팅이 맞춤형 제작에 최적화돼 있다는 점도 장점이다. 3D프린터를 이용하면 절단 부위에 딱 맞는 팔 모형을 쉽게 얻을 수 있으며, 한 번 스캔 후에는 원격 제작도 얼마든지 가능하다.
현재까지 이 대표의 만드로사에서 만든 전자의수는 총 10개로 8개는 재능기부로 진행됐고 최근에 들어서 2개가 판매로 이어졌다. 평범한 회사원에서 지금에 이르기까지 변화를 가져다 준 ‘3D프린팅 기술’에 대해 이 대표는 새로운 도구라고 자신 있게 말했다. 이어 그는 “이 도구를 어디에 어떻게 사용할 것인지가 가장 중요하다. 남들이 하지 않는 일이되, 그것이 가치 있는 일이라면 충분하다”고 강조했다. 좋은 기술과 아이디어가 수없이 많지만 그 바탕에 ‘가치’에 대한 고민이 필요하다는 것이 이 대표의 철학이다. 이어 이상호 대표는 “향후 스마트 기기로서의 전자의수에 도전할 것”이라며 “전자의수만으로 스마트한 생활이 가능해 절단 장애인들이 편리하게 생활할 수 있도록 돕고 싶다”고 말했다.
전미옥 기자 romeok@kukinews.com